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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이건희 회장 별세로 관심 커진 국내그룹 지배구조 개편...투자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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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의 별세로 삼성을 비롯한 국내 주요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주식시장의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대기업의 순환출자 구조 해소 등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이 회장의 별세 이후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국내 지배구조 개편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증시에서는 3세나 4세로의 경영권 승계가 투자자들에게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그룹들이 주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지배구조를 개선하려 할 경우 배당 성향 확대 등 주주 친화 정책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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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대구 중구 인교동 삼성상회 옛터에서 열린 이건회 회장 추모식에 참석한 중구청 관계자와 시민들이 헌화와 분향을 하고 있다./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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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지배구조 개편 관련 그룹주 관심

26일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삼성생명·삼성물산 등 삼성그룹 관련주는 모두 상승세로 마감했다. 11조원 규모의 막대한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해당 기업들이 배당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증한 것이다.

앞서 지난 14일 현대차그룹도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정몽구 회장의 뒤를 이어 신임 회장에 취임하면서 지배구조 개편 이슈의 중심에 섰다. 정 회장이 보유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의 지분율이 낮은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국내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어서 앞으로 현대차그룹이 이를 해소하기 위한 주주 친화적인 정책들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순환출자는 A계열사가 B사 주식을, B사가 C사 주식을 갖고 있는데, C사가 A사 주식을 소유한 지배구조를 말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8년 현대모비스 주주 가치가 훼손될 수 있는 내용의 지배 구조 개편안을 내놨다가 실패한 바 있어서 앞으로는 ‘주주 친화’에 방점을 찍고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중간배당을 하지 않은 만큼 기말배당 규모, 이익 증가에 따른 목표 배당 성향 준수 등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다.

현대차그룹주 중에서는 현대차 주가가 정의선 신임 회장이 선임된 지난 14일부터 26일까지 각각 4.2% 하락한 반면, 정 회장의 지분율이 높은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같은 기간 8.2%나 상승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 LG, 한화, CJ 등 다른 대기업도 지배구조 개편 및 승계 작업을 위한 사내 논의가 바쁘게 이뤄지고 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는 이미 2년 전 구광모 회장으로의 승계 작업이 본격화돼서 궤도에 오른 상태이고, 한화의 경우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이라는 비상장사를 통한 승계 관련 밑작업이 이뤄지는 상황”이라며 “주요 그룹들의 지배구조 개편 상황을 눈여겨보면서 ‘배당 수입과 주가 상승’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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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빈소 조문 마친 정의선 회장 (서울=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 두 번째)과 공영운 현대자동차 전력기획담당 사장(오른쪽)이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에서 조문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2020.10.26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2020-10-26 13:10:29/ <저작권자 ⓒ 1980-202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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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유입되는 그룹주 펀드…수익률도 양호

국내 주요 그룹들의 지배구조 이슈가 부각되면서 관련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삼성그룹을 제외한 ‘기타그룹펀드’ 18개(ETF 포함)에는 지난 한 달간 79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배당주펀드나 인컴형 펀드에서 각각 1988억원, 486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대조적이다.

기타그룹펀드들의 지난 한 달간 평균 수익률은 1.6%로 국내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 평균 수익률(0.1%)를 크게 웃돈다. 지난 한 달간 ‘키움현대차그룹과함께증권자투자신탁1[주식]’에 가장 많은 22억3400만원 가량이 들어왔고, 수익률은 ‘미래에셋TIGER LG그룹+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이 2.16%로 가장 높았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주사 주가는 정부 정책 및 산업 지형도 변화에 따른 그룹 전체의 성장성에 대한 전망, 공정경제 3법 등에 따른 지배구조 개편의 문제를 중심으로 큰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며 “LS나 한화그룹의 경우 정부의 ‘그린 뉴딜’과 결부돼 성장주로 주가가 부각되고 있고, 삼성그룹 등 현재 지주사 체제가 아닌 그룹들은 향후 지주사로 전환될 가능성에 대한 이슈가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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