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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리포트] 가장 많이 타는 공유 킥보드 '씽씽', 신의 한수는 착탈식 배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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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회] 윤문진 피유엠피 대표
카바레 사장까지 하며 산전수전 다 겪어
“한국형 공유 킥보드를 따로 개발한 것이 성공 비결”

“공유 킥보드라고 모두 똑같은 게 아닙니다.”

발판 위에 꼿꼿이 서서 두 바퀴와 전동 모터에 의지해 굴러가는 공유 킥보드는 이제 흔하게 볼 수 있는 교통수단이 됐다. 2017년 국내에 처음 선보인 공유 킥보드 서비스는 현재 국내외 합쳐 15개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각기 다른 색깔로 칠한 공유 킥보드를 내세워 ‘컬러 전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모바일 인덱스 조사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지난달 이용자수 18만9,451명으로 1위를 기록한 곳은 ‘씽씽’이다. 노란색의 씽씽을 운영하는 신생기업(스타트업) 피유엠피의 윤문진(41) 대표를 만나 비결을 들어봤다. 그는 직접 지은 서비스 명칭 만큼이나 명쾌한 운용철학을 풀어 놓았다.

“서비스 명을 왜 씽씽으로 지었냐구요? 젊은이들은 킥보드를 씽씽이라고 불러요. 여기에 씽씽 달린다는 의미도 있어서 그렇게 붙였죠. 그리고 제가 원래 두 글자로 된 이름을 좋아해요.”

윤 대표는 씽씽 외에 배달 앱 서비스 ‘띵동’과 보조배터리 공유서비스 ‘아잉’도 운영한다. 이 서비스들도 모두 두 글자 이름을 갖고 있다. “서비스 명칭은 무조건 쉽게 부를 수 있어야 합니다. 딱히 의미가 없어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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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킥보드 씽씽을 운영하는 윤문진 피유엠피 대표가 한국형 킥보드 개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류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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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오를 수 있는 한국형 전동 킥보드 개발


씽씽은 2018년에 시작한 다른 공유 킥보드 서비스에 비해 비교적 늦은 지난해 5월에 시작해 1년 6개월이 채 안된 서비스다. 현재 씽씽에서 운용하는 전동 킥보드는 총 1만2,000대다. 윤 대표는 가장 늦게 시작했는데 월간 이용자수에서 가장 앞설 수 있었던 비결로 한국형 전동 킥보드 개발을 꼽았다.

국내를 포함해 전세계에서 굴러 다니는 전동 킥보드는 모두 중국에서 만든다. “중국은 킥보드 제조 기술이 뛰어나고 비용과 생산 속도에서 경쟁력이 높아요. 공유 킥보드 업체들은 중국 생산업체로부터 대략 1대당 60만~70만원에 구입을 하죠. 반면 소비자들은 같은 기기를 100만원 정도 줘야 살 수 있습니다.”

윤 대표는 다른 공유 킥보드 업체와 달리 씽씽을 위한 한국형 전동 킥보드를 따로 개발했다. “기기 개발에 직접 참여해 주문자개발방식으로 중국 업체에 위탁 생산을 맡겼습니다.”

그는 왜 한국형 전동 킥보드를 따로 만들었을까. 배경에는 윤 대표의 치밀한 계산과 전략이 깔려 있다. “최초 서비스 지역을 서울 강남으로 정하고 돌아다녀보니 언덕이 많았어요. 기존 전동 킥보드는 평지가 많은 중국이나 미국, 유럽에 맞게 개발돼 언덕을 오를 때 힘이 부족합니다. 이 점을 눈여겨 보고 우리는 언덕을 오를 수 있도록 전동 모터를 강화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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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문진 피유엠피 대표가 개발한 한국형 전동킥보드는 발판 부분에 교체 가능한 배터리를 장착한다. 피유엠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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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배터리 착탈식 전동 킥보드도 개발


더불어 승부처가 된 세계 최초의 배터리 착탈식 전동 킥보드를 개발했다. 기존의 다른 전동 킥보드는 배터리를 교체할 수 없는 고정식이어서 충전 시설에 가져가 충전해야 했다. 하지만 씽씽은 과거 휴대폰처럼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도록 설계돼 충전시설에 가져갈 필요가 없다. “구글이 인수한 대만의 공유 스쿠터업체 고고로가 착탈식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 스쿠터를 운영해요.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세계 최초로 배터리를 바꿔 끼울 수 있는 착탈식 전동 킥보드를 설계해 이를 만들 수 있는 중국업체를 찾아내 생산을 맡겼죠.”

