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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1곳만 팔 때…하루 3곳 뛴 트럼프, 3500㎞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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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시간·위스콘신·네브래스카 유세

한 선거구에 걸린 선거인단 1명 확보 위해

"초접전 선거, 선거인단 1명이 결정할수도"

바이든, 자신감 쌓여 조지아 등 남부 공략

"러스트벨트 필승 압박감 덜기위해 선벨트 공략"

"러스트벨트 참패 힐러리 트라우마"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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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네브래스카 오마하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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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를 일주일 앞둔 2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시간, 위스콘신, 네브래스카 세 곳에서 유세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조지아에서 유권자를 만나는 데 하루를 온전히 썼다.

두 후보가 고른 유세 지역은 대선 레이스에서 각자의 위치를 보여준다. 미시간, 위스콘신, 네브래스카, 조지아 등은 모두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이긴 곳이다. 11월 3일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수성을, 바이든 후보는 공격에 나선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수비수 트럼프, 한 표 얻으러 500㎞ 날아가 '영끌'



“여기에 서 있는데 얼어 죽겠습니다. 작은 부탁 하나 할게요. 여러분, 당장 나가서 투표하세요.”

27일 오후 8시(현지시간) 미 중부 내륙에 위치한 네브래스카주 오마하는 기온이 0도로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위스콘신에서 500㎞를 날아왔다. 오마하에 있는 작은 비행장에서 열린 이 날 세 번째 유세에는 지지자 수천 명이 모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 운동 기간 중 네브래스카를 처음 찾았다. 이날 오후 3시 미시간주 랜싱, 오후 5시 위스콘신주 웨스트 세이럼에 이은 세 번째 기착지였다.

네브래스카는 4년 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클린턴 후보를 득표율 25% 포인트 차이로 압승을 거둔 곳이다. 1964년 대선에서 민주당 소속 린든 존슨 부통령이 공화당 후보 배리 골드워터에 승리한 이후 56년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찍은 적이 없는 전통적인 공화당 표밭이다.

그런데도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황급히 날아간 이유는 선거인단 1명도 포기할 수 없어서다. 네브래스카는 대통령을 뽑는 선거인단이 5명 배정돼 있다. 이 중 2명은 주 전체 최다 득표자에게, 나머지 3명은 3개 선거구의 최다 득표자에게 각각 배정한다.

48개 주와 워싱턴DC가 최다 득표자가 선거인단을 모두 갖는 승자 독식을 채택하는데, 네브래스카와 메인만 선거인단을 나눠 갖는다. 두 곳에서는 선거인단을 한 묶음이 아닌 1명 단위로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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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네브래스카 오마하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기온이 0도로 떨어져 겨울 코트와 장갑으로 중무장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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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브래스카 최대 도시 오마하가 속한 제2선거구가 바이든 쪽으로 기우는 것으로 나타나자 트럼프 선거캠프는 이곳에서 처음으로 유세 일정을 잡았다. 바이든 후보와 초접전을 펼치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단 한 명의 선거인단도 놓칠 수 없다는 절박함을 드러냈다.

주 전체 여론조사는 트럼프가 바이든을 6.3% 포인트로 앞서지만, 제2선거구는 바이든이 트럼프를 6.6% 포인트 차이로 따돌리고 있다. (26일 선거 분석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잇 여론조사 평균) 뉴욕타임스(NYT)는 “네브래스카 제2선거구가 이번 선거처럼 초접전 상황에서 결정적 역할을 할 수도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선거인 한 명 한 명이 소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막바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네브래스카와 메인의 선거구 승부에 따라 선거인단 한두명이 갈리고, 그것이 최종 선거 결과를 결정지을 가능성이 있다고 CNBC 방송은 내다봤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뉴햄프셔 유세를 마친 뒤 예정에 없이 메인주 르밴트를 깜짝 방문했다. 주 전체는 바이든 후보가 14% 포인트 앞서지만, 르밴트가 속한 제2선거구는 바이든 우세가 오차범위 2.1% 포인트 이내로 접전이다. 메인주에는 선거인단 4명이 배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경합주 중의 하나인 위스콘신 자동차 경주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이번 선거는 '트럼프 표 초고속 회복'과 대규모 증세로 인한 '바이든 표 경기 침체' 사이, 트럼프의 '경제 호황'과 바이든의 '락 다운(Lock down·봉쇄)' 사이의 선택에 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미시간 유세에서도 교외 거주 여성들을 향해 "여러분 남편의 일자리를 되찾아주겠다"면서 경제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에서 출발해 미시간, 위스콘신, 네브래스카를 둘아 숙소인 네바다 라스베이거스까지 이동한 거리는 총 3559km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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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27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지난 8월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후 처음 조지아를 찾았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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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수 바이든, 4년 전 클린턴 패배 조지아 남진(南進) 유세



