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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윤경현의 포디엄]한국GM 노조, 임단협 해 넘기면 안돼···‘고객의 신뢰’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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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한국지엠 임단협이 별다른 소득없이 평행선을 이어가고 있다. 노사 양측이 신경전을 벌이는 동안 고객이 바라보는 쉐보레 브랜드에 대한 신뢰는 모래성처럼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노사 양측이 조속히 타결해야 하는 이유다.

지난 2018년 한국지엠은 공장폐쇄 발표와 임단협이 불거지며 고객들은 쉐보레 브랜드를 외면했다. 그해 한국지엠은 전년 대비 29.5% 감소한 총 9만33147대를 판매하는데 그치며 굳건했던 내수시장 3위 자리를 쌍용자동차에게 내주고 말았다.

한국지엠 판매 부진의 요인으로 차량 자체에 특별한 이슈는 없다. 다만 한국지엠과 글로벌 GM의 경영 이슈에 따른 쉐보레 브랜드가 판매량에 영향을 미쳤지만 이면에는 노조의 부정적인 요소 또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번 잃은 고객에 마음을 다시 잡기는 힘든 법. 이미 한국지엠은 ‘고객 이탈’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바 있지만 최근 한국지엠의 상황은 다시 2018년의 악몽 ‘데자뷰’를 떠오르게 한다.

한국지엠 노사 양측은 27일 진행한 제20차 교섭에서 양측 이견차이만 확인했을 뿐 이렇다 할 진전 없이 마무리됐다.

노조는 잔업 및 특근 거부 등 쟁의 행위 돌입한 데 이어 오는 29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열어 전면파업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노조의 명분없는 파업은 득보다 실이 크다.

노사 양측의 약속된 임단협 타결 시간은 오늘과 내일(29일)뿐이다. 사측의 일괄제시안을 받아들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하지만 이마저 결렬된다면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사측은 지난 18차 교섭에서 코로나 위기 극복 격려금 50만원과 연말 영업 실적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면 내년 성과급 30만원 추가 지급, 부평 1공장 생산 설비 약 2150억원(1억9000만 달러)을 투자하겠다고 노조에 제안했다. 2018년 확정한 한국지엠 미래 계획에 따라 투자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노조의 분위기는 사측과 결을 달리하고 있다. 노조 측은 현재까지 사측이 제시한 부평공장 생산설비 투자 2150억원 그리고 올해와 내년 각각 220만원, 330만원 등 총액 550만원 성과급이 부족하다고 입장이지만 이 금액은 총액은 550억원(총원 1만명)이다.

이미 코로나 생산손실 6만대로 약 1조 이상 손실로 어려움 가중되고 있는 회사의 상황을 외면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더욱이 경영실적과 직결된 수출까지 제동이 걸려 올 1~9월 전년 동기 대비 12.9% 줄어든 26만8961대에 그쳤다. 내수와 함께 수출의 비중이 높은 한국지엠의 상황에서 생산손실은 직격탄이다.

노조 측 또한 투쟁에 나름 의미는 있다. 2년 동안 경영정상화에 이바지 했다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시기가 좋지 않다. 지속된 경영난에 코로나 사태까지 겹쳐 이런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한국지엠의 현재 상황이다.

한국지엠은 실제 지난 6년간 쌓인 누적 적자 규모(순손실)는 5조원에 달한다. 아직 경영정상화까지 가야할 길이 멀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 동향에 따르면 올 9월 실업률이 3.6%로 전년 동기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며 직장인들도 실업에 대한 고민이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에 비해 고용 불안감이 더욱 심화됐냐는 질문에 이들 중 무려 88.6%가 그렇다고 응답했고 많은 직장인들이 코로나 사태가 발발하기 전인 작년보다 더욱 자리 보존을 걱정하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불안에 대한 심한 스트레스 또한 47.6%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 한국지엠 노조의 줄다리기는 투정으로 볼 수밖에 없다. 노조는 사측과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아직 법정관리 직전까지 갔던 한국지엠의 과거를 잊어서는 안된다. 일할 수 있는 일터가 있어야 하고 회사가 살아야 근로자의 고용도 안정된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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