전동 킥보드의 충전 문제는 업계의 최대 난제다. “미국의 라임이나 버드 등 공유 킥보드 업체들은 이용자들에게 충전 업무를 맡기고 보상을 해줘요. 이용자가 킥보드를 충전시설에 가져가 충전을 하면 포인트를 주죠. 아예 배터리가 떨어진 킥보드를 수거해서 충전을 하는 전문 직종인 쥬서(juicer)도 등장했어요. 미국에서는 쥬서들이 공공 시설이나 아파트단지에서 몰래 전기 도둑질을 하다가 잡혀가는 일까지 발생했어요. 지난달에 서울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씽씽은 따로 수거할 필요가 없고 현장에서 바로 배터리를 갈아 끼우면 돼 기기 운용시간을 충전식보다 훨씬 더 많이 늘렸다. 다른 업체들은 충전을 위해 기기를 회수하면서 가동 기기 숫자가 줄어들지만 씽씽은 그렇지 않다. 기기 가동률이 늘어난다는 것은 곧 매출 증가를 의미한다. 윤 대표는 이것이 결정적 승부처라고 봤다. “한마디로 24시간 무중단 서비스를 할 수 있습니다.”

충전식 전동 킥보드의 경우 10~17회 정도 사용하면 충전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이 작업이 만만치 않다. 수거 인력들은 매일 아침마다 대당 20kg에 이르는 킥보드를 끊임없이 차량에 싣고 내리는 고된 작업을 해야 한다. “충전은 수거와 이동, 배포하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6시간 걸려요. 씽씽은 오토바이로 배터리 팩을 한 번에 15개씩 싣고 가서 현장에서 1분만에 교체를 합니다.”

이용료는 기본료 1,000원을 내고 5분간 탈 수 있으며 5분이 지나면 분당 100원씩 과금된다. “요금이 업계에서 가장 저렴합니다. 다른 업체들은 기본료 1,000~1,200원에 기본 제공 시간이 없고 바로 분당 과금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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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유엠피의 홍보 모델이 공유 킥보드 씽씽을 타고 있다. 보도와 차도를 질주하는 공유 킥보드의 안전성과 주차 문제는 새롭게 일고 있는 논란거리다. 피유엠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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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블랙박스 장착한 전동 킥보드 내놓을 것”


윤 대표는 이에 그치지 않고 새롭게 기능 개선을 한 전동 킥보드를 조만간 선보인다. 2.0 버전이라고 명명한 킥보드에 세계 최초로 주행기록장치인 블랙박스를 탑재한다. “주행 중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기록되는 블랙박스를 장착하려고 합니다. 이달 중 시제품을 가동해 보고 내년 상반기에 본격 양산 예정입니다.”

블랙박스를 통해 이동 수단을 위한 데이터 사업에 진출하려는 것이 목적이다. “인도와 차도 상황과 노면 상태 등 도로 정보를 블랙박스가 자동으로 수집합니다. 이렇게 수집한 정보를 향후 자율주행이나 로봇 등에 제공할 수 있습니다. 킥보드에서 데이터 사업까지 확장하는 거죠.”

더불어 서비스 지역도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서울 강남과 강북 일부 지역, 경기 용인, 수지, 수원, 죽전, 부산, 광주, 전주, 대구, 원주 등에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매달 3,4곳씩 신규 서비스 지역을 늘리려고 합니다.”

서울은 직접 운영하고 지방에서는 지역 사업자를 모집해 사업권을 준다. 수익은 지방 사업자와 회사가 3 대 7로 나누는 구조다. “과연 지방에서 전동 킥보드가 될까 싶은데 의외로 수요가 많아요. 지난 7월에 지방 사업자 신청을 받았는데 250명이 신청했어요. 이 가운데 해당 지역 이해도가 높은 사업자 55명을 선정했습니다. 이달 중 추가로 10개 사업자를 더 선정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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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문진 피유엠피 대표는 서울시와 송파구 등 지방자치단체들과 최근 공유 킥보드의 안전 주행 및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그는 근본적으로 자전거 전용도로를 늘려서 자동차, 보행자, 공유 킥보드 이용자 모두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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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과 주차 문제 해결이 과제


공유 킥보드의 문제는 끊임없이 대두되는 안전성이다. 헬맷을 쓰지 않고 차도나 인도로 주행해 자동차 및 보행자와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고 속도를 25km로 제한했지만 보행자에 비하면 아주 빠른 속도다. 특히 도로교통법이 개정돼 차도에서만 탈 수 있던 전동 킥보드를 12월 10일부터 자전거 도로에서 운행할 수 있다. 여기에 운전면허가 없어도 만 13세 이상이면 탈 수 있게 된다. 그만큼 안전성 우려는 더 커진 셈이다.

