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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희 후보, 미국의 전폭적 지지에도 사퇴 검토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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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이미 결정된 상황 뒤집기 어렵다고 판단... 국제사회 이목도 신경

오마이뉴스

▲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 선거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한국의 유명희 후보와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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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TR도 유 후보 지지선언... 미 '거부권' 행사 의지 확고

28일 공개된 WTO 사무총장 선호도조사 결과 나이지리아 출신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의 우세가 발표된 가운데,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WTO 사무총장 선거의 앞날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미국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나 WTO측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고있는 유명희 후보도 버티기와 사퇴 사이에서 고민에 빠졌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은 WTO 차기 사무총장으로 한국의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선출되는 것을 지지한다"며 유 후보에 대한 공식 지지를 선언했다.

즉 "유 본부장은 성공적인 통상 협상가와 무역정책 입안자로서 지난 25년간 뛰어난 능력을 보여준 진정한 통상전문가"이며 "WTO는 중대한 개혁이 매우 필요한데, 현장에서 직접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 선언에 앞서 WTO에서 열린 전체 회원국 대사급 회의에서도,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할 수 없으며 계속해서 한국의 유명희 본부장을 지지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잇단 상황을 볼 때 미국은 '거부권 행사'를 끝까지 밀어붙일 태세로 보인다. 즉 점점 거세지고 있는 미-중간 무역전쟁 와중에서, WTO에서 부당한 대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트럼프 정권이 중국이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후보는 절대 지지할 수 없다는 의지를 확실히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사회 의장이 이미 발표, 막판 뒤집기는 어렵다"

국제기구에서 발언권이 강력한 미국이 나이지리아 후보를 거부하고, 한국의 유명희 후보를 지지하고 나선 것이 유 후보에게 큰 힘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WTO 사무총장의 선거는 표 차가 아니라 컨센서스 방법(전원합의제)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즉, 표결에서 승부가 났더라도 최종 당선자는 이후 회원국 간 의견조율로 결정되므로 1표 이상의 영향력을 지닌 미국의 지지는 큰 힘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유 후보가 미국의 힘을 등에 업고 막판 뒤집기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많지만, 아쉽게도 가능성이 크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무총장 선거를 관장하는 데이비드 워커 WTO 일반이사회 의장은 28일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더 많이 득표했다고 발표를 해버렸다. WTO 절차에 의해 결정된 결과를 어떻게든 발표하는 게 의장의 의무라고 생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미국의 지지는 고맙지만 이미 투표 결과가 대외적으로 공표된 상태에서 이를 뒤집기는 어렵다"며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차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정부 내부에서 격렬히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이례적으로 우릴 지지해주는 것은 고맙지만 세계 여러 나라들과의 관계와 이목도 신경써야 하는 입장에서 끝까지 가보겠다고 고집하는 게 과연 국익에 도움이 되겠냐는 것이다.

미국이 다른 강대국들을 설득, 압박해서 유 후보를 지지하도록 만들어도, 나이지리아를 미는 측이 반발해 사무총장 선출이 교착상태에 빠지면 그로 인한 비난이 한국에게 돌아오는 상황도 우려된다.

"미국이 밀고 있는데 일방적으로 사퇴할 수도 없고..."

그러나 미국이 유 후보를 밀고 끝까지 가보자고 하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사퇴할 수도 없다는게 한국 정부의 고민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 트럼프 정부가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전혀 없다"면서도 "만약 사퇴한다면, 우리가 설득해 미국을 포기시키든지 아니면 다음주 열릴 대선에서 바이든이 당선돼 입장을 바꾸든지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나이지리아 후보에 대한 강력한 거부반응을 보인 만큼 쉽게 물러설 가능성은 현재 없어보인다. 미국은 이미 작년 WTO 상소기구 위원 임명 당시에도 다른 모든 나라가 찬성하는 가운데 혼자 반대해 부결시킨 바 있다.

한편 유명희 후보는 현재 통상교섭본부에 나와 미국 및 관련 부처 등과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년 기자(sadragon@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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