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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최철호, 충격 근황 그 후 “물류센터 동료들 제 걱정...다시 일어설 것”(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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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철호는 최근 MBN ‘현장르포 특종세상’을 통해 일당을 받는 일용직 택배 하차원으로 생활하는 일상을 공개, 충격을 줬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배우 최철호(50)는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고 있었다.

자신의 근황이 ‘특종세상’을 통해 알려진 후 온라인에서 뜨거운 관심이 일었지만, 휴대폰이나 인터넷으로 뉴스를 전혀 보지 않는다고 했다. 이름 석자만 대면 알 만한 배우가 한 택배회사 물류 센터장에서 야간 하차반으로 일하고 있다는 소식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지난 22일 방송된 MBN ‘현장르포 특종세상’을 통해 충격적인 근황이 소개된 후 전화로 만난 최철호는 모든 걸 내려놓은 듯 덤덤했다. 하지만 절망하지 않았다. 자신의 상황이 미화되거나 혹은 동정표를 얻는 것도 원치 않았다. “처자식이 있는 가장의 책임감과 절박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선택받는 입장에 놓인 배우로서 넋 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었다고 했다.

작품이 끊겨 어려움을 겪던 시기 돌파구로 시작한 사업이 실패로 이어지고, 코로나19 여파로 생계마저 위협받던 그는 “특별한 기술 없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나섰다. 우연히 후배 얘길 듣고 다음 날 바로 짐을 싸서 왔다는 그는 저녁 7시 반 출근해 아침에 퇴근하는 밤낮이 바뀐 생활을 6개월째 하고 있다.

쉰의 나이에 직면한 막노동이지만 좌절하지 않는다. 그가 마음 속에 품고 있는 꿈은 단 하나. “배우로 언젠가 다시 서리라”는 간절하고도 굳은 마음이다. 다음은 최철호와 나눈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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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밤샘작업을 하고 아침에 퇴근하는 일상을 반복한지 6개월째. 그래도 그는 연기를 향한 단 하나의 꿈을 잃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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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방송 후 큰 화제가 됐다

인터넷을 아예 안본다. (물류센터에 가니) 주위에서 얘기하더라. 실검 1위 찍었다고. 몰랐다, 방송 보고 놀랐다는 지인들 연락도 있긴 했다. 여기 온 걸 알리지 않았다. 또, 전화를 잘 안받는다. 친한 분들과는 좋은 일만 얘기하고 싶다.

Q. 방송 섭외를 처음엔 망설였다고 들었다. 마음을 바꾸게 된 계기는

어느 날 문자가 왔길래 처음엔 ‘방송할 만한 내용이 없다. 그냥 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다 룸메이트에게 이런 섭외가 왔다고 얘기하니 ‘어차피 알려진 사람이고 열심히 사는 모습인데 다 내려놓고 방송을 해보는 것도 나쁠 것 같지 않다’고 하더라. 요즘 코로나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을 거다. 물류센터에도 많다. 가장으로서 절박한 마음이 있었고, 가식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나쁠 건 없겠다 싶었다. 룸메이트도 학원강사로 일한 인텔리인데 이곳에 온 거다. 처음엔 얼굴에 모자이크 처리를 당연히 요청할 거라 생각했는데, ‘방송하라고 얘기한 사람이 모자이크 처리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일반인인데도 그냥 노출해줬다. 너무 고마웠다.

Q. 많은 일 중에 택배 물류센터 일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모든 걸 정리하고 고시원에 들어갈까 생각했다. 고시원을 알아보던 중간에 수지에 있는 모텔에서 3일 정도 생활하면서... ‘아 정말 이대로 죽어버릴까 생각도’ 잠시 했다. 일단 겁났고 무책임하다고 생각했다. 나 하나는 떠나면 그만이지만 내 새끼들과 책임져야 할 사람들을 생각하면... 감사하게도 배우 정운택이 요즘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데 인천 교회의 기숙사 교육관 같은 곳에 작은 거처를 마련해줬다. 무엇을 할까 감사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고민하다가 어느 날 연극 하는 후배가 돈이 필요할 때 아르바이트로 가서 일당으로 얼마 받는다고 해서 눈이 반짝 떠지더라. 특별한 기술 없이 맨 몸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이지 않나.

Q. 어떤 사업을 했나

우리 일이란 게 선택 받아야 하는 입장에 있다. 처자식이 있으니 먹고 살아야 하니까 사업이라곤 모르는데 지인 소개로 시작했다. 동남아 관련 유학 사업을 진행했다. 코로나가 터지면서 스테이가 됐고 코로나가 빨리 끝날 줄 알고 무리를 좀 했다. 대출을 받으면서 조금만 이 상황을 넘기면 되겠지, 버티면 되겠지 했는데.. 끝이 안나더라. 결국 빚도 생기고 감당이 안됐다. 결국 집을 정리하고 아이들과 아내는 친정에 보냈다. 부모님은 요양원에 계신다. 아내도 일을 하고 있다.

Q. 쉰을 넘긴 나이인데, 몸 쓰는 일이 힘들지 않나

나이로 치면 상위 1%다. 저보다 몇 살 많은 분도 있지만 그분은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분이시고. 그나마 저도 선수 수준은 아니지만 꾸준히 매일 웨이트 트레이닝이라도 한 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이래서 내가 운동을 그렇게 열심히 했었나 싶을 정도다. 그런데도 하루 일하고 도저히 출근을 못할 것 같더라. 손은 두 배로 통퉁 붓고. 그런데 자고 일어나니 못 움직일 것 같은 손이 움직이더라. 사람은 역시 환경의 동물이란 생각을 했다. 누구나 이런 상황에 처해지면 하게 된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됐다.

