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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이재용·이명박’ 수사검사 “일선검사 법무부 감찰관실 파견 이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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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불법승계’ 수사했던 이복현 부장검사

검찰 내부망에 추미애 ‘합동감찰’ 비판


한겨레

이복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가 지난 9월1일 오후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삼성그룹 불법합병 및 회계부정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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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불법승계’ 의혹을 수사했던 부장검사가 소속청 검사를 법무부 감찰관실로 보내는 파견 인사를 비판하는 글을 검찰 내부망에 올렸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시한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합동감찰’을 위해 일선 검찰청의 인력을 빼내는 상황을 비판하는 취지다.

이복현 대전지검 형사3부장은 29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어제 저희 청 여성아동범죄조사부 수석 검사가 법무부 감찰관실로 파견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왜 굳이 일선 청 성폭력 전담검사를 사전에 소속 청과 상의도 안 하고 억지로 법무부로 데려가서 힘들게 사서들 고생하시라고 하는지 의문이 크다”고 적었다. 이 부장검사는 지난 9월까지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을 지내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불법승계’ 관련자들을 수사해 재판에 넘겼다.

이 부장검사는 “들어보니,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이 해당 검사에게 하루 전 미리 전화를 걸었다고 하더라”며 “대검 형사부장께서 법무부 감찰담당관님이랑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고 해도 인사 관련 사안을 그런 식으로 다룬다는 건 마치 ‘박근혜 정부의 최모씨 인사 농단’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은 박은정 감찰담당관의 남편이다. 이 부장검사는 “그런데 웃긴 건, 검사 보내라고 법무부 요청과 지시가 있어 경위 파악을 위해서 대검에 알아보려고 애써보니, 막상 대검에서 인사업무를 담당하는 과장께는 모르고 계셨다”며 “대검 지휘부 보고는 인사와 무관한 형사부장께서 알아서 잘하셨을지 어떨지 궁금증이 절로 난다”고 덧붙였다.

이 부장검사는 추 장관이 지난 22일과 26일 연이어 지시한 법무부와 대검의 ‘합동감찰’도 비판했다. 이 부장은 “도대체 규정을 아무리 읽어봐도 ‘합동감찰’이란 게 뭔지 모르겠다”며 “법무부 탈검찰화 한다고 애쓴 게 몇 년째인데, 굳이 일선에서 고생하며 형사사건 처리하는 검사(를) 법무부로 빼가면서까지 끙끙들 하시느니, 의욕과 능력이 넘치시는 분들이 많은 대검 감찰본부께 그냥 확 맡기시는 게 어떨까 싶다”고 썼다.

이 부장은 “할 말은 차고 넘치는데, 형사부 월말 사건 처리는 밀려오고, 마침 오늘 예전 관여했던 고위공직자 뇌물사건이 확정되어 집행 조치도 정리해야 해서 이 정도로 줄이겠다”며 글을 마쳤다. 이 부장은 이날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횡령 혐의로 조사할 때 수사지원검사로 참여하고 그 뒤 공판에도 관여한 바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국정원 댓글 수사팀’에 투입돼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했고, 2016년에는 ‘박영수 특검’ 팀에 파견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을 수사했다.

임재우 배지현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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