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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대표팀서 844경기, 가장 애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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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프로 생활 마감 전북 이동국

“2006 월드컵 앞두고 큰 부상 등 좌절을 현역 이어가는 보약 삼아

고별전서 우승컵 해피엔딩 소망”

동아일보

전북 이동국이 28일 은퇴 기자회견 뒤 취재진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이동국은 “그동안 사진을 찍히기만 했는데 오늘은 기자들과 함께 사진 한번 찍고 싶다”며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전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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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버지께서 아들이 은퇴를 하니 본인도 이제 은퇴하시겠다고….”

한국 축구의 레전드 이동국(41·전북)이 끝내 눈물을 보였다. 이동국은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담담하게 23년간의 프로 선수 생활을 얘기하다 부모 얘기가 나오자 북받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이동국은 “축구를 시작할 때부터 30년 넘게 부모님이 뒷바라지를 해주셨다. 아버지의 그 말씀에 가슴이 찡했다”고 말했다.

이동국은 7월 무릎을 다친 후 재활 과정에서 은퇴를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예전에는 부상을 당해도 긍정적이었는데 ‘시간이 많지 않다’는 조급함에 스스로 정신이 나약해지는 것을 느끼며 운동을 관둘 생각이 들었다는 것.

1998년 고졸 선수로 포항에서 프로로 데뷔한 이동국은 “내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처음 받고 며칠을 입고 잤던 기억이 선하다. 2009년 전북으로 이적해 그해 우승컵을 들었을 때가 가장 화려한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최종 엔트리 탈락은 가장 큰 시련이었다. 하지만 당시 좌절을 되새겼던 게 오랫동안 현역 생활을 이어가게 해주는 보약이었다는 게 그의 얘기다.

K리그 최다 득점(228골)에 A매치 33득점을 기록한 이동국은 2004년 독일과의 평가전에서 넣은 터닝 발리슛이 가장 기억에 남는 슛이라고 했다. K리그 최다 공격 포인트(305개), 최다 최우수선수상(4회) 등 불멸의 기록이 많지만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은 각급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844경기를 뛴 기록이라면서 “후배들도 깨기 어려울 것”이라며 웃었다.

이동국은 공교롭게도 1997년 외환위기 때 프로에 진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국민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시기에 은퇴한다. “마치 짜놓은 것처럼 축구 인생이 흘러가는 것 같다”는 이동국은 “마지막은 ‘해피엔딩’이 됐으면 좋겠다. 은퇴 경기에서 우승컵을 들고 싶다”고 말했다. 전북은 11월 1일 안방에서 대구를 상대로 K리그 첫 4연패에 도전한다. 이동국의 마지막 경기다.

전주=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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