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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하루 8만명 확진 최악의 날, 백악관 "대유행 통제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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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비서실장 "팬데믹 통제하지 않을 것"

바이든 "전염병 통제하려는 노력조차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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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25일(현지시간) 인터뷰를 마치고 백악관으로 복귀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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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하루에만 8만 명이 넘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며 “팬데믹 이후 최악의 날”(NYT)이 이어지는 가운데, 백악관에서 코로나19를 통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이 나왔다.

마크 메도스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은 25일(현지시간)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감염병) 대유행을 통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다른 완화 분야들을 갖는다는 사실을 통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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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25일(현지시간) CNN과 인터뷰에서 ″코로나19를 통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CNN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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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도스 비서실장은 미국이 왜 코로나19를 통제하지 못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것은 독감 같은 전염성이 있는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진행자가 “왜 통제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냐”고 되묻자 메도스는 “(정부는) 그것을 억제하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코로나19에 걸려도 죽지 않게 해줄 백신과 치료법 등을 우리가 갖고 있다는 걸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 현지 매체는 메도스 비서실장의 발언이 “코로나19 확산을 통제하는 걸 포기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백기 투항했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 봉쇄조치와 마스크 착용 등에 소극적이었지만, 백악관 고위 참모가 직접 통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등 인위적인 조치에는 한계가 있으니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곧바로 성명을 내고 백악관이 '백기 투항'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바이든 후보는 “메도스 비서실장은 이 정부가 미국 국민을 보호할 기본적 의무와 전염병을 통제하려는 노력조차 포기한 걸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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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2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트럼프 정부가 국민 보호라는 기본적 의무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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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메도스의 발언은 말실수가 아니라 바이러스에 패배의 백기 흔들면서 그냥 사라지길 바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라는 걸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적인 반응이 나왔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는 “우리는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를 솔선수범해야 할 지도자로서 책임이 있다”며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를 권장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모두 그것들이 확산을 막는다는 걸 알고 있다. 과학이 이를 입증한다”고 덧붙였다.

미 주요 언론들도 쓴소리에 가담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백악관이 코로나19에 항복했다’는 제목의 칼럼을 냈다. WP는 칼럼에서 “백악관이 팬데믹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드디어 진실이 드러났다”며 “더는 (코로나19에) 맞서 싸울 지점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메도스 실장이 백신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백신으로 일상이 변화하기 위해선 최소 몇 달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CNN도 ‘코로나19의 가장 큰 적은 백악관’이라는 칼럼을 내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측근 인사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펜스는 격리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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