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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발견 '목련고 4인방' 박혜은ㆍ박세진ㆍ송희준ㆍ심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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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교사 안은영' 이경미 감독, 배우에 대해 말하다
'보건교사 안은영'. 넷플릭스에 공개된 지 한 달 남짓 넘었으니, 이제 화제거리가 다해 갈 법도 하다. 그런데 계속해서 이야깃거리들이 나온다.

일단 캐릭터의 힘이다. '이경미 월드' 속 여성 캐릭터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원작자인 소설가 정세랑은 물론, 이경미 감독 또한 여성 캐릭터를 돋보이게 할 줄 안다. 저마다 입체적이면서 개성 넘치고 비범하다. 그 캐릭터를 뒷받침 하는 건 적재적소의 캐스팅이다.

이 감독의 선택을 받은 목련고 학생 4명, 박혜은ㆍ박세진ㆍ송희준ㆍ심달기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더구나 이들 넷은 그다지 알려진 배우들이 아니다. 해서 이 감독에서 캐스팅에 대해 물었다.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서면으로 질문과 답을 주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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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교사 안은영'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머릿속이 투명하게 보인다' 해서 별명이 '해파리'인 성아라를 연기한 박혜은.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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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성아라 역을 맡은 박혜은(23). 그는 알려진 게 없는, 말 그대로 신인이다. 미국에서 살다 배우의 꿈을 이루고자 한국으로 와 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처음 따낸 배역이 성아라다.

이 감독은 박혜은을 두고 "첫 오디션 때 치마 교복을 입고 왔는데 보통 우리들이 엄격하게 교육 받은 자세나 태도를 보이지 않더라"며 "주위 시선을 전혀 신경쓰지 않았고, 예뻐보이기 위해 웃음을 만들어내지도 않는, 그런데서 오는 묘한 통쾌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목련고 '퀸카'로 설정된 아라이지만, 그런 아라가 반드시 '여성스러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던 차였다. 박혜은은 그런 이 감독의 설정과 만나 남자도, 여자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 아라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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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희준은 운명을 달관한 표정으로 생을 반복하는 옴잡이 백혜민을 맡았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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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민과 장래디를 각각 연기한 송희준(25)과 박세진(21)은 둘 다 모델 출신이다. '재수 옴 붙었다'고 할 때 옴 잡아먹는 옴잡이 혜민은 목련고 반경 5.38㎞ 안에서 생을 반복할 운명이다. 빈 속에 옴을 먹느라 위통을 달고 산다. 자신을 "게임으로 치면 이 세계의 NPC(플레이어가 직접 조종할 수 없는 캐릭터)"라 소개하는 장면은 송희준이 혜민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보여준다.

"송희준의 팔자를 달관한 표정이 매우 특별했다. 결코 동정을 갈구하지 않는다. 아련한데 동시에 씩씩하다"는 게 이 감독의 설명. 이 감독은 "송희준의 데뷔작 단편영화 '히스테리아(2018)'를 보고 기억해뒀다가 내가 먼저 연락했다"며 "혜민 오디션을 보던 날 희준이 뱉어내는 혜민을 보다가 눈물이 맺혔다"고까지 했다. "'아, 됐다' 속으로 안도했고, 그녀가 나가기 무섭게 혜민 오디션은 다 끝났다고 조감독에게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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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진이 연기한 장래디는 어떤 상황에서도 눈치 보지 않고 제 할 말하는 당당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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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진이 맡은 장래디는 머리를 노랗게 염색하고, 목둘레에 자기 이름('래디컬 원')을 문신한, 누구 앞에서도 쫄지 않는 캐릭터다. 박세진은 올 초 웹드라마 '언어의 온도: 우리의 열아홉'으로 처음 연기를 시작한 배우. 그런데 얼마되지 않은 배우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력적인 래디를 만들어냈다.

이 감독은 "오디션 볼 때 내가 너무 좋아서 웃음이 터지는 것을 겨우 참았다"며 "어찌나 당당하게 뻔뻔스운지 저런 박세진이 만들어낸 래디라면 내가 평생 쫓아다닐 수 있을 것만 같았다"고 말했다. 극중 동성커플로 나오는 혜민과 래디를 두고 팬들 사이에서 자신들이 2차 창작물을 만들어나갈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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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달기(왼쪽)는 영혼의 단짝 민우와 함께 사고를 유발하는 환장의 콤비를 이루는 완수를 연기했다. 원작엔 남자였으나, 드라마에선 여자로 바뀌었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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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달기(21)는 요즘 충무로에서 가장 주목받는, 얼굴과 이름이 꽤나 알려진 배우다. '영혼의 단짝' 박민우(별명 혼란)와 크고 작은 사고를 치는 허완수(별명 럭키) 역을 맡았다. 이 감독은 주저하지 않고 심달기를 "천재"라 불렀다.

이 감독은 단편영화 '동아(2018)'로 심달기를 점찍은 뒤, 원작에선 남자였던 완수를 여자로 바꿔서라도 완수 역을 맡겼다. 이 감독은 촬영 내내 심달기에게 '정말 찰떡같다'고 했단다. "완수라는 캐릭터에도 그렇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설명하지 않아도 알아서 찰떡같이 보여줬다"고 말했다.

"동양인의 다양한 얼굴, 캐릭터 캐리커처를 쉽게 그릴 수 있을 정도로 개성 있는 얼굴을 찾으려 했다"는 이 감독의 의도가 적중한 셈이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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