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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교도소 노래방 설치 논란… “이보다 더 편한 삶 어딨나” 청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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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사진=전주교도소 제공


교도소가 수용자의 인권과 행복추구권을 위해서라며 노래방과 게임기 시설 등을 설치한 것을 놓고 논란이 거세다. 급기야 “당장 폐쇄해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전주교도소 심신 치유실을 당장 폐쇄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전날 전북 전주교도소가 수용자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심신 치유실(노래방과 게임기 등 설치)’을 설치한 사실이 알려져서다.

자신을 서울에 사는 30대 직장인이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글에서 “범죄자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법으로 정한 규범을 어긴 사람”이라며 ”(그들이 가는 교도소는) 죄의 경중을 떠나 다시는 그곳을 돌아가고 싶지 않도록 혹독하고 처절한 곳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삼시세끼를 다 해결해주고 춥든 덥든 편하게 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을 주면 얼마나 편하겠느냐”고 분노하며 “거기다가 노래방과 오락기까지 제공하면 이보다 더 편한 삶이 어디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청원인은 심신 치유실 설치를 둘러싼 논란이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링크하고 “범죄자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이들에게 가슴에 손을 얹고 대답하라고 묻고 싶다”며 “본인의 자녀나 형제, 가족에게 피해를 준 사람에게도 ‘인권을 지켜줘야 한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심신 치유실을 설치할 돈을 범죄 피해를 본 이들을 적극적으로 구제하든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며 “계획적 또는 우발적으로 범죄를 저질렀더라도 선택은 본인이 한 것이니 그들은 핍박받고 억압받아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전북 전주교도소는 지난 28일 수용자 스트레스 해소와 심신 안정을 위해 ‘심신 치유실’을 개관했다고 밝혔다. 치유실에는 조명과 음향기기가 있는 노래방 3곳과 두더지 잡기 게임기 2대, 상담실 등이 설치됐으며 약 5000만원의 비용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노래방은 수용자 신청을 받아 최대 1시간씩 이용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사형수나 자살·자해 등 수감 스트레스가 큰 수용자가 이용 우선권을 갖는다.

교도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교화·종교행사가 제한된 상황에서 수용자를 배려한 시설 마련을 고민하다가 치유실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최병록 교도소장은 “수용자들의 건전한 사회 복귀와 재범 방지 취지에 맞도록 치유실을 운영하겠다”며 “개관에 도움을 준 교정협의회 위원들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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