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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2020 미국 대선

사전 투표 7300만명 육박… 美 대선, 최고 투표율 ‘이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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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등 경합주서 투표 열풍… 젊은층 참여율 높아

세계일보

사전투표하며 사진찍는 미 유권자. AFP연합뉴스


최악의 코로나19 피해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채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사상 최고의 사전 투표와 우편 투표 기록이 연일 경신되고 있다. 현재의 추세로 가면 무난하게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970년대 이후 역대 미국 대선에서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선거는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와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가 맞붙었던 2008년 대선으로 61.65%를 기록했다.

오는 11월 3일의 대선일을 5일 남겨놓은 28일까지 우편 투표와 조기 투표자는 7300만 명에 이르러 지난 2016년 대선 전체 투표수의 53%를 넘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다. 특히 경합 주에서 거센 사전 투표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전체 투표와 비교할 때 이날까지 사전 투표 비율은 텍사스 91%, 조지아 77%, 노스캐롤라이나 76%, 플로리다 72%, 애리조나 68% 등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중서부 지역과 쇠락한 공업 중심주인 러스트 벨트에서의 사전 투표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지난 대선 전체 투표와 비교할 때 사전 투표 비율은 경합 주인 위스콘신 52%, 미시간 46%, 오하이오 42%, 펜실베이니아 32%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 성향의 유권자가 사전 투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공화당 지지 유권자는 대선일까지 기다리는 경향이 강하다고 WP가 지적했다. 사전 투표 비율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투표율이 올라가지 않을 수도 있다. 사전 투표를 한 유권자는 어차피 대선에서 투표할 사람들이고, 이들이 서둘러 우편 투표나 조기 투표로 한 표를 행사했을 수 있다. 대선일이 다가오면서 경합 주에서 공화당 지지자의 사전 투표 비율이 올라가 민주당과의 차이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특징 중의 하나이다.

민주당 지지 성형이 강한 흑인의 사전 투표 참여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다. 전체 사전 투표에서 흑인 비율은 조지아 29%, 노스캐롤라이나 20%로 집계됐다. 흑인은 대체로 투표 당일 직접 투표를 선호한다고 WP가 지적했다. 지난 2016년 대선 당시에 기권했던 유권자가 이번에는 대거 사전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27일까지 사전 투표자 중 지난 대선에서 기권한 사람은 1500만 명에 이르고, 이들 중 민주당 지지자가 공화당 지지자에 비해 2대 1 비율로 많다고 WP가 보도했다.

젊은층의 사전 투표 쇄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 터프츠대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선 11일 전 기준인 지난 23일 현재 18~29세 청년층 유권자 중 500만명 이상이 사전 투표를 마쳤다. 젊은 유권자도 경합 주에서 사전 투표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텍사스주에서는 2016년 대선 때 선거 11일 전 기준 청년층의 사전 투표 참여자는 10만 6000명이었으나 올해에는 75만 3600명으로 7배가량 늘었다. 플로리다주는 같은 시점 기준 13만 4700명에서 43만 3700명으로, 노스캐롤라이나는 8만 8600명에서 33만 1900명으로 각각 늘었고, 미시간은 1만 4900명에서 17만600명으로 애리조나는 4만 9400명에서 14만 3300명으로 늘어났다.

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2일(현지시간)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 대학에서 열린 대선후보 마지막 TV 토론회에서 공방을 벌이는 모습. 연합뉴스


NBC방송의 집계에서도 지금까지 사전 투표를 끝낸 18~29세 유권자가 600만명을 넘어 4년 전 200만명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다. CNN방송의 한 여론조사에서 18~34세 청년 중 적극적 투표층이 51%로 4년 전 30%보다 많이 늘어났다. 젊은층의 투표 참여 비율이 올라가면 대체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유리하다.

▲미국 역대 대선 투표율

△1976년 지미 카터(민주) 대 제럴드 포드(공화) 54.8%

△1980년 로널드 레이건(공) 대 지미 카터(민) 54.2%

△1984년 로널드 레이건(공) 대 월터 먼데일(민) 55.2%

△1988년 조지 H. W. 부시(공) 대 마이클 두카키스(민) 52.8%

△1992년 빌 클린턴(민) 대 조지 H. W. 부시(공) 58.1%

△1996년 빌 클린턴(민) 대 밥 돌(공) 51.7%

△2000년 조지 W. 부시(공) 대 앨 고어(민) 54.2%

△2004년 조지 W. 부시(공) 대 존 케리(민) 60.1%

△2008년 버락 오바마(민) 대 존 매케인(공) 61.65%

△2012년 버락 오바마(민) 대 밋 롬니(공) 58.6%

△2016년 도널드 트럼프(공) 대 힐러리 클린턴(민) 60.1%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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