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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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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D-5] 트럼프 "남부 선벨트 역전 발판" vs 바이든 "북부 러스트벨트 승세 굳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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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경합지 지지율 격차 좁혀지는 추세
트럼프, 최대 격전지 플로리다 집중 공략
바이든·오바마는 미시간 수성 동반 출격
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왼쪽 사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22일 테네시주 내슈빌 벨몬트대에서 열린 대선후보 마지막 TV토론회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다. 내슈빌=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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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선벨트에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라.' '북부 러스트벨트에서 승세를 굳히자.'

미국 대선을 엿새 앞둔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막바지 선거 전략은 뚜렷이 갈렸다.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101명이 걸린 핵심 경합주(州) 6곳의 판세가 미묘하게 변하면서다.

플로리다ㆍ노스캐롤라이나ㆍ애리조나 등 '선벨트(일조량이 많은 남부지역)' 접전 지역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 격차를 줄이며 맹추격에 나섰다. 반면 펜실베이니아ㆍ미시간ㆍ위스콘신 등 '러스트벨트(쇠락한 북동부 공업지대)'에서 여유 있게 앞선 바이든 후보는 31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미시간 합동 유세로 트럼프 대통령의 추격을 뿌리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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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대선 접전지역인 애리조나주 굿이어 피닉스 굿이어 공항에서 유세를 펼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굿이어=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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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계된 미 선거 분석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 주요 경합주 여론조사 평균에 따르면 플로리다는 두 후보가 동률이었다. 나머지 5곳은 여전히 오차범위 안팎에서 바이든 후보가 앞섰다. 그러나 1주일 전 같은 조사와 비교하면 플로리다(2.1%포인트 바이든 우세→동률)와 노스캐롤라이나(바이든 우세 2.3%포인트→0.7%포인트), 애리조나(바이든 우세 3.2%포인트→2.2%포인트) 등에선 격차가 줄었다. 로이터통신ㆍ입소스 여론조사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현장 강행군 등 집중 공세가 먹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23일 플로리다, 24일 노스캐롤라이나에 이어 이날도 애리조나 유세를 이어갔다. "이번 선거는 '아메리칸 드림' 대 '사회주의자 악몽'의 대결"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29일엔 다시 엿새만에 플로리다를 찾을 예정이다. 선거인단 29명의 플로리다를 놓칠 경우 승리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같은 날 오후엔 노스캐롤라이나도 또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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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28일 델라웨어주 윌밍턴 퀸 시어터에서 보건 전문가들로부터 코로나19 관련 화상 브리핑을 받고 있다. 윌밍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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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러스트벨트는 바이든 후보 쪽으로 더 기울고 있다.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이 0.2%포인트 차이로 신승하면서 압승의 전기를 만들어줬던 미시간은 RCP 조사 기준 바이든 후보가 8.6%포인트(1주일 전 7.8%포인트)까지 격차를 벌렸다. 위스콘신에서도 같은 기간 4.6%포인트에서 6.4%포인트로 조금 더 벌어졌다.

뉴욕타임스(NYT)ㆍ시에나대 조사에서도 미시간의 경우 8%포인트 차이였고, 워싱턴포스트(WP)ㆍABC방송 조사도 미시간(7%포인트 차이)과 위스콘신(17%포인트 차이) 모두 바이든 후보의 우세 기류가 비교적 뚜렷했다. 2016년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확보했던 232명의 선거인단에 더해 당시 패했던 미시간(16명)과 위스콘신(10명)을 가져가면 바이든 후보는 안정권에 접어든다. 여기에 바이든 후보가 3.8%포인트 앞선 펜실베이니아(20명)만 잡으면 선벨트 결과와 관계 없이 승부는 끝난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머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브리핑을 받은 뒤 사전투표도 진행했다. 그는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경찰 총에 맞아 사망한 흑인 월터 월러스 사건 및 항의시위와 관련, "항의는 정당해도 약탈과 폭력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분히 트럼프 대통령의 '법과 질서' 공격 프레임을 의식한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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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권자들이 24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 마련된 사전 현장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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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 열풍이 바이든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이날 오후 11시 현재 사전투표 유권자는 7,579만명으로 4년 전 대선 당시 전체 투표자(1억3,900만명)의 54.5%에 달했다. 특히 바이든 후보 지지세가 뚜렷한 젊은층과 소수인종 참여세가 두드러졌다.

미 정치 전문매체 더힐은 "플로리다의 경우 2016년에는 투표하지 않았던 18~29세 유권자 중 33만5,000명이 이미 투표를 마쳤다"면서 "이 중 절반은 민주당 등록 유권자이고 공화당 유권자는 4분의 1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년 전 플로리다에서 불과 10만표 차이로 승리했다. 젊은층 유권자 사전투표에서부터 바이든 후보가 이 격차를 거의 메운 만큼 플로리다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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