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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킹’ 이동국, 은퇴 발표…“그라운드를 떠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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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전북 현대 이동국이 지난 6월1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하나원큐 K리그1 6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거수경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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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를 호령하던 사자의 포효가 마침내 멈췄다. 한국 프로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라이언 킹’ 이동국(41·전북 현대)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전북은 26일 “23년간 프로축구 선수로서의 활약을 마치고 제2의 인생을 선언한 이동국이 이번 시즌 K리그 최종전이 열리는 11월1일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고 밝혔다. 이동국은 이에 앞서 오는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연다.

이동국은 이날 구단 공식 발표에 앞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은퇴를 먼저 발표했다. 이동국은 “아쉬움과 고마움이 함께 했던 올 시즌을 끝으로 저는 제 인생의 모든 것을 쏟았던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했다”로 시작되는 글에서 “은퇴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오랜 생각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전했다.

이동국은 모두가 인정하는 K리그의 전설이다. 1998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데뷔한 뒤 K리그에서만 통산 547경기에 출전해 228골·77도움을 올렸다. 228골은 K리그 역대 득점 1위이며 K리그 최다 공격포인트(305개), K리그 최초의 70-70클럽 등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출전 경기 수는 역대 2위지만,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플레이어 중에서는 독보적인 1위다.

어릴 때부터 될성부른 ‘천재’였던 이동국이 팬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킨 것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이다. 당시 네덜란드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한국이 0-5로 대패했지만, 이동국은 대포알 같은 강슛을 날려 네덜란드 수비진을 긴장시키는 등 가능성을 뽐냈다. 이동국의 별명 ‘라이언 킹’도 그때 생겼다. 그라운드를 누비며 흩날리는 머리카락이 사자 갈기를 연상케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1998년 K리그 신인왕을 수상할 때만 하더라도 이동국의 축구 인생은 탄탄대로가 펼쳐지는 듯 했다. 하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하며 굴곡이 시작됐다.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동국을 두고 ‘게으른 천재’라고 한 것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이후 광주 상무를 거쳐 다시 기량이 올라가던 그에게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찾아온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은 발목을 다시 한 번 잡았다. 2007년 미들즈브러로 이적했으나 피지컬의 부족과 이 때 후유증이 남아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2008년 성남 일화로 이적하며 다시 K리그로 복귀했으나 2골을 넣는 데 그쳤다.

끝난 것 같았던 이동국의 축구 인생은 전북 현대를 만나 다시 피기 시작한다. 당시 전북 감독이었던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이 다시 예전의 경기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고, 이 선택은 적중했다. 이동국은 전북 이적 첫 해부터 11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에 성공했고, K리그 최우수선수(MVP)에도 4번이나 올랐다. 불혹을 넘어선 나이에도 젊은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는 기량을 보여준 이동국은 후배들이 존경하는 전설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전북으로 이적한 조규성은 “이동국 선배는 내 롤모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동국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그를 ‘국내용’이라고 폄하한다. 확실히 이동국이 국제 무대에서 보여준 활약은 K리그와 비교하면 초라한 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이동국은 A매치 105회 출전으로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13명의 한국 남자 축구선수 중 한 명이며, A매치에서 기록한 33골은 차범근(58골), 황선홍(50골), 박이천(36골)에 이은 한국 역대 공동 4위 기록이다. 월드컵에도 두 번이나 출전했으며, 2000년 일본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는 득점왕에도 올랐다. 아시아 최고 클럽들이 경쟁하는 ACL 역대 최다골의 주인공도 바로 37골의 이동국이다. 그가 남긴 사자의 발자취에서 풍겨져 나오는 여운은 그가 떠나도 오래오래 팬들의 곁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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