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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에 억대 연봉’ 목표로 인생 계획 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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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취업 병행하는 전문대 학생들

남들보다 빠른 진로 선택으로

20대 초반에 ‘전문인’ 되는 길

2년 동안 20년 인생 계획 세우고

‘워라밸’ 보장된 직업 찾아

장학 혜택, 멘토링 제도 통해

자격증 7개 쥐고 졸업 전에 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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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학대학교 화학공학과에 다니는 정재훈씨가 전공 책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정씨는 서울에 있는 일반대학에 다니다가 석유화학 전문인으로 성장하기 위해 전문대학으로 유턴입학했다. 정재훈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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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서울 4년제 대학’에 진학해 1년 정도 다녔어요. 어느 날 가만히 앉아 미래 계획을 짜봤는데 일반대학 4년, 군대, 취업 준비 기간까지 생각해보니 마음이 조급해지더라고요. 운이 좋아 곧바로 취업을 한다 해도 27살이 훌쩍 넘으니까요. 자퇴한 뒤 석유화학 쪽으로 관심사를 틀어 지금은 전문대학에 다니고 있습니다.”

정재훈(23)씨는 지금 전문대 1학년에 재학 중이다. 서울에 있는 4년제 일반대학에 갔다가 자퇴하고 울산과학대학교 화학공학과에 18학번으로 입학했다.

고교 졸업 당시에는 노무사가 되고 싶어 대학도 문과 계열로 갔다. 한데 지금은 석유화학 분야 예비 전문인으로서 매일 가운을 입고 실험·실습에 몰두하고 있다. 스물세살 정씨는 현재 위험물기능사, 가스기능사, 신재생에너지관리기능사, 배관기능사 등 보유하고 있는 자격증만 7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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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공학과 학생들이 현대오일뱅크에서 기증받은 정유공장의 CDU(crude distillation unit) 공정모형도 활용을 통한 실습을 진행하는 모습. 울산과학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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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오퍼레이터가 될 거예요”


‘문과 출신’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군대 생활하며 틈틈이 이공계열에 관한 공부를 하고 기초를 다졌다. 정씨는 “화학1, 화학2, 일반화학 등 화학공학의 기본이 되는 학습을 꾸준히 한 뒤 입학했다”고 말했다. “남은 학기 동안 4개를 더 취득해 졸업 전 11개의 자격증을 갖고 사회에 나갈 겁니다. 울산 지역에 있는 우리나라 4대 정유사에 석유화학 오퍼레이터로 취업하는 게 목표이고요.”

정씨가 진로를 180도 바꾼 이유는 사회에 빨리 자리 잡고 싶어서다. 석유화학 계열 대기업 생산직으로 입사하면 서른살 넘어 억대 연봉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울산이 고향이라 주변 사람들이 ‘워라밸’과 ‘높은 연봉’을 보장받으며 성실하게 생활을 꾸려가는 모습도 긍정적인 자극이 됐다고 말한다. 전문대에 유턴입학하면서, 취업 준비 기간까지 따지면 적어도 5년 이상의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는 게 정씨의 말이다. “저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평생 잘 먹고 잘살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어느 한 분야의 전문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 취업률 등 아웃풋이 좋다는 점 등이 유턴입학을 결정하게 된 큰 이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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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공학과 학생들이 추출 과정을 이용해 합성된 다양한 화학물을 분리하는 과정. 울산과학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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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동안 취업과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 전문대 재학생의 생활은 어떻게 이뤄질까? 정씨는 보통 오전 10~12시에 오전 강의를 듣고 바로 독서실이나 카페에 가서 자율학습을 한다. 최근에는 ‘석유공업화학’ 과목을 들으며 현장에 바로 적용되는 공부의 재미를 느꼈다.

저녁을 먹은 뒤에는 간단히 운동을 하고 다시 또 공부하다가 밤 11~12시가 되면 하루 일과가 끝난다. ‘학교, 공부, 운동’이 생활의 전부다. 마치 수험생활과 비슷하다는 말에 정씨는 “전문대는 2년 동안 프로페셔널로 성장하기 위해 오는 곳이다. 일반대학도 다녀봤지만 경쟁은 어느 곳이든 전부 치열하다. 진짜 열심히 할 사람만 와서 ‘미래 준비’를 하는 곳이 전문대”라고 말했다.

