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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CJ 물류' 태운 네이버 쇼핑, 날개 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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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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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전기트럭 / 사진제공=cj대한통운 전기트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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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쇼핑 날개 달까.

네이버와 CJ가 콘텐츠·커머스 부문에 전방위적 제휴 및 6000억원대 지분 맞교환에 합의했다. 이번 제휴의 일환으로 네이버는 CJ대한통운의 주식 179만1044주(약 3000억원)를 인수하게 된다. 네이버의 쇼핑 사업도 이번 제휴로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물류 1위 업체인 CJ대한통운을 통해 그간 네이버 쇼핑 사업의 약점으로 꼽혔던 배송·물류망까지 구축할 수 있게 돼서다. CJ대한통운은 국내 1위 택배 인프라와 아시아 최대 규모의 e-플필먼트, 허브 터미널, 글로벌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주문부터 배송 알림까지 전 과정 디지털화

네이버가 CJ대한통운에게 네이버쇼핑의 ‘풀필먼트’ 등 물류를 전담시킬 가능성이 크다. ‘풀필먼트’란 상품 재고를 미리 물류센터에 입고해 발생하는 고객 주문에 따라 최종 고객까지의 배송과 반품, 교환 등을 대신 처리해주는 서비스다. 쉽게 말해 e커머스 물류 대행이라 봐도 무방하다. 이를 통해 마지막 고객 접점의 영역에서는 안정적인 시스템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양사는 이번 제휴로 주문부터 배송 알림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화한다. 수요 예측, 물류 자동화, 재고배치 최적화, 자율주행, 물류 로봇 등의 디지털 물류 시스템을 한층 정교화하며 스마트 물류 체계를 구축해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양사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새로운 물류 모델을 구축하고 국내 이커머스, 물류 생태계를 발전시키며, 글로벌까지 적용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자체 물류센터와 배송네트워크를 보유한 e커머스 1위 쿠팡과 본격적인 경쟁도 불붙을 전망이다. 네이버는 후발주자로 e커머스 시장에 들어섰지만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네이버쇼핑의 올해 예상 거래액은 전년 대비 50% 증가한 30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네이버는 거래액 기준 국내 1위 사업자이나, 자체 물류 시스템이 없다는 점이 쿠팡과의 결정적 차이였다. 빠른 배송 경쟁 등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앞으로 네이버가 CJ대한통운의 물류 시스템을 싼 가격에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네이버가 쿠팡을 압도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쇼핑사업 분사 가능성 주목…제 2의 네이버페이 탄생?

업계에선 양사의 제휴가 중장기적으로 네이버 쇼핑사업 분사로 이어질지 주목한다. 이번 지분교환이 과거 네이버와 미래에셋대우의 혈맹제휴와 유사한 형태라는 이유다. 네이버는 2017년 미래에셋대우와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교환하고 사업제휴를 강화했다. 이후 2019년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있던 간편결제 부문(네이버페이)이 분사해 금융사업 전반으로 확장시켰다. 이때 미래에셋그룹 계열사(증권·캐피탈·생명·펀드서비스)가 네이버파이낸셜에 7992억원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결국 양사의 동맹은 CMA통장, 대출심사서비스, 마이데이터 사업으로 확장됐다.

이는 금융업에 직접 진출한 카카오와는 다른 방식이다. 카카오가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하며 직접 시장에 진출한 반면,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를 앞세워 우회로 사업에 발을 들였다. 이를 두고 최근 독점논란으로 당국의 규제와 정치권 압박을 받고 있는 네이버의 고육지책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해 부정적 여론을 희석하는 동시에 시장에 보다 빠르게 안착하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이진욱 기자 showg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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