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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지금 가장 뜨거운 이곳, 4년전 대역전 진앙 펜실베이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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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美 대선 D-6] 트럼프·바이든 동시 출격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주 리티츠의 랭커스터 공항에서 유세를 하며 군중을 향해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던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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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을 8일 앞둔 26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러스트벨트(쇠락한 북동부 공업지대)의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 동시 출격했다. 미국의 대선 후보가 선거운동 마지막 주에 같은 날 같은 주를 방문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펜실베이니아가 이번 대선을 결정지을 핵심 승부처란 얘기다. 여론조사에서 밀리고 있는 트럼프로선 펜실베이니아를 이겨야 뒤집기가 가능하고, 바이든은 펜실베이니아를 지키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의 앨런타운, 리티츠, 마틴즈버그 등 3곳에서 집중 유세를 했다. 트럼프가 한 주에서 하루에 세 차례 대규모 유세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설 시간만 총 4시간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 선거 마지막 한 달 동안 펜실베이니아에서 8%포인트 격차의 여론조사 열세를 뒤집고, 0.7%포인트 차로 이긴 바 있다. 정치 분석 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현재 바이든과 트럼프의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는 펜실베이니아에서 평균 4.8%포인트 수준이다.

조선일보

펜실베이니아주 역대 대선 득표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바이든이 당선되면 당신들의 에너지 산업을 없애 버릴 것"이라며 "나에게 투표해야 펜실베이니아의 셰일 가스 산업을 살릴 수 있다”고 했다. 또 “(바이든 승리는) 펜실베이니아 에너지 산업에 대한 경제적 사형선고”라며 “펜실베이니아에서 (우리가) 이기면 모든 것을 이긴다”고도 했다.

셰일 가스는 펜실베이니아의 주요 산업이다. 그러나 바이든은 셰일 가스 개발을 위한 ‘수압 파쇄(고압의 물을 주입하여 지하의 암석을 파쇄하는 기술)' 방식의 채굴을 제한하고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겠다고 공약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유세 도중 바이든이 “화석연료를 없애겠다” “수압 파쇄법을 금지하겠다”고 말하는 장면을 모은 영상을 틀면서 "나는 수압파쇄법을 사랑한다”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이날 오후 펜실베이니아 서부 체스터 지역을 사전 예고없이 깜짝 방문했다. 바이든을 동행 취재하는 기자들에게도 갑자기 “버스에 타라”고 한 뒤 델라웨어주 바이든의 자택에서 펜실베이니아로 넘어갔다고 폭스뉴스 기자는 전했다.

바이든은 지역 주민 수십명과 함께 한 자리에서 “트럼프가 대규모 (유세) 행사를 열어 계속 코로나 공공안전지침을 위반하고 있다”며 “도대체 이 사람(트럼프)은 뭘 하고 있는가. 그는 코로나 대응을 포기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난 (코로나 통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가 자신의 에너지 정책을 비판한데 대해 “나는 유전을 닫지 않고, 수압 파쇄 채굴을 없애지 않는다”며 “깨끗한 에너지에 투자하고, 원유기업에 대한 보조금을 끊겠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미 대선은 전국 득표가 아니라 주별 선거인단 확보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50개 주들 가운데 북부 ‘러스트 벨트’의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20명)·미시간(16명)·위스콘신(10명), 남부 ‘선벨트’의 플로리다(29명)·노스캐롤라이나(15명)·애리조나(11명) 등 6개 경합주가 승부의 핵심이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벨트’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여론조사상 엎치락 뒷치락 하며 1~2%포인트 격차까지 따라잡았다. 그러나 러스트벨트 3개주의 경우 격차가 여전히 4~9%포인트차로 큰 편이다. 전국 여론조사에서 8%포인트 안팎으로 밀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를 비롯한 러스트벨트를 놓치면 대선에서 이길 가능성이 낮다. 반대로 바이든의 경우 다른 경합주를 내주더라도 펜실베이니아와 1~2개 주를 더 이기면 백악관에 입성할 수 있다. 선거분석매체 파이브서티에잇은 지난달 바이든이 펜실베이니아에서 이길 경우 대선 승리확률이 96%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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