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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실직에 부동산시장 위기…집세 밀려 '시한폭탄'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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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밀린 집세 72억달러"…무디스 "부양책 없으면 700억달러로 커져"

임차인 퇴거 막는 임시 조치 대부분 내년 1월 종료…경제·금융 등에 악영향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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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미국에서 실직으로 주택 임차인의 집세 연체가 급등하면서 경제에 악순환을 부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임차인 퇴거를 막는 정부의 임시 조치가 내년 1월 종료될 예정이어서 부동산시장이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고용 손실이 임대 부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 조사해 올해 말까지 134만 임차인 가구가 내지 못한 집세가 72억달러(약 8조13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임차인의 대부분이 코로나19 현금 지원을 받고 절반가량은 실직에 따른 실업급여를 받는 등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연방ㆍ주 정부의 지원이 있다는 전제하에 나온 것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이보다 앞선 지난 8월, 추가 경기부양책 없이 올해 말까지 700억달러 규모의 임대 부채가 생길 수 있다고 봤다. 미국인 1280만명이 인당 평균 5400달러씩 집세를 납부하지 못하게 된다는 의미다.


임대 부채의 급증은 주거대란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는 연방 정부와 각 주 정부가 코로나19 대책의 일환으로 집세를 내지 못하더라도 집주인이 퇴거 조치를 할 수 없다. 하지만 이 같은 임시 조치는 내년 1월 대부분 지역에서 종료된다. 그 이후에는 미국 전역에서 세입자들이 대거 퇴거 조치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대란은 경기 위축으로도 확대될 수 있다. WSJ는 "집세 납부 연체 상황은 더 큰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1조3000억달러 규모의 버블이 터진 것에 비해서는 적지만, 수천 만명의 세입자가 부채 부담을 떠안게 되고 주택을 압류당하는 미국인 수도 2007~2010년 당시 기록이었던 380만명을 넘어설 수 있다"고 전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가정들은 꽤 큰 재정적 선택을 해야 하고 집세를 내기 위해 다른 지출을 줄여야 한다"며 "경제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위기로 인한 피해는 중산층 이하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필라델피아 연은은 "히스패닉ㆍ흑인 가구와 독신 여성들이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고용시장에서 백인보다 코로나19에 따른 타격을 더 크게 받았을 뿐 아니라 회복 속도도 더디다. 일각에서는 흑인과 히스패닉이 백인보다 두 배가량 주거 불안에 시달릴 수 있다는 연구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집세 연체는 금융시장도 불안하게 만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코로나19 사태로 실직하면서 자금 유동성이 떨어진 세입자들이 점차 집세를 신용카드로 납부하는 경우가 늘면서 이들의 신용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임대업계 관련 중소기업에 납부된 신용카드 결제액은 이달 초 기준 전년 동기 대비 70% 가까이 증가했다. 세입자의 부채가 처음엔 임대인에게만 국한되지만 결국 금융회사로 넘어가는 양상이 되는 것이다.


미국 비영리단체 머니매니지먼트인터내셔널(MMI)의 케이트 불거 가계부채 담당 금융 카운셀러는 신용카드 부채 확대가 세입자의 신용에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지금은 당장 집세를 납부할 수 있더라도 향후 부채가 가계 예산에 큰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결국 세입자가 집세를 납부하지 못하는 상황이 수년간 지속되면 부동산시장에서는 임대인이 계약 당시 더 큰 규모의 보증금을 요구하거나 사전에 미리 수개월간의 집세를 납부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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