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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뷰] 日언론 "삼성 이건희 미울 정도로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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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지휘관 명령에 따라 희생할 준비돼 있는 조직"

뉴스1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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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미울 정도로 강하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타계하자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내놓은 평이다. 변화와 혁신으로 세계 1위 일본 기업들을 하나씩 꺾어나간 이 회장은 2류 전자기업 삼성전자를 세계 최대 기술기업으로 키워낸 입지전적 인물이었다.

주요 외신들은 이 회장에 대해 "미래를 내다보는 선견지명과 과감한 투자로 삼성을 세계 대표 기업으로 키웠다"고 평가했다. '삼성의 큰 사상가' '한국 대표 카리스마 경영자'라는 평가와 함께 불법 승계와 상속세, 비자금 조성 문제 등 어두운 면도 짚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회장은 값싼 TV와 전자레인지를 팔던 삼성을 전자업계 거인으로 만들었다"며 "삼성의 큰 사상가로서 거시 전략을 제시했다"라고 평했다.

NYT는 이 회장과 할리우드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의 인연도 소개했다. NYT에 따르면 스필버그는 1995년 영화 스튜디오 투자를 위해 이 회장과 만난 적이 있다. 그런데 영화광으로 알고 만난 이 회장이 2시간반 동안 반도체란 단어를 20번 넘게 썼다. 스필버그는 '반도체에 저렇게 몰두하는 사람이 영화를 어떻게 알까'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이런 그의 집념이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삼성을 정보기술·건설·해운·스마트폰 등 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든 건 이 회장의 공으로 꼽힌다"며 "심지어 비판세력조차 그의 업적을 존중한다"고 보도했다.

특히 삼성의 경쟁사인 일본 소니의 한 임원을 인용해 "삼성은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 전선을 향해 돌진해 자신을 희생할 준비가 돼 있는 사람들로 가득한 조직이다. 이 회장은 총사령관"이라고 평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 회장이 한일 경제 협력을 중시한 점을 비중있게 다뤘다. 니혼게이자이는 이 회장이 2010년 "아직 일본 기업으로부터 배울 게 있다. 한국과 일본 기업은 서로 협력할 분야가 많다"고 말한 점에 주목했다.

또 "일본의 디지털 가전은 시장의 요구를 고려하지 않는 경영 방식으로 삼성에 선두 자리를 빼앗겼다. 일패도지(싸움에서 져 다시 일어날 수 없는 지경)한 일본 기업은 이건희가 이끄는 삼성에서 배워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빛과 그림자가 명확한 인물이다. 1987년 취임 당시 2000억원이었던 삼성전자의 순익은 44조원이 넘는 수준으로 급증했다. 당시 국내 재계 3위에 그쳤던 삼성은 전세계 5위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 회장은 그러나 대통령에게 뇌물을 준 혐의와 탈세 혐의로 두 차례 유죄 판결을 받는 등 곤욕을 치렀다. 이 회장의 '무노조 경영 철학'도 시민사회와 노동계의 반발을 샀다.

하지만 그가 강조했던 끊임없는 위기의식과 품질개선에 대한 집념은 미중 갈등과 중국의 도전,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우리 기업들이 깊이 새겨야 할 정신이다. "미울 정도로 강하다"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 아닐까? 이 회장의 명복을 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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