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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의 마켓뷰]中 앤트그룹 상장, 신흥국 자금 빨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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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

중국 최대 모바일 결제 플랫폼 앤트그룹의 핀테크(금융기술) 자회사인 앤트그룹 상장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앤트그룹에 대해 홍콩 주식시장과 상하이 주식시장의 ‘이중 상장’ 계획을 승인하면서다. 당초 10월 내 상장이 거론됐으나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조사로 지연됐다.

앤트그룹은 기업공개로 350억 달러(약 40조 원)를 조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공모액 294억 달러를 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앤트그룹의 기업 가치는 2800억 달러(약 315조 원)로 평가된다. 이 회사가 계획대로 상장에 성공한다면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핀테크 기업으로 단숨에 부상한다. 금융기업과 비교해도 글로벌 시가총액 2위에 해당하는 셈이다.

앤트그룹을 모르는 투자자라도 알리페이는 친숙할 것이다. 알리페이는 모바일 결제뿐 아니라 자산 관리, 기업 대출 및 보험 등 금융상품을 제공하는 종합 플랫폼으로, 여전히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앤트그룹이 밝힌 활성화된 사용자는 올해 9월 기준 7억3100만 명이다. 앤트그룹 상장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 비대면 소비 시장이 확대되고 저성장 국면에서 성장 기업에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최근의 주식시장 분위기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앤트그룹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모바일 플랫폼으로 인정한 투자자들은 넓은 중국 내수 시장과 빠른 성장세에 주목했을 것이다.

반면 국내 주식시장은 앤트그룹 상장으로 뜻하지 않은 유탄을 맞을 수 있다. 신흥국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들은 시가총액이 큰 앤트그룹을 포트폴리오에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 주식시장 자금 일부가 중국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뜻이다. 신흥국 주식시장 내 비중이 높은 대만, 한국, 인도 주식시장 자금의 이동 규모가 클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앞으로도 자국 금융시장을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미국 나스닥을 통해 자금 조달을 하기 힘든 중국 신기술 기업들은 홍콩 및 상하이 주식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9년 7월 중국판 나스닥 시장인 커촹반(과학혁신판)을 개설하고 상장 절차를 간소화하고 있다. 앤트그룹도 공모 규모 절반을 커촹반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테크기업들에 투자해볼 수 있는 시장이다. 중국 주식 투자에 눈을 돌려볼 만하다. 특히 국내 주식시장 투자자라면 앤트그룹 상장으로 성장성이 증명된 플랫폼 기업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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