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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슈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삼성家 천문학적 상속세 11조…예상되는 시나리오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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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황국상 기자, 조준영 기자] [증권가에서 보는 상속세 해법 및 지배구조 재편 시나리오]

머니투데이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타계 후 삼성 계열사들의 진로와 상속이슈에 따른 주가 향방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재편도 관심사인데 시장에서는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데 계열사 대부분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이 보유한 상장사 지분 가치(23일 종가기준)는 18조2251억원으로 상장지분에 대한 상속세는 10조9351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상속가액은 고인의 사망전과 사망후 2개월 평균 주가로 산출하기 때문에 정확한 금액은 12월 말 결정된다. 보유현금 및 부동산, 그리고 퇴직금 등에 대해서는 상속세율 50%가 적용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등 유족들이 낼 상속세는 천문학적이다.

금액 자체로도 눈길을 끌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상속세 마련 과정에서 유족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들의 운명이 엇갈릴 수 있다는 점이다. 11조원에 육박하는 상속세를 현금으로 내기는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증권가는 삼성그룹의 배당확대를 포함해 유족들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매각, 비상장 계열사 기업공개(IPO), 주식담보대출 등 다양한 현금확보 방안이 시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배당측면에서 주목되는 계열사는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다. 삼성물산은 이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상장주식 가운데 가치가 가장 큰 회사(지분율 17.08%)다. 여기에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도 삼성물산 지분을 각각 5.47%씩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외형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방식으로 체질변화를 추진해 왔기 때문에 배당확대 여력은 앞으로 꾸준히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주주 환원정책을 강화하며 배당액을 꾸준히 높여온 터다. 삼성SDS 역시 주요 기업중 하나다.

여기에 호텔신라도 배당측면에서 지켜볼 필요가 있으나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영업실적이 좋지 못하다는 점에서 눈길은 끌지 못하고 있다. 이 밖에 실적이 어느 정도 뒷받침되는 삼성계열사 우선주는 주가상승 기대감이 크게 작용할 전망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회장과 가족들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으로 받은 배당소득은 지난해 총 7246억원으로 향후 계열사들의 주주환원 정책 확대에 따라 배당소득이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상속, 보유지분 배당과 개인적인 파이낸싱을 통해 상속세 재원이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 등은 상속세 마련을 위해 계열사 지분을 매각할 수도 있다. 배당으로 상속세를 모으는 것과 비교해 단기간에 문제를 처리할 수 있다. 매각 대신 다른 기업 오너들이 하는 것처럼 주식담보대출을 활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의 방법이다.

이 사례에서 증권가가 주목하는 기업은 삼성SDS가 있다. 이 부회장 남매의 지분이 모두 있고 시가총액도 어느 정도 규모를 지니지만, 정작 지배구조 흐름에서 핵심역할은 하지 않기 때문에 지분 활용도가 높다.

같은 측면에서 삼성생명도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는데, 삼성생명이 그룹 지배구조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생각하면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상속해법이 복합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지주회사 전환,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사 출범, 호텔신라 계열분리 등도 언급되나 이는 여러 여건상 진행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삼성그룹이 현재의 지배구조를 유지한 상태에서 상속세 문제를 해결한 후에 남은 숙제가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분간은 우선 상속재산 처리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큰 틀에서 이미 완성된 상태"라며 "급작스런 상속이 아니기 때문에 삼성물산이 최상위 지배회사로 삼성전자(5%), 삼성생명(19.3%)를 지배하는 체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준환 기자 abcd@, 황국상 기자 gshwang@mt.co.kr, 조준영 기자 ch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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