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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별세]컬럼비아도 하버드대도, 경영대학 교재는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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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R 2015년 9월호 [사진 H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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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미국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경영학석사(MBA) 수업시간. ‘삼성전자:컨버전스 시대의 TV’라는 주제로 160분간 강의가 진행됐다. 180여 명의 학생과 교수ㆍ연구진이 참석한 이날 강의는 두 세션으로 나뉘었다. 60분간 사례 토론에 이어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담당 임원이 참석해 질의ㆍ응답 시간도 가졌다. 세계 최고 경영대학원으로 꼽히는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에서 삼성전자 TV의 성공 사례가 강의 교재로 채택된 것이다.



한국 기업 최초로 HBR에 분석 논문 실려



고 이건희 회장이 이끌어 온 삼성전자의 성공사례는 이미 세계 유명 MBA들의 단골 교재가 된 지 오래다. 2011년에는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이 발행하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삼성그룹의 성공 요인을 분석한 논문이 실렸다. 세계적 경영학잡지로 평가받는 HBR에 실린 최초의 한국 기업사례 분석 논문이었다. 논문 저자인 송재용·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 회장의 리더십을 높게 평가했다. 이 회장이 1987년 삼성그룹 회장으로 취임할 당시만 해도 삼성은 한국 내 선두주자에 불과했지만, 일본기업이 아날로그에 머물러있던 90년대초 이 회장이 디지털 기술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이것이 혁신과 창의성을 통해 새로운 디지털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문을 열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2015년 HBR 9월호에는 삼성의 디자인 혁신 사례를 분석한 논문이 게재됐다. 삼성 케이스가 HBR에 실린 것은 2011년 이후 두 번째로, 국내 기업 중 HBR이 두 차례나 집중 분석한 곳은 삼성이 처음이었다. ‘삼성은 어떻게 디자인 강자가 됐을까’라는 제목의 논문은 불과 20년 전만 해도 기술과 효율을 중시하는 관행에 사로잡혀 있던 삼성이 어떻게 디자인을 선도하는 위치에 올라섰는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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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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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저자인 유영진 미국 템플대 교수와 김경묵 삼성전자 수석디자이너는 이 회장이 1996년 “21세기 경영의 최후 승부처는 디자인”이라고 말한 것을 계기로 삼성전자가 내부 직원들을 해외 유수의 디자인 학교에 교육을 보내기 시작한 점을 짚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를 영입하는 대신 이 회장은 내부 디자인 조직에 투자하는 결단을 내렸고, 그 덕에 삼성 디자이너들이 디자인 혁신을 관철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해 나갔다는 것이다.



유명 MBA 대학 필드 트립 필수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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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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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2007년 부터 뉴욕의 명문 MBA인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이 삼성전자의 마케팅 성공 사례를 경영 교재로 채택하기도 했다. 이 대학은 뉴욕 맨해튼 타임워너 빌딩에 설치한 삼성전자 체험전시관 ‘삼성익스피어리언스’를 체험 마케팅 강의의 필수 견학 코스에 포함시켰다. 당시 강의를 담당한 번트 슈키트 교수는 “삼성은 삼성익스피어리언스 등 다양한 감성적 체험 마케팅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모범 사례”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 마련된 홍보관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SIM)은 이제 전세계 경영학도들의 ‘방문 명소’가 됐다. 지난해만 해도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MBA), 브라운대 기술경영대학원, 싱가포르 경영대학 등 해외 유명 대학ㆍ대학원생들이 단체로 찾는 등, 매년 8000~9000명의 외국 교수와 학생들이 방문하고 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은 선진국이 아닌 나라에서 최첨단 기술 분야의 세계적 기업이 된 아주 예외적인 곳"이라며 "외국 대학에서도 과거보다 많이 다뤄지고 관심도 높아진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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