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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탈석탄 선언…베트남 발전소는 예정대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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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리스크 대응 노력”

신규 석탄사업 참여 않기로

기존 계약은 종료되면 철수

환경단체 “반쪽 선언” 지적


한겨레

지난해 11월 30일 기후 위기 활동가들이 독일 동부 한 화력 발전소 앞 철로에서 탈석탄을 요구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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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이 글로벌 환경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석탄 관련 신규 사업을 중단한다. 국내 비금융회사 중 첫 탈석탄 선언이다. 다만 최근 논란이 돼 온 베트남의 초대형 석탄화력발전 사업은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삼성물산은 27일 이사회를 열어 전사적인 ‘탈석탄’ 사업 방침을 결정했다. 우선 건설부문은 석탄화력발전 관련 사업에 투자, 시공 등 어떠한 방식으로도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현재 시공 중인 강릉 안인화력발전소와 최근 수주한 베트남 붕앙2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해선 “국제 기준보다 엄격한 환경기준을 적용해 시공할 계획”이라고 회사 쪽은 말했다. 상사부문도 기존 계약된 석탄 트레이딩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존 계약이 종료되면 차례로 철수한다. 삼성물산은 “회사의 친환경 경영방침에 부합하고 글로벌 기후변화 리스크 대응 노력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거버넌스 위원회가 탈석탄 여부에 대한 논의를 하는 등 회사 차원에서 다양한 토론 과정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거버넌스 위원회는 이사회 산하기구로 사외이사로만 구성돼 있다.

앞서 지난 21일 영국 최대 기업연금 운용사인 리걸앤드제너럴 그룹, 노르웨이 연금회사인 케이엘피(KLP), 핀란드의 노르디아은행 등 유럽계 기관투자자들은 “평판 리스크와 기후 관련 리스크를 일으킬 수 있다”며 삼성물산과 일본 미쓰비시 등 12개 기업에게 붕앙2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참여하지 말 것을 요구한 바 있다. 베트남 북동부 하띤성에 1200㎿(600㎿ 2기) 용량의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운영하는 이 사업에는 한전과 일본 미쓰비시가 40%씩 지분을 투자했으며, 삼성물산과 두산중공업이 설계·시공사업자로 참여한다.

삼성물산의 이번 결정은 건설사를 포함한 국내 비금융사 가운데 처음으로 ‘탈석탄’을 선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최근 투자를 결정한 베트남 붕앙2 석탄화력발전소나 강릉 안인화력 1·2호기 등 핵심 사업을 제외한 것은 한계로 지적된다. 앞서 케이비(KB)국민은행이 탈석탄 선언을 했지만, 강릉 안인화력 발전에 하기로 한 투자는 유지하고 앞으로의 신규 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한 것과 비슷하다.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활동가는 “국내외에서 기후위기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며 석탄발전에 투자하지 말라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비판을 무마하기 위한 이미지 쇄신용 선언을 한 것”이라며 “새롭게 시작되는 석탄발전 사업은 없으니 부담이 적다. 기존에 투자하기로 한 사업을 유지한다면 진정성있는 선언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삼성물산 선언이 삼성그룹의 금융기관들로 확대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21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공동조사한 ‘한국 금융기관의 석탄투자 현황’ 자료를 보면, 2009년 이후 올해 6월까지 삼성화재(7조7073억원)·삼성생명(7조4115억원) 등 삼성 금융계열사의 석탄금융규모는 15조1302억원이다. 전체 금융기관 석탄금융 지원액(60조)의 25%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최종훈 최우리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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