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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세상에서 가장 얇은 동박 생산…SK넥실리스 정읍 공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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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 생산

찢어지지 않게 70㎞까지 감아

SK와 시너지…최고기술력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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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넥실리스 김자선 동박생산팀장이 5공장 증설 현장을 설명하고 있다./사진=SK넥실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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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지수 기자 = “샘플이 이동 중입니다. 주의하세요. 샘플이 이동 중입니다. 주의하세요.”

전라북도 정읍에 위치한 SK넥실리스의 공장. 웃는 얼굴을 한 로봇이 3공장과 4공장 사이의 긴 복도를 분주히 오간다. 올해 4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면서 도입된 샘플 이동용 로봇, 직원들이 부르는 애칭은 ‘똘똘이’다. 로봇의 등에는 물성과 외관검사를 위한 동박 샘플들이 가득 실려 있다.

동박은 말 그대로 ‘구리로 만든 얇은 박막’이다. SK넥실리스가 주로 생산하는 전지용 동박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음극재의 핵심 소재로 활용된다. 최근 전기차(EV)·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배터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덩달아 SK넥실리스 역시 주목받고 있다. 올해 1월 SKC 품에 안긴 SK넥실리스는 SK그룹 입장에선 ‘넝쿨째 굴러온 호박’인 셈이다.

내년 하반기가 되면 ‘똘똘이’가 오가는 영역은 더욱 넓어질 예정이다. 한창 증설 공사 중인 5공장이 내년 하반기면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지어지고 있는 6공장도 2022년 상반기에 문을 연다. 5·6 신공장에는 혁신적 시도를 최대한 많이 적용할 계획이다. 5·6공장은 해외에 지어질 글로벌 공장에 적용할 혁신적인 기술들을 미리 실증해보는 테스트베드 성격도 띠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SK넥실리스 정읍 공장에서 만난 김영태 SK넥실리스 대표는 “보시다시피 정읍 공장에는 현재 증설 중인 5·6공장이 들어서고 나면 더이상 증설할 부지가 없다”며 “해외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공장 부지로는 동남아·미국·유럽 등 다양한 지역을 검토 중이다. SK넥실리스가 가진 세계 최고 기술력에 걸맞는 최신 생산시설을 확보해 글로벌 NO.1 동박 제조사로 우뚝 서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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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넥실리스가 제조한 동박 제품./사진=SK넥실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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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공장을 소개하는 김 대표에게서는 SK넥실리스의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이 묻어났다. ‘Thinnest, Longest, Widest’ 동박을 가장 얇으면서 길게, 넓게 생산하는 기술력은 SK넥실리스가 경쟁사를 압도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동박의 제조 공정은 크게 △구리를 녹여 △이를 얇게 편 박으로 만든 후 △고객사가 원하는 길이와 폭으로 자르는 순서로 진행된다. 커다란 가마솥처럼 생긴 용해조에서는 구리선을 산(Acid)과 산소를 함께 넣고 녹인다. 여기에 첨가제를 넣어 용해된 구리의 물성(物性)을 조절하는데, 이 ‘첨가제’의 레시피도 핵심 기술 중 하나다.

용해된 구리는 지하에 설치된 파이프라인을 통해 제박 공정으로 넘어간다. 동박은 전기도금 방식으로 만든다. 물레방아처럼 돌아가는 커다란 드럼에 양극과 음극을 걸어주면 드럼의 한쪽 면에 얇게 동박이 입혀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동박을 드럼에서 조심스레 떼어내서 두루마리 휴지처럼 감아준다.

전상현 생산본부장은 “동박을 얇게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어려운 부분은 얇을수록 잘 찢어진다는 점”이라며 “만들다가도 쉽게 찢어지고, 만들어진 동박을 감으면서도 구겨지거나 찢어지는 등 결함이 생기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즉, 얇은 동박을 길게 감는 것이 핵심이다. 배터리 업체들이 통상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동박의 두께가 8~10㎛인데, SK넥실리스가 생산하는 동박은 가장 얇은 것이 4㎛다. 사람 머리카락보다 30분의 1 수준으로 얇은 셈이다. 살짝 스치기만 해도 구겨질만큼 얇은 동박을 잘 감아내려면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12년 전에는 7㎞를 감는 것이 고작이었지만, 이제는 70㎞까지 감아낼 수 있다고 전 본부장은 설명했다.

김 대표는 “리튬이온전지의 사용시간과 수명을 늘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고용량화”라며 “더욱 고용량화되기 위해서는 동박이 얇아지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동박은 얇아도 면적만 같다면 동일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전지에 사용되는 물질 중 가장 무거운 물질인 구리가 얇게 들어가면 전지가 가벼워질 뿐만 아니라 그만큼 활물질을 더 넣을 수 있어 고용량화에 유리하다”며 “다만 동박이 얇아질수록 만들기도 어렵고, 고객사 역시 이를 다루려면 더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SK그룹의 지붕 안으로 들어온 뒤로 기존에 가지고 있던 기술력과 SK그룹의 투자 노하우가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SK그룹은 많은 경험과 네트워크·인프라를 바탕으로 투자 결정을 매우 시의적절하게 잘 한다”며 “현재 증설 중인 SK넥실리스 5·6공장도 SK그룹 편입 후 상반기에 바로 결정돼 현재 이만큼이나 올라간 상태고, 해외 공장 부지도 올해 안에 결정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경영자라면 너무 리스크가 크다며 꺼려했을 투자 판단도 SK그룹이 과감한 결단을 내리면서, SK넥실리스가 업계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발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중국 등지에서 동박 생산업체들이 많이 늘어나면서 외관상 동박시장이 공급 과잉인 것은 맞지만, SK넥실리스와 같은 기술력을 가진 회사의 수요·공급과 그렇지 못한 동박회사의 수요·공급 상황은 전혀 딴판”이라며 “향후 설비가 발전될수록 저희는 훨씬 더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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