Q. 심적으론 힘들지 않았나

첫날 둘째 날 셋째 날엔 시험에 들었다. 일을 하다가도 ‘배우 최철호가 여기서 뭐하고 있나’ 그런 생각도 문득 들었다. 이겨낼 수 있었던 건 가족이다. 일을 안 하면 내가 책임져야 할 부분들을 방관하는 거다. 시작할 땐 주저주저 했는데 지금은 몇 년 일한 사람처럼 편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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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센터에서 만난 동료들은 각별하다. 그들은 최철호에게 ‘그냥 떠나라, 미련 두지 말고’라며 배우로 앞날을 걱정하고 응원해준다.


Q. 5평 남짓한 원룸에서 생활하고 있던데

처음 몇 개월은 한 기도원에 마련된 쪽방에서 출퇴근을 했다. 매일 2시간씩 왔다갔다 하면서 버스에서 쪽잠 자면서 이동했다. 너무 피곤하더라. 그러다 현장에서 친해진 작업반장이 지방에서 후배가 올라오는데 같이 지내보라고 하더라. 근처에서 숙소 잡아 지낸지는 4개월 정도 됐다. 돈도 아낄 겸 잘됐다 싶었다. 많은 의지가 된다.

Q. 현장에서 연예인인 걸 알아보고 놀라지 않았나

모자 쓰고 안경 쓰고 다녔다. 한 5일은 못 알아보더라. 그러다 한 분이 알아보고 좀 소문이 났다. 일이 워낙 고되다 보니 (남의 일에) 관심을 갖고 그런 건 없다. 딱 좋은 게 단순해진다. 군대에서 훈련 받듯이 본능에 충실하다. 이곳에서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내 본업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너무 다른 개성들을 갖고 있고 각양각색 상황들에 처해 있다. 수 많은 사연들을 접하면서 느끼는 게 ‘정말 열심히 사는구나’였다. 때론 존경스럽단 생각도 한다.

Q. 라면이나 인스턴트를 주로 먹던데 건강에 문제는 없나

어쩔 수 없다. 오면 빨리 씻고 자야 한다. 잠이 생명이다. 와이프가 유산균과 비타민을 챙겨주기도 했다.

Q. 가족들은 이 상황을 알고 있었나

알고 있었다. 장인장모님도. 너무 죄송스럽다. 와이프도 어려워지면서 일을 하고 있다. 아내도 내색하는 스타일 아니다. 내겐 너무나 과분한 사람이다. 아무리 좋은 일이 있거나 나쁜 일이 있어도 드러내지 않는다. 일희일비 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와이프랑 애들을 생각하면 진심으로 미안하고 장인장모에게도 죄송하다. 그래도 한 가지 꿈이 있으니까... 다시 회복하리라는 꿈을 갖고 산다. 조금만 더 시간을 갖고 주어진 일에 열심히 살다보면, 언젠가 찾아뵙고 말씀드리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Q. 주연급으로 잘 나가다가 10년 전 폭행 사건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재기를 노리기도 했는데

그 사건이 절대적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 감사하게도 이후에 몇 작품을 했지만 아무래도... 우스개 소리로 그 일로 강남 집 한 채를 날렸다고 한다. 용서받지 못할 일이지만 참회하면서 스스로 용서를 구하는 중이다. ‘아니라’고 거짓말을 한 게 가장 후회된다. 나도 모르게 아니라고 답했다.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걸, 잘 살아야 한다는 걸 배웠다.

Q. 최근에 작품 제의는 전혀 없었나

‘요가학원:죽음의 쿤달리니’란 영화가 11월에 개봉한다. 촬영이 올해 1월에 끝났다. 원래 3~4월에 개봉하려다 코로나가 터지는 바람에 연기된 거다. 호러물인데 영화가 잘 나온 것 같다. 일이 없는 상태에서 불러줘서 너무나 감사한 작품이었고 내심 기대를 많이 했다.

Q. 연기에 대한 갈증이 클텐데

연기를 하면서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영화는 드라마와 또 다르니까 이번에 후시 녹음을 하는데 새삼 느끼기도 했다. 그래도 할 수 있는 건 연기 뿐이 없다. 연기자로 성공하거나 자리잡은 사람들을 보면 뜰 수밖에 없구나 싶다. 솔직하게 말하면 ‘내가 했던 건 바닥이 나는 건가’ 싶기도 하지만, 내가 노력해보고 싶은, 노력할 수 있는 분야다. 여기서도 사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혼자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만약 다음에 작품을 하게 된다면 저 친구 캐릭터를 모방해보고 싶다’ 그런 생각들이 자꾸만 든다.

여기 있는 분들은 ‘그냥 떠나라, 미련 두지 말고’라며 배우로 앞날을 걱정해준다. ‘형이 떠났으면 좋겠다’고. ‘제 갈 길 가라’고... 고맙다. 여기서 인연을 맺은 모든 분들이 소중하다. 내겐 아무 이유 없이 각별하다. 혹시나 일을 그만두더라도 먼저 연락하려고 한다.

happy@mk.co.kr

사진|MBN 방송화면 캡처, 스타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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