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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中훈련 참가땐… 中, 한국을 敵 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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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특보 韓美세미나서 ‘쿼드 가입 불가론’ 개진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27일(현지 시각) 한국과 미국의 싱크탱크가 공동 주최한 세미나에서 “한국이 미국의 반(反)중국 군사훈련에 동참하면 중국은 한국을 적(敵)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이 한국에 중국 견제용 안보협의체 쿼드(Quad) 동참을 호소하고, 중국은 6·25전쟁이 북한의 남침이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거듭 왜곡하는 상황에서 정부 외교안보 정책에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통령 특보가 ‘쿼드 가입 불가론’을 개진한 것이다.

조선일보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2020 한·중·일 평화 포럼에서 '전환기 동아시아 평화 모색'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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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특보는 28일 본지 통화에서 “(세미나 발언은) 우리가 미국 등과 함께 남중국해 군사훈련에 참가하면 중국의 위협이 증가할 텐데 그럼 미국은 과연 우릴 충분히 지켜줄 수 있느냐?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문을 던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상으로 진행된 세미나엔 미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 간사인 공화당 테드 요호 하원의원, 그리고 박진·김한정 의원이 참석했다.

문 특보의 발언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6·25전쟁 왜곡 연설, 이수혁 주미(駐美) 대사의 한·미 동맹 폄하 발언 등이 논란을 빚는 가운데 나왔다. 우리 외교부는 시 주석에 이어 중국 공산당 청년조직까지 “6·25는 북한의 남침이 아니다”라는 억지 주장을 폈지만, 유감 표명을 하거나 중국 대사를 초치(招致)해 항의하지는 않았다. 외교 소식통은 “현 정부의 ‘외교 공중증(恐中症)’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며 “정부는 최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사드 3불(不)’ 합의를 달성했다며 우리와 다른 소리를 내는데도 아무 말도 못했다”고 했다.

세미나에서 문 특보는 “우리의 우선순위는 미국이지만 일부 걱정이 있다”며 “미국이 우리에게 일종의 반중 군사동맹에 가입하라고 강요하면 나는 이것이 한국에 실존적 딜레마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사드 추가 배치 등 미 요구에 따라 대중 군사 조치를 할 경우 중국은 한국을 적으로 간주하고 이에 대항해 둥펑 미사일을 겨냥하고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은 물론 서해에서 군사적 도발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가 이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겠느냐. 미국이 우리를 보호하려 하고 보호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그는 또 “중국은 러시아, 북한을 포함한 ‘북부 3자 동맹 시스템’을 강화할 것”이라며 중국은 1958년 이후 북한에 군대와 무기, 물류 지원을 하지 않았지만 석유를 포함해 이런 지원을 재개할 것이라고도 했다. 문 특보는 이 경우 “북한으로부터 핵은 물론 재래식 위협도 더 강화될 것”이라며 “우리가 이런 딜레마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또 중국과의 경제적 디커플링으로 인해 중소기업 등 한국의 기업이 희생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이런 종류의 선택을 수용할 수 있겠느냐. 나는 매우 의심스럽다”고 했다. 한국이 미국의 대중 전략에 동참할 경우 벌어질 수 있는 각종 시나리오를 열거하며 사실상 미측의 추가적인 군사 요구를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피력한 것이다.

고윤주 외교부 북미국장도 중국 등 특정 국가를 배척하는 협의체는 참여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고 국장은 28일 세종연구소와 미 헤리티지재단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한국은 쿼드 논의에 대해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면서도 “투명성·공개성·포용성이라는 세 가지 원칙을 유지해야만 모든 이니셔티브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한국의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외교가에선 “국제사회 대부분의 협의체나 조약은 일부 국가에는 배타적일 수밖에 없는데, 정부가 기후·환경이나 인도주의적 이슈에나 어울릴 이상적인 원칙을 안보 문제에 억지로 적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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