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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없는 네이버·카카오 있었을까"…韓 인터넷업계 잉태한 삼성S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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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1985년 삼성SDS 설립…PC통신 유니텔 등 개발

이해진·김범수 배출한 삼성SDS…업계선 'IT사관학교'로 평가받아

뉴스1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 News1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21세기에는 탁월한 천재가 10만명에서 20만명을 먹여 살린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과묵한 성격으로 알려졌지만 한번 시작하면 거침없는 말로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는 인물이었다. 그가 남긴 어록 중 인재 양성을 강조한 이 발언은 삼성이 일류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초특급 인재 양성'이 핵심이었다는 점을 시사한다.

고인이 지난 1985년 세운 삼성데이타시스템(현 삼성SDS)은 IT 천재의 집합소가 됐다. 이들은 삼성의 막강한 지원 아래 컴퓨터와 인터넷 신기술을 접할 수 있었고,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었다. 이를 이유로 '엑스구글러'(구글 출신 창업자), '페이팔마피아'(페이팔 출신 창업자)처럼 삼성SDS 출신의 창업자 모임(SDS4U)이 결성되기도 했다.

'삼성SDS 출신'이라고 하면 업계에서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인물이 있다. 국내 인터넷 시장의 큰 기둥인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다. 이들은 모두 삼성SDS 출신으로 국내 포털의 모체에는 삼성SDS가 있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네이버 이해진-카카오 김범수, 삼성SDS서 인터넷 가능성 발견→창업

1986년 서울대학교 공대 동기로 입학한 이해진 GIO와 김범수 의장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 전산학 석사를 마쳤다. 두 사람은 지난 1992년 삼성SDS 공채로 함께 입사한다.

삼성SDS는 삼성그룹의 ICT 계열사로 고객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지원하는 IT 솔루션 기업이다. 애초 삼성SDS는 관계사의 IT를 지원하던 부서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회사로 일종의 '통합 전산실'이었다. 인터넷이 태동하던 시절 삼성SDS는 컴퓨터와 인터넷에 빠진 괴짜들에게 '인터넷 실험실'과 같았다.

이 GIO는 지난 1995년 삼성SDS 검색엔진팀에서 유니텔 신문기사 통합 검색엔진 개발을 담당했다. 이 팀은 1997년 삼성그룹 최초의 사내벤처 '네이버'로 공식 출범했다. 네이버는 1999년 6월, 주식회사(네이버컴)로 독립했는데 당시 삼성SDS는 네이버의 창업비용(지분율 29.9%, 1억4950만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삼성SDS와 네이버의 지분 관계는 지난 2002년 NHN의 주식시장 상장과 함께 완전히 정리됐다.

김 의장은 지난 1996년 삼성SDS에서 PC통신 '유니텔'을 기획·개발했다. 유니텔은 출시 3년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모아 업계 1위였던 천리안을 바짝 추격할 정도로 성장했다. 이후 인터넷 시장의 가능성을 본 김 의장은 삼성SDS를 그만두고 PC방 사업을 성공시킨 뒤, 보드게임 중심의 온라인 게임 포털 '한게임커뮤니케이션'을 설립한다.

이 밖에도 지난 9월 증시를 뜨겁게 달군 카카오게임즈의 남궁훈 대표와 장화진 마이크로소프트 APAC 전략 사장, 고순동 한국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등 삼성SDS 출신들은 IT 업계 곳곳에 포진했다.

이를 이유로 업계는 삼성SDS를 '벤처사관학교' 'IT 사관학교'라 평가한다. 국내 IT업계 관계자는 "삼성SDS 창업자인 이 회장이 없었다면 오늘날 네이버가 없었을 지 모른다"며 "삼성SDS야말로 국내 인터넷 업계를 잉태한 회사 그 자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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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GIO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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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제2의 이해진·김범수 키우기에도 '열심'

IT업계는 삼성SDS 출신이 인터넷 업계에서 활약하게 된 배경으로 삼성의 넓은 인재풀과 인재 육성 시스템, 실력 위주의 '인재 솎아내기'를 꼽는다. 이 회장은 지난 1995년 학력제한을 폐지한 대기업 공채를 국내 처음으로 시행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삼성의 입사 기준은 학력이 아니고 실력"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인재육성 철학을 바탕으로 삼성SDS는 '제2의 이해진, 김범수 키우기'에 앞장서고 있다. 삼성SDS는 지난 2011년부터 임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신사업 아이디어 발굴 프로그램을 2016년 씨드랩(XEED-LAB)이라는 이름으로 재출범했다. 회사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임직원의 미래사업 아이디어를 받고있다.

씨드랩은 삼성SDS가 신사업을 톱다운(하향식) 방식이 아니라 보텀업(상향식) 방식으로 발굴하겠단 의지가 담겼다. 회사는 우수 아이디어를 제시한 임직원에게 인재를 지원하고 벤처캐피털(VC) 멘토링, 법률 자문, 근무공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SDS에 따르면 현재까지 제안된 임직원 아이디어는 800건이다. 이 중 12개 과제는 프로토타이핑(사업화) 과정을 마쳤다. 구체적으로 회사는 최종 사업화 의사결정을 통해 2개 소사장(사내 독립 조직을 만들어 사업화 인큐베이션을 하는 사내 벤처)을 배출했고, 2개 과제는 사업부에 이관해 관련조직과 협업 중이다. 과제 2건은 스핀오프(기업분할)돼 스타트업 기업으로 새 출발 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홍원표 삼성SDS 대표가 과거 사내 행사에서 '씨드랩을 통해 실패든 성공이든 잘 받아들이는 문화가 정착되길 기대한다'고 발언한 적이 있다. 이는 공모 프로그램을 통해 회사가 임직원의 아이디어를 단순히 흡수하겠다기보다는 임직원들에게 '행동하는' 역량을 심어주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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