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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앞둔 공무원 넉달째 ‘나홀로 지하실’ 근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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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시 “미래 비전 제시” vs 노조 “망신주기”

세계일보

신동헌 시장. 경기광주시 제공

경기 광주시의 한 중견 간부가 4개월째 지하사무실에서 ‘나 홀로 태스크포스(TF)’ 근무를 이어가고 있다. 정년을 불과 1년여 남긴 해당 간부를 둘러싸고 일부 직원과 노조 등은 ‘공무원 길들이기’를 위한 인사권 남용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9일 경기 광주시에 따르면 신동헌 시장은 지난 7월 창의개발 TF를 만들어 환경직군의 A과장을 팀원으로 발령(파견근무)냈다. A과장에게 부여한 과제는 △경안천 수질개선 방안 △식수원 보호 방안 △지속발전협의회 활성화 방안을 위한 보고서 작성이었다.

A과장은 1985년 공직에 입문한 환경정책 분야의 전문가다. 하지만 해당 TF의 팀원은 A과장 혼자였고, 사무실도 시청사와 이웃한 시의회 지하실에 자리했다. 해당 과제도 기한이 정해지지 않은 것들이다.

그는 지금도 오전 8시에 출근해 특별한 일 없이 오후 5시에 퇴근한다. 사무실은 지하 민방위 대피실 옆 전산교육장이다.

A과장은 과도한 스트레스 탓에 ‘미주신경성 실신’ 진단을 받고 한 달간 병가를 냈다가 지난 19일부터 다시 출근하고 있다. 그는 “이미 1개 과제를 제출했고, 두 달간 작성한 나머지 과제들은 특별한 지시가 없어 묵히고 있다. 앞서 제출한 과제가 어디에 쓰였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이 자기 마음에 안 든다고 TF 파견 식으로 ‘망신주기’ 좌천 인사를 낸 것”이라며 “내가 일하던 과에선 결재업무를 주무계장이 대신 처리하고 있다. 이곳 파견이 (시장의) ‘지시사항 미이행’ 때문이라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이행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광주시 공무원노동조합 관계자도 “시장 면담 과정에서 ‘지시사항 미이행’을 이유로 A과장을 창의개발TF에 발령냈다고 들었다”면서 “시장실 측에선 과제를 잘 해결하면 짧은 기간 안에 복귀시킬 것이라고 답했다. A과장은 노조원이 아니어서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장 비서실 측은 “창의개발TF는 시정발전 및 전략적 미래비전 제시를 위해 구성했다”면서 “A과장이 3개 과제를 수행 중인데 필요하면 추가 인력을 배치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또 “환경직인 해당 간부에게 관련 보고서 제출을 요구한 것”이라며 “사무실 공간이 이미 포화상태라 옆 건물 지하층을 쓰도록 했다. 벌을 주거나 일부러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도록 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광주=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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