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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된 김봉현 정치권 로비 폭로…법조계 "전형적인 흔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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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라임자산운용 사태' 관련 정치인 및 검찰 관계자들에게 향응·접대를 했다고 폭로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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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는 김봉현(46·구속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최근 입장문을 통해 검찰이 로비 수사를 선별적으로 깔아뭉갰다고 주장했다. 올 4월 체포 이후 검찰 조사에서 야권 정치인 로비 관련 진술을 했는데도 수사가 진척되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다. 김 전 회장은 본인의 횡령 등 혐의 사건 조사를 받던 중 수사팀에 수차례 "왜 로비 사건 수사를 해주지 않느냐"고 질문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금융사건 관련 특수수사에 밝은 법조인들은 자신의 혐의를 축소하기 위해 정관계 로비 진술을 흘리는 피의자들의 흔한 수법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형 금융사건의 경우 로비사건을 부각시키는 피의자들이 비일비재하다. 특수수사에 정통한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26일 "궁지에 몰린 피의자들이 판을 흔들기 위해 거물에게 금품을 줬다며 로비사건으로 방향을 트는 경우가 많다"면서 "경험이 많은 검사들은 진술을 덥석 물지 않고 신빙성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판단한다"고 말했다. 대검 중앙수사부(중수부) 출신 다른 변호사는 "피의자 진술에 의존해 로비 수사에 착수할 경우 검찰이 피의자에게 휘둘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로비 관련 진술이 나오더라도 바로 조서를 받는 대신 신빙성을 검증하고 진술 배경 등을 따지면서 사안의 실체부터 파악한다"고 전했다.

김 전 회장이 폭로한 야권 유력 정치인에 대한 로비의 경우, 자신의 진술도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남부지검은 애초 이종필(42·구속기소) 전 라임 부사장의 진술에 따라 5월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관련 보고를 한 뒤 수사를 중단한 적도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사건 본류 수사 마무리 단계에서 진술한 당사자에게 알리지 않고 별도로 수사팀이 로비 관련 수사를 진행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김 전 회장은 본인 사건을 흔들기 위해 옥중 편지 등을 통해 관심을 끌고자 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피의자들이 강압수사를 주장하는 것 또한 흔한 수법이라는 지적이다. 김 전 회장은 여권 정치인 관련 로비 진술에는 검찰이 짜맞추기식으로 강압수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3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이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 재판에서 김모 전 수원여객 재무이사는 "사건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김 전 회장이 이 전 위원장과 룸살롱에서 찍은 사진을 언론에 보내라고 해서 뿌렸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김 전 회장 진술이나 옥중서신을 100% 믿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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