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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별세로 주목받는 `삼성 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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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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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말 국내 '벤처 사관학교' '정보기술(IT) 사관학교' 역할을 했던 삼성SDS 이름이 다시 오르내리고 있다.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빈소를 조문하면서다.

실제로 네이버를 창업한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카카오를 창업한 김범수 의장,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등이 모두 삼성SDS 출신인 삼성 키즈다. 이건희 회장의 삼성 DNA가 2020년 한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기업들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는 얘기다.

김범수 의장은 지난 27일 밤 이건희 회장 빈소에서 45분간 조문한 뒤 "제 직장은 삼성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며 "삼성에서 배운 모든 것이 고스란히 한게임이나 네이버나 카카오로 이어져왔다"고 소개했다. 김 의장은 "삼성에서 신경영, 한창 변화할 때, 프랑크푸르트 선언할 때 있었던 사람으로서 회장님의 경영(방식)이 (제게도) 배어 있다고 생각한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이해진 GIO도 삼성 입사 동기였다"며 "이후 삼성 키즈들이 한국의 새로운 사업을 이뤄냈고, 그 뒤로 또 네이버·카카오 출신들이 사업을 일궈내는 게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삼성SDS는 1985년 삼성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로 설립됐다. 이곳은 삼성그룹의 '통합 전산실'로, 당시 삼성SDS는 서울대 공대생들에게 '취업 1번지'로 꼽혔다. 컴퓨터와 인터넷에 빠진 괴짜들에게 각종 인터넷 기획과 개발, 사내벤처까지 독려했다.

마음껏 인터넷과 컴퓨터를 쓸 수 있는 환경에서 오늘날 한국 IT 산업을 이끌고 있는 대부분 기업들 싹이 돋아난 셈이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대표적이다. 김범수 의장과 이해진 GIO는 1992년 삼성SDS 입사 동기다. 이들은 입사 초창기인 1993년, 이건희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던 프랑크푸르트선언을 직접 겪었다. 김 의장은 인터넷이 태동하던 1996년 사내에서 PC통신 '유니텔'의 개발과 운영을 맡았다. 유니텔은 출시 3년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확보했고, 당시 업계 1위였던 천리안을 바짝 추격했다. PC통신 사업에서 인터넷의 미래를 본 김 의장은 삼성SDS를 그만두고, 한양대 앞에서 PC방 '미션넘버원'을 차렸다. PC방 고객관리 프로그램으로 전국 PC방 업주를 사로잡으며 종잣돈을 모았고, 이후 온라인 게임 포털 '한게임커뮤니케이션'을 설립한다.

김 의장이 PC방 사업을 할 때 PC방 요금정산 프로그램을 만든 사람이 문태식 현 카카오VX 대표이고, 전국 PC방에 영업을 다닌 사람이 바로 남궁훈 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다. 특히 남궁 대표는 김 의장과 삼성SDS 유니텔 팀에 함께 있었던 후배였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GIO도 입사 5년 차인 삼성SDS 과장 시절 벤처 아이템을 구상했다. 이 GIO는 신입사원 3명과 함께 네이버의 모태가 되는'웹글라이더팀'을 만들고 연구 개발에 매진했다. 당시 삼성SDS는 사내 벤처기업이 일정 기간 인큐베이팅 기간을 거치면 독립기업으로 분가시키는 '사내 벤처포트' 제도를 도입했고, 이때 사내 공모에 선정 1호 벤처가 바로 네이버다. 이 GIO는 이후 1999년 네이버컴이라는 회사를 만들어 독립했고, 2000년 김범수 의장의 한게임과 합병을 거쳐 NHN, 지금의 네이버로 성장한다.

이 밖에도 장화진 마이크로소프트 APAC 전략 사장, 고순동 한국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등 삼성SDS 출신들이 IT 업계 곳곳에 포진해있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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