올해 2월 울산과학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박해영(26)씨도 ‘인서울’ 상위권 대학을 자퇴한 뒤 유턴입학한 케이스다. 박씨는 광주광역시가 고향인데 ‘오직 취업’을 위해 유명 대학 간판을 뒤로하고 이 대학에 들어갔다. 박씨는 그의 바람대로 졸업 전인 지난해 12월에 석유화학 대기업에 입사했다.

울산과학대가 지난 9월 자체 조사한 결과를 보면 현재 유턴입학 재학생은 300여명에 이른다. 전국 전문대학의 유턴입학생 통계를 놓고 봐도 2015년 5489명, 2016년 6122명, 2017년 7412명, 2018년 9202명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이 대학의 취업률을 보면 3년 평균 70.9%, 가장 최근에 공개된 2018년 취업률은 74.9%로 부산·울산·경남지역 일반대학 평균(61.2%)보다 높다.

학교 차원에서 멘토링 제도, 자격증 취득을 위한 특강 등 취업 지원을 지속적으로 해줘서 1학년을 마치면 기능사, 2학년 마친 뒤에는 산업기사 등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전문대 생활 2년 동안 기능사 2~3개, 산업기사 2~3개 정도를 손에 쥐고 졸업한다.

다양한 장학 제도를 통해 학업과 취업 준비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장점이다. 울산과학대는 2019학년도 기준 143억원 이상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학생 1인당 장학금으로 환산하면 276만원으로 한 학기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 비율로 따지면 92%에 이른다.

정씨는 “기숙사비가 월 18만원으로 저렴해서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다. 산업체 장비와 생산 공정을 대학 안에 똑같이 구현한 ‘선진직업교육센터’를 통해 미리 산업현장에 적응할 수 있어 메리트가 크다”고 말했다. “방학 때마다 무료로 자격증 취득 과정이 마련돼요. 학생들의 취업으로 연결되는 프로그램이죠.”

자격증이 곧 취업으로 연결된다


어렸을 때부터 ‘지도 마니아’였던 엄준서(24)씨는 자신의 적성을 살려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지리정보과에 입학했다. 지금 2학년에 재학 중으로 졸업반이다. 엄씨는 요즘 오전에는 학과 공부, 오후에는 드론 면허 취득 과정을 배우며 학업과 취업 준비를 병행하고 있다.

엄씨는 입학 뒤 1학년 때 전공 관련 현장 실습을 통해 다양한 측량기구 다루는 법 등을 익혔다. 2학년 때는 좀 더 전문적으로 컴퓨터를 활용한 ‘도화’(이미지나 영상으로 지도를 만드는 과정) 등 자료를 정보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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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지리정보과 엄준서씨가 드론 면허 취득 과정 실습을 하고 있다. 드론이 항공 사진을 찍어 보내면 실시간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영상과 이미지를 받아본 뒤 3차원 지도를 만들 수 있다. 인하공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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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씨는 “내부표정, 상호표정, 절대표정 등 지도의 위치값을 입력해주고 촬영된 이미지들끼리 연결해주는 작업에 흥미를 느낀다. 항공기가 찍어 보내는 지역과 지형지물에 관한 공간 정보를 다양한 수요에 맞춰 연결해주는 작업을 통해 3D 지도를 만들어보는 등 현장 업무에 바로 적용 가능한 학문을 배우고 있어 유용하다”고 전했다.

엄씨는 최근 ‘무인항공기(UAV) 영상처리실습’이라는 과목에서 산과 물, 초지와 경작지 등을 분류한 뒤 감독하는 방법을 통해 일치율이 높은 지도를 만드는 작업을 한다. “초록색은 산, 파란색은 물 등 분류된 이미지를 가지고 지도화 작업을 위한 검증 단계를 거쳐요. 앞으로는 항공기뿐 아니라 드론을 활용한 공간정보 업무들이 늘어날 겁니다. 코딩 등 프로그래밍에 적성이 맞다면 고려해볼 만한 전공이지요.”

