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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단독] 文대통령, 강경화와 45회 식사…홍남기·김현미 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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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文대통령의 1240일 일정 전수조사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최근까지 공개한 일정 가운데 청와대 내부에서 소화한 일정의 비율이 78%에 달하는 것으로 28일 분석됐다. 이는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실이 2017년 5월부터 올해 9월까지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시된 대통령 공개 일정을 전수(全數)조사 한 결과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광화문 집무실 시대를 열겠다”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후 리모델링 비용 등을 이유로 ‘보류’하기로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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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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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결과에 따르면, 취임 이후 최근까지 1240일간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문 대통령 공식 일정은 4806건이었다. 공식 일정의 대부분인 3752건(78%)이 청와대 내부에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식 일정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비서실 현안 업무 보고’로 1234회(단독 보고횟수 기준)였다. 다음으로 안보실 현안 업무 보고 419회, 정책실 현안 업무 보고 177회 순이었다. 이는 외교안보·정책 문제보다 정치 현안, 민정, 인사 업무 보고를 더 많이 받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퇴근길에는 시장에 들러 마주치는 시민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집권 4년 차에 이르기까지 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소상공인들과의 대화·간담회에 나선 횟수는 네 번에 그쳤다. 한 해에 한 번꼴이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따로 적시되지 않은 대통령의 전통 시장 방문 일정 등을 감안하더라도, 장기 경제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영세 상인과의 만남이 지나치게 적다는 것이 야당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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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임기 4년간 공식 일정 수


민심(民心)을 전달하는 또 다른 창구인 국회와의 만남도 많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여야(與野) 지도부를 청와대에 초청해서 만난 횟수는 취임 이래 7차례에 불과했다. 특히 민주당과 제1 야당 국민의힘 지도부를 따로 본 것은 올해 5월 양당(兩黨) 원내대표 초청 오찬이 유일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들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고 했었다.

집권 4년 차에 이르기까지 문 대통령의 식사 회동 횟수는 209회였다. 일주일에 한 번꼴로 공개 일정으로 식사 회동을 가진 셈이다. 대통령과의 식사 자리에 가장 많이 초대된 인물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으로 45차례였다. 각료 중에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9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9회)이 그다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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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지난 16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해 신임 대사들로부터 신임장을 받은 후 각 국 대사들과 함께 접견실로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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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대통령의 ‘혼밥(혼자 밥 먹는다는 의미)’은 위험 신호”라는 우려가 나왔었다. 2018년 정동영 전 민주평화당 대표는 함세웅 신부가 한 말이라며 “문 대통령이 요새 혼자 밥을 먹는다고 한다. 집권해서 1년이 지나가면 귀가 닫힌다”고 했었다. 대통령이 다양한 사람을 만나 소통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지적이었다. 2018년 12월 문희상 당시 국회의장은 청와대 오찬 자리에서 “혼밥하시우?”라고 묻기도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허허허” 웃었다고 한다.

야당은 “국가 재난 상황이 벌어졌을 때 대통령이 공식 일정으로 챙기는 경우가 잘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2020년 2월 첫 코로나 바이러스 사망자가 발생했거나,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측에 피살된 직후에 이와 무관한 일정을 소화했다는 것이다. 김성원 의원은 “많은 국민은 ’24시간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던 대통령의 약속을 기억한다”면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을 때 어디서 무엇을 하셨는지 공개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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