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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IT클로즈업] 美 ITC, 'LG화학 vs SK이노베이션 최종판결' 12월로 연기…美 대선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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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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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이노베이션, 강경파 설득 협상 시한 확보…美 조지아주, 대선 경합주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화학이 제기한 SK이노베이션 영업비밀침해 소송(337-TA-1159, 1차 소송) 최종 결정을 연기했다. 12월10일(현지시각) 최종 결정한다. LG화학은 아쉬운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은 한숨 돌렸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도 대선을 앞두고 부담을 덜었다.

26일(현지시각) 미국 ITC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1차 소송 최종 판결을 12월10일로 미룬다고 양사에 통보했다.

2번째 연기다. ITC는 이미 최종 결정일은 10월5일에서 26일로 옮긴 바 있다. ITC는 위원회 투표로 날짜 변경을 결정했다. 이유는 공지하지 않았다. ITC가 일정을 연기하거나 사유를 밝히지 않은 것이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

이 소송은 작년 4월 LG화학이 제기했다.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침해 혐의로 제소했다. SK이노베이션 조기패소 예비판결이 난 상태다. 최종판결에서 예비판결이 뒤집힌 경우는 없다. 최종판결은 미국 대통령 재가로 확정한다. 90일 이내 내려진다. 예비판결대로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미국 수입 금지가 이뤄진다. 미국 사업 차질이 불가피하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ITC 최종 판결 효력은 사라진다.

이번 연기는 ITC가 양사 협상을 위한 시간을 준 것으로 여겨진다. ITC 판결 연기는 다반사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벌였던 스마트폰 특허침해 소송도 각각 5회 이상 결정일을 바꿨다.

기한 연장은 SK이노베이션에게 유리하다. 협상에 불리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다. 패배 임박과 패배는 다르다. 차이만큼 보상액을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동안 양사 협상은 지지부진했다. 금액 차가 컸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대표 지동섭 사장은 지난 21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조기에 끝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SK이노베이션 고위 관계자가 협상 의지를 피력한 것은 처음이다. 협상 속도를 올릴 뜻을 암시했다.

SK이노베이션 전략은 여론전을 통한 고지 선점. '국익'으로 관점 전환을 추진했다. LG 권영수 부회장까지 끌어들였다. 권 부회장이 LG화학 배터리 사업을 담당했던 점을 거론했다. LG화학은 말려들지 않았다. 경찰과 검찰 수사까지 의뢰했다. 법정 안에선 LG화학이 우위를 점했다. SK이노베이션은 법정 다툼을 제대로 해보지도 못했다. 증거인멸에 발목을 잡혔다. 강경파 책임론이 불거졌다.

LG화학은 아쉽다. 확실한 승기를 잡고 협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미뤘다. 마냥 여유를 가지고 임할 수도 없다.

ITC 2차 소송(337-TA-1179) 위험을 생각해야 한다. 2차 소송은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 등을 특허침해로 고소한 사건이다. ITC 산하 불공정수입조사국(OUII: Office of Unfair Import Investigations)이 LG화학 입장에 동의한 상태다. 하지만 판결까지 LG화학 의도대로 날지는 100% 확신하기 어렵다.

또 LG화학은 전지사업 분사를 앞두고 있다. 30일 임시 주주총회 예정이다. 분사는 투자자금 확보 등 재무적 유연성 확보가 목적이다. SK이노베이션 자금이 빨리 들어오면 투자자를 급하게 찾지 않아도 된다.

미국도 안심이다. 미국은 오는 11월3일(현지시각) 대선을 치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도 이를 이용할 가능성이 사라졌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조지아주는 대선 경합주다.

조지아주는 SK이노베이션 일자리에 민감한 입장이다. 공장 건설부터 개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5월과 9월 현지 공장에서 취업비자 없이 한국 노동자를 고용한 혐의로 구설에 올랐다. 각각 33명과 13명이 적발돼 한국으로 돌아왔다. 지역 정가의 공장 건설에 따른 현지 고용이 예상보다 적다는 불만이 발단이 됐다. 완공되면 2600여명을 직접 고용한다. 협력사 등 추가 일자리도 기대할 수 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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