학교에서는 2학년에 올라오자마자 전공 필수 자격증인 ‘측량 및 지형공간정보산업기사’를 따도록 도와준다. 지적산업사, 지도제작기능사, 항공사진기능사 등을 전부 취득한 뒤 졸업한다.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준비하지 않아도 학과 교육과정이 1학년 때부터 자격증에 맞춰 짜여 있어 이론과 실습 공부를 수월하게 병행할 수 있다.

항공지리정보과에서는 미래 시대에 필요한 지리정보시스템(GIS) 관련 공간정보 기획, 설계, 가공, 분석, 개발 등을 통해 각종 정보를 융합하고 서비스하는 업무를 배울 수 있다. 쉽게 말해 항공 및 차량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공간정보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측량 및 프로그래밍 기술을 배우는 것이다. 공간정보 프로그래밍을 통해 웹 기반 지도를 표시하고 제어하는 전문 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다.

엄씨는 “선배들 대부분이 공간정보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기업, 위성영상 분석 기업, 포털 지도 서비스 기업, 항공사진 측량 및 지도 제작 업체 등으로 진출한다”며 “전공 교수님과 재학생들은 ‘톡(T.O.C. Teacher-On Club) 튀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실시간으로 학업과 취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교수님 1명에 학생 7~12명으로 구성돼 있어 소통의 기회가 많다”고 말했다. “28명의 멘토와 298명의 멘티가 팀을 구성해 프로그램을 진행해요. 취업과 학업에 관한 이야기를 전문가인 교수님과 함께 적극적으로 매일 할 수 있는 기회인 거죠. 최신 산업에 관한 지식과 피드백을 학교에서 바로 얻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입니다.”

엄씨는 특히 학교의 다양한 취업 준비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진로적성검사를 통한 진로설계 지도, 상담과 진로 캠프, 직무 특강 등에 참여하고 취업지도 컨설팅, 취업동아리 활동 지원, 모의 면접 등을 통해 역량 강화 교육을 받는다.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구축한 온라인 학생 이력 관리 시스템인 ‘일자리’(ILJARI)를 통해 학생 스펙 맞춤형 채용 정보가 제공된다. 엄씨는 “전문대학 졸업생이라면 자격증은 필수다. 한데 학교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전공 관련 지식을 익힐 수 있으니 큰 부담이 없다”며 “스스로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 짧다면 짧은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앞으로 20~30년을 위한 설계를 끝내고 졸업할 수 있다는 게 전문대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 남학생의 경우 대체복무제도인 산업기능요원으로 군 복무를 대신할 수 있는 기회도 많다. 전문대 재학 및 졸업생은 산업기사 이상의 자격증을 취득하면 방위산업체 지원 자격을 갖추게 된다. ‘병역일터’ 누리집(work.mma.go.kr)에서 병역 지정업체 검색이 가능하고 채용 정보 등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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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지리정보과에 재학 중인 엄준서씨가 드론 면허 취득 과정 수업에서 조립을 하고 있다. 인하공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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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23일부터 전문대학 2차 수시모집 원서 접수


한편 전문대학 2차 수시모집 원서접수 기간은 오는 11월23일(월)부터 12월7일(월)까지다. 수시모집 합격자는 대학별로 12월27일(일)까지 발표할 예정이다.

2021학년도 전문대학 입학전형 시행 계획은 전문대학 포털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누리집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번 ‘2021학년도 전문대학 입학전형 시행 계획’ 등 주요 사항과 각종 전문대학 진로·진학정보 자료는 전문대학 포털 프로칼리지(www.procollege.kr)와 누리집(www.kcce.or.kr)에 올라와 있어 학생과 학부모, 고교 진학지도 교사가 언제든 활용할 수 있다.

프로칼리지 누리집에 접속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학과가 있는지 알아볼 수도 있다. 누리집 첫 화면 왼쪽 메뉴 코너에서 ‘진로정보’를 클릭한 뒤 진로·전공탐색 버튼을 누르면 예체능계, 공학계열, 인문사회계열, 자연과학계열, 영상특성화계열 등 보기 쉽게 정리된 다양한 분야의 진로 영역이 나온다.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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