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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HI★초점] '아이린 논란에 레드벨벳 지우기?'...SM, 에스파 향한 눈총 거두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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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신인 걸그룹 에스파 론칭을 앞두고 예상치 못한 숙제를 떠안았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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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신인 걸그룹 에스파 론칭을 앞두고 예상치 못한 숙제를 떠안았다.

SM은 지난 26일 새 걸그룹 에스파(aespa) 론칭 계획을 발표해 국내외 가요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에스파는 SM이 지난 2016년 NCT 공개 이후 약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인 그룹으로, 오는 11월 데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룹명은 'Avatar X Experience'(아바타 X 익스피리언스)를 표현한 'æ'와 양면이라는 뜻의 영단어 'aspect'(애스펙트)를 결합한 의미를 담았으며, '자신의 또 다른 자아인 아바타를 만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라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획기적이고 다채로운 활동을 예고했다.

데뷔 소식과 함께 팀 로고를 공개한 에스파는 29일까지 세 명의 멤버 윈터 카리나 닝닝을 공개한 상태다. 에스파는 데뷔 전까지 멤버 구성과 세계관을 소개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공개하며 프로모션을 이어갈 예정이다.

국내 3대 기획사이자 '아이돌 명가'로 정평이 나 있는 SM의 새 걸그룹 론칭 소식이 큰 화제를 모은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에스파의 데뷔가 여느때보다도 큰 이목을 집중시킨 이유는 이들의 론칭 전 불거진 레드벨벳 아이린의 '갑질' 인성 논란 사태였다.

해당 논란은 지난 20일 에디터 출신 스타일리스트 A 씨가 SNS에 게재한 폭로 글로 인해 시작됐다. A 씨는 해당 글에서 최근 외주 스태프로 고용돼 한 연예인과 일하는 과정에서 20분간 모욕적인 말을 듣는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했고, 해당 논란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갑질' 주인공으로 레드벨벳 아이린이 지목되며 파장이 커졌다. 이후 아이린은 자신의 SNS에 장문의 사과문을 게재하며 과거 잘못을 인정했다.

최초 폭로자인 A 씨도 아이린으로부터 직접 사과를 받았음을 알렸지만, 이후에도 비판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소속 그룹인 레드벨벳은 지난 24일 출연 예정이던 행사 일정을 취소하는 등 불똥을 피하지 못했다. 아이린 역시 일부 팬들로부터 '레드벨벳을 탈퇴하라'는 요구를 받으며 향후 활동에 빨간불을 켰다.

이처럼 아이린을 향한 이슈가 채 수습되지도 않은 가운데, SM이 갑작스럽게 에스파의 론칭 소식을 공지하며 일각에서는 따가운 시선이 고개를 들었다. '아이린 논란이 불거지며 레드벨벳의 활동에 제동이 걸리자 급히 차기 걸그룹인 에스파 데뷔를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지적이었다.

과거 걸그룹 에프엑스가 데뷔 후 약 7년 만에 '수납'(그룹 컴백 등의 활동 없이 멤버 개인 활동에 집중하는 것을 일컫는 단어)되고, 자연스럽게 차기 걸그룹이었던 레드벨벳이 그 자리를 메웠던 것처럼 레드벨벳의 위기 속 SM이 차기 걸그룹 데뷔를 통해 위기를 타파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도 함께 전해졌다. 일부 팬들은 '레드벨벳 역시 '수납' 수순을 밟을지 모른다'라는 불안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러한 팬들의 불안이 '사실'이라고 단정 지어 말하긴 어렵다. 여전히 아이린을 향한 여론이 뜨거운 가운데, 임박했던 행사 참석 취소를 제외하곤 레드벨벳의 향후 행보에 대해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정식 데뷔 일자조차 공개되지 않은 에스파에게 이 같은 꼬리표가 그리 달갑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예기치 못한 '아이린 논란'이 불어닥치며 각종 추측이 난무한 상황 속, SM이 각종 의혹의 불씨를 잠재우고 에스파의 성공적인 론칭을 이끌기 위해서는 직면한 '숙제'를 영리하게 풀어나가는 태도가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아이린의 논란 이후 '자숙의 시간'은 분명히 필요하지만, 이 같은 논란이 결과적으로 팀의 존속을 위협하는 '수납'으로 이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팬덤이 납득할 수 있는 아티스트의 향후 활동을 보호하는 것이야말로 소속사가 보여야 할 '책임감' 있는 태도라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이번 논란과 의혹에 마침표를 찍는 것은 다음 달 데뷔를 앞둔 에스파의 손에 달렸다. 선배 그룹의 위기 속 '자리를 채우기 위해' 속전속결로 데뷔한 대체제가 아닌, 'SM의 새 얼굴'로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이들이 실력과 스타성을 통해 스스로 존재감을 입증해 내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에스파의 데뷔 카운트다운은 이미 시작됐다. 이들이 데뷔를 향한 따가운 눈총을 지우고 '실력파 K팝 루키'로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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