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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별장 성접대' 김학의 무죄 뒤집혀 법정구속…"상고할 것"(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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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장성접대' 윤중천 연관 혐의는 무죄·면소 유지됐지만

사업가 최씨의 4300만원 뇌물 유죄로 판단…징역2년6월

뉴스1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 전 차관은 억대 뇌물과 성접대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2020.10.2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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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박승주 기자,김규빈 기자 = 별장 성접대 의혹과 수억원대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64)에 대해 2심은 유죄를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 송영승 강상욱)는 28일 김 전 차관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6개월의 실형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김 전 차관은 법정구속됐다.

2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윤중천씨와 관련된 뇌물수수 등 혐의는 모두 무죄 또는 공소시효 경과를 이유로 면소판결했다. 또 저축은행 회장 김모씨로부터 5600만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 9500만원을 받은 혐의도 공소시효 10년이 넘어 면소판결한 1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다.

그러나 1심과 달리 사업가 최모씨로부터 4300만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은 점을 유죄로 판단했다. 1심은 공소시효 만료 전 뇌물 수수혐의에 대해 김 전 차관의 일부 금품수수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최씨가 김 전 차관에게 직무 관련 청탁을 했다거나, 김 전 차관이 사건 처리에 관여하거나 다른 검사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했거나 적어도 직무상 편의를 제공했다고 볼 이유가 없다고 봐 무죄로 판단했다.

따라서 나머지 2000년 10월부터 2009년 5월까지 4700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10년이 지난 뒤 기소가 돼 처벌할 수 없다고 봤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공소시효 만료가 되기 전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최씨가 1998년 자신이 관여한 시행사업과 관련해 담당공무원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검찰 특수부 조사를 거쳐 형사처벌을 받았는데, 그 과정에서 특수부 검사 출신인 김 전 차관으로부터 수사과정을 알게 되는 등 도움을 받은 정황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씨 형사사건은 1999년 확정됐고 판결 확정 이후인 2000년부터 2011년 사이 최씨는 부정검사와 법무부 검찰과장, 대검 공안기획과장으로 근무한 김 전 차관에게 다양한 형태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해 자신의 시행사업과 관련해 다시 특수부 조사를 받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김 전 차관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려는 의사를 갖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김 전 차관은 2000년 10월부터 2011년 5월까지 최씨로부터 현금 수수 및 차명휴대폰 요금 대납, 법인카드 요금 대납 등 다양한 형태로 4300만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봤다.

1심은 공소시효 만료가 되기 전 뇌물수수 부분에 대해서는 뇌물죄가 성립할 수 없거나 뇌물을 받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뒤 나머지 뇌물수수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만료돼 처벌할 수 없다고 봤다.

그러나 2심 재판부가 공소시효 만료 전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유죄로 인정하면서, 1심에서 면소판결을 받은 뇌물수수 부분의 공소시효가 살아나 유죄로 인정된 것이다.

양형과 관련해 김 전 차관은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며 "뇌물을 수수한 뒤 최씨나 지인들이 사건에 개입한 사정이 확인되지 않는 점은 유리한 정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전 차관은 고위공무원이자 검찰의 핵심 간부로서 누구보다도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을 가지고 공평하게 직무를 수행해야 하고, 다른 검사들에게도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도 장기간에 걸쳐 알선 명목으로 4000만원이 넘는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는 등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또 "사건 범행으로 인해 공익의 대표자로서 범죄수사나 공소제기 유지 등 형사사법 절차의 한축을 담당하는 검사의 직무집행의 공정성과 불가매수성, 이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현저히 훼손됐다"며 "불리한 정상까지 고려하면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지난 결심공판에서 검찰의 의견을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검찰은 '이 사건은 단순히 피고인에 대한 뇌물수수 혐의의 유무죄를 가리는 것을 넘어, 그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검사와 스폰서 관계를 형사적으로 어떻게 평가하냐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이 재판은 10년 전에 있었던 뇌물수수에 대한 단죄에 그치지 않고 검사가 최종변론에서 언급한 것처럼 사회적으로 문제된 검사-스폰서 관계가 2020년 지금 우리나라 검찰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가 하는 질문도 함께 던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 전 차관 측 변호인은 취재진과 만나 "항소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사업가 최모씨의 증언에 대해 다르게 봤다"며 "다른 변호인들과 합의해 상고를 한 후 대법원에서 다툴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별정 성접대' 의혹 제기 6년 만인 지난해 6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2013년, 2014년 2차례 수사를 거쳐 3번째 수사만에 재판을 받게 됐다.

1심 재판부는 '별장 성접대 동영상'과 '오피스텔 성접대 사진' 속 인물이 김 전 차관이 맞다고 판단했다. 그간 김 전 차관 측은 역삼동 오피스텔 사진에 대해 "가르마 방향이 다르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사진 속 인물이 김 전 차관이라고 봤다.

다만 재판부는 금품과 성접대 등 김 전 차관에게 적용된 뇌물 등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봐 무죄를 선고하거나, 공소시효가 만료돼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김 전 차관은 구속된 지 약 6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석방됐다.
ho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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