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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맡았던 검사, 秋에 반박 “윤석열이 부실수사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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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6일 추미애 장관의 검찰총장 관련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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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여당 의원들은 ‘권력형 게이트’라 불리는 옵티머스 사건으로 되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맹공을 쏟아부었다. 윤 총장이 지검장 시절 이끌었던 서울중앙지검의 부실 수사 때문에 이 사건 규모가 커졌다는 것이다. 옵티머스 펀드에 748억원을 투자했던 한국전파진흥원이 2018년 10월 중앙지검에 자신들의 투자금이 펀드 계약 내용대로 쓰이지 않았다며 수사 의뢰를 했던 것이 원인이었다. 이에 당시 이 사건이 배당된 중앙지검 형사7부장이었던 김유철 원주지청 지청장은 26일 밤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여당 의원들과 추 장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전파진흥원 감사실 관계자가 수사 원치 않아

국감에서 추 장관은 “중앙지검이 수사 의뢰를 받고도 수사 의지가 없었다는 의문이 있다”며 “최근 언론에 제기되는 인사들에 의한 로비에 의해 사건이 무마됐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애초 이 사건은 수사를 의뢰한 전파진흥원 측에서 수사를 원치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지청장은 입장문에서 당시 전파진흥원 감사실 관계자 등 직원 2명의 진술조서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이들은 검찰 조사에서 “전파진흥원은 피해가 없고, 전파진흥원 자체 조사와 금감원의 2차례 조사에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동일 사안을 수사했는데 고소각하 처리됐다”고 했다. 수사 의뢰 기관이 해당 수사를 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검찰 측에 의견을 낸 것이다.

또한 이들은 해당 수사 의뢰가 이혁진 전 옵티머스 대표와 김재현 현 옵티머스 대표간의 경영권 분쟁 때문에 생긴 일로 자신들은 수사를 원치않는다는 식의 발언도 했다. 김 지청장에 따르면 이들은 검찰 조사에서 “수사 의뢰를 할 예정이 없었는데, 이혁진 전 대표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민원을 제기해 과기부 지시에 따라 수사의뢰를 하게 된 것이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김 대표에게 경영권을 빼앗긴 뒤인 2018년 3월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을 따라가 유영민 과기부 장관과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에게 옵티머스 관련 민원을 제기했었다.

◇추 장관 “중앙지검이 부실 수사했다” 주장 사실과 달라

추 장관과 여당 의원들은 당시 수사팀이 이 사건을 부실 수사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김 지청장은 “2018년 12월 담당 수사관이 이 사건에 대해 각하 의견으로 지휘 건의했으나, 외려 검사는 성지건설 자금 투입 경위 등을 조사한 후 재지휘를 받으라고 지시했다”고 반박했다. 성지건설은 옵티머스가 전파진흥원의 투자 자금을 이용해 무자본 M&A(인수합병)를 시도한 건설 업체다.

하지만 옵티머스 펀드 자금의 성지건설 자금 투입 경위를 살피던 당시 수사팀은 2019년 5월 혐의없음 처분 결정을 내린다. 이미 2018년 10월부터 서울남부지검이 성지건설 주주들의 고소로 ‘성지건설 무자본 M&A 사건’을 수사 중이었기 때문이다. 김 지청장은 “수사의뢰인에 대한 조사를 거쳐 수사의뢰 범위를 확정한 후 이에 대해 모두 수사하고 판단했기 때문에 ‘부실·누락 수사’가 아니다”며 “수사 의뢰를 한 전파진흥원이 자체 조사 및 금감원 조사 결과 문제가 없다고 하며 수사의뢰서에 기재된 혐의 내용도 모른다고 진술하는 이상 수사력을 대량으로 투입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추 장관은 국감에서 “이 사건은 쉽게 계좌를 확인해봤더라도 입증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며 “어떻게 이렇게 수사를 하지 않을 수 있나. 진상파악을 한 다음에 엄정히 감찰할 것”이라고 했다. 당시 중앙지검 수사팀이 왜 옵티머스 측의 계좌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 수사를 하지 않았느냐는 얘기다.

김 지청장은 “수사 의뢰인인 전파진흥원이 수사를 원하지 않아 진술을 불분명하게 하고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상황에서 압수수색 영장이 (법원에서) 발부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금융기관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는 시장에 큰 타격을 줘 (금감원 등) 감독당국의 조사에 이은 고발 등이 있지 않은 이상 강제수사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반박했다.

◇秋 “윤 총장 감찰하겠다”며 든 근거 사실과 달라

추 장관과 여당은 윤 총장에 대한 감찰 근거로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우선 당시 이 사건 접수부터 무혐의 처분까지 7개월이 걸렸으므로, 부장검사 전결(專決)이 아닌 차장검사 전결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사건 처분까지 걸리는 시간이 6개월이 넘으면 차장검사가 전결해야 하는데, 이 경우 검찰총장에게까지 보고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윤 총장 책임이라는 취지다.

이에 대해 김 지청장은 “이 사건은 형사7부가 아닌 조사과에서 4개월간 수사지휘를 받아 수사했고, 이 기간을 공제하면 3개월 만에 처리된 사건으로 부장 전결이 맞는다”고 했다. 윤 총장에게 이 사건 관련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중앙지검이 고의로 이 사건의 무혐의 처분 사실을 전파진흥원에 숨겼다는 주장이다. 중앙지검은 지난 19일 전파진흥원에 이 사건의 ‘사건처분결과증명서’를 발급했다. 무혐의 처리가 이뤄진 지 1년 5개월 만이다. 이에 대해 추 장관은 “수사 의뢰를 한 전파진흥원에 (무혐의 처분) 통지를 별도로 한 사실이 없고, 최근에 문제가 불거지니까 형식적인 통지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지청장은 “고소, 고발 사건이나 진정, 내사 사건과 달리 수제 사건은 통지 규정이 없어 당사자가 문의하지 않으면 통지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다”며 “10월19일 사건처분결과증명서는 전파진흥원 신청으로 중앙지검이 발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총장을 감찰하겠다며 여당과 추 장관이 든 근거가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어 “수사관이 당시 작성한 불기소 이유서는 14쪽짜리로 상세한데, 최근 중앙지검이 10여 줄 기재된 증명서를 발급한 경위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수사를 원치않았던 전파진흥원이 국감을 앞두고 돌연 사건 처분 결과 통지를 요청하고, 중앙지검이 14쪽짜리 불기소 이유서가 아닌 고작 10줄짜리 증명서만 발급한 것에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표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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