반면 바이든 후보는 이날 하루를 온전히 조지아주에 썼다. 작은 온천마을 웜스프링스에서 소규모 청중 앞에서 연설했고, 대도시 애틀랜타에서는 자동차를 타고 참가하는 드라이브인 유세를 했다.

조지아는 수십 년동안 공화당 강세 지역이자 남부 선 벨트에서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주다. 4년 전 클린턴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득표율 5.1% 포인트 차이로 졌다. 그런 곳에 바이든 후보가 선거를 일주일 남겨두고 찾아온 것은 공화당 아성을 흔들어보겠다는 가장 강력한 신호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선거 정보 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조지아 여론조사 평균에서 트럼프는 바이든을 0.4% 포인트 앞서 사실상 동률이다. 파이브서티에잇 평균은 오히려 바이든이 1.2% 포인트 앞선다.

조지아는 1992년 이후 빌 클린턴 후보(대통령 당선) 이후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게 표를 준 적이 없다. 하지만 바이든 선거캠프는 지역에 새로 유입되는 젊은 인구와 흑인 투표율을 끌어올리고, 교외 거주 백인 중산층을 잘 공략하면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

공영라디오 NPR은 “민주당은 올해가 마침내 이 지역에서 판을 뒤집을 수 있는 해라고 생각한다”면서 "바이든이 공격 태세인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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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27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지난 8월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후 처음 조지아를 찾았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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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은 그동안 현장 유세 자체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제한적으로 할 때도 주로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미시간 등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WP는 “제한적으로 대중에게 모습을 보여 온 바이든이 시간이 금인 마지막 주에 남부를 방문한 것은 도박”이라면서 “조지아에서 하루를 보내기로 한 결정은 선거판을 흔들어보자는 참모들의 자신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전국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트럼프를 큰 폭으로 앞서고, 경합주에서도 앞서는 것으로 나오면서 민주당 내부에서는 유세 반경을 넓힐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만들어졌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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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7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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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뿐 아니라 VIP 유세팀도 일제히 남쪽으로 향하고 있다. 이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바이든 지지를 호소했다.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는 28일 또 다른 남부 경합주인 애리조나를, 30일엔 남부 최대의 적색 주(Red State)인 텍사스를 찾는다. 바이든의 부인 질 바이든은 전날 조지아주 메이컨과 사바나를 다녀갔다.

대선 직전 남부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는 데 대해 민주당 내부에서는 4년 전 클린턴이 막바지에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를 소홀히 했다가 모두 잃은 악몽을 되풀이할까 우려하는 기류도 있다. 데일리비스트는 "클린턴이 선거인단 지도를 확장하기 위해 중서부 경합주를 무시했던 치명적 오류를 이번에 반복하지 않을까 민주당 내에서는 외상 후 스트레스 수준으로 불안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수십 년 동안 민주당 대선후보를 찍지 않은 주를 뒤늦게 공략하는 배경은 승리를 위해 보다 다양한 전략적 선택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바이든 선거캠프는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2016년 트럼프에게 빼앗기기 전까지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인 일명 '푸른 벽(Blue Wall)'을 다시 쌓는 것이 가장 유력한 당선 전략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지금 와서 선 벨트 공략 등 다른 선거 전략을 추구하는 것은 러스트 벨트를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중압감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는 게 민주당 설명이다.

젠 오말리 딜런 바이든 선거캠프 매니저는 지난주 고액 기부자들과의 전화 통화에서 "우리에게는 또 다른 선택지가 있다"면서 "그곳(북부 경합 주)을 잃고 애리조나,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조지아를 포함한 선 벨트를 이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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