윤 대표도 안전 문제에 고민이 많다. 헬멧을 강제로 쓰라고 할 수도 없고 비치하기도 쉽지 않다. “서울시에서 따릉이 보관대에 자전거 헬멧을 비치한 적이 있는데 회수가 거의 안됐어요. 결국 흐지부지됐죠. 결국 안전 운행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높이는 수밖에 없어요. 블랙박스 장착도 이런 고민과 관련 있어요.”

심지어 1대에 2명이 타는 사람들도 있다.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위험천만한 행동이다. “킥보드는 탑승 중량이 100~120kg로 제한돼 3명이 타면 제어가 잘 안돼서 쉽게 넘어질 수 있어요.”

그래서 윤 대표는 안전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의 자전거 도로 확대 등 근본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 “전체 도로 중 자전거 도로는 10%에 불과해요. 10% 가운데 80%는 자동차와 함께 이용하는 공유도로에요. 자전거 전용 도로를 늘려서 킥보드가 보행자나 자동차와 섞이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어요.”

안전 주행 못지 않게 킥보드의 무분별한 방치도 논란이다. 길거리에 마구 세워 놓은 전동 킥보드는 보행이나 차량 주행에 방해가 돼 도로의 쓰레기 취급을 받는다. 윤 대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와 9월 말에 업무 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공유 킥보드의 주차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기기 방치 등의 민원을 신속해결하기 위한 고객센터번호 표기, 반납시 주차 상태 촬영 의무화 등을 시행할 계획이다. 또 이달 초 서울 송파구와 업무협약을 맺고 공유 킥보드 전용 주차시설을 만들기로 했다.

카바레 사장도 하며 산전수전 다 겪어


윤 대표는 신생 기업의 쓴 맛 단 맛을 모두 본 고졸 출신의 최고경영자(CEO)다.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스무살 때인 2000년 당시 인터넷서비스 업체였던 벤처기업 새로운넷에 취직했다. 그곳에서 정보처리기사로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며 산업특례기능요원 복무 기간까지 포함해 6년을 일하고 나와 창업했다. “6년간 기술 개발, 마케팅, 기획, 재무와 영업까지 다양한 일을 경험했어요. 그때 경험이 창업에 크게 도움됐어요.”

2005년 의류 쇼핑몰을 창업한 그는 서울 동대문 의류제조 상인들의 재고상품을 판매했는데 소위 대박이 났다. “모델이 옷을 입고 사진을 찍어 올린 뒤 판매하는 피팅 컷을 처음 시도해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약 10만개의 의류 쇼핑몰이 경쟁적으로 생기며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했다가 2,3년 만에 사업을 접어야 했다.

모든 것을 잃고 그가 한 일은 서울 성동구의 허름한 상가건물 관리였다. “건물을 관리해 값을 높여서 매각을 하는 일이에요.” 그때 그는 건물 가격을 올리기 위해 카바레를 직접 운영했다. “죽은 건물을 놀릴 수 없으니 직접 카바레를 운영하며 사람들이 북적이도록 만들었죠. 그때 험한 꼴도 많이 봤어요. 결국 건물 관리를 맡은 지 5년 안에 가격을 올려 매각했죠.” 그때 번 돈으로 2012년 띵동을 창업했고 피유엠피까지 확장했다.

윤 대표는 스스로 ‘현장 파이터’라고 얘기한다. “현장에서 산전수전 다 겪었어요. 이를 통해 얻은 것이 차별화의 중요성입니다. 의류 쇼핑몰을 할 때도 남들이 하지 않는 피팅 컷을 시도했고, 카바레를 운영할 때는 다들 노래 테이프를 틀 때 생음악을 연주했어요. 이런 차별화가 성공의 밑거름이 됐죠.”

장기적으로 그가 관심을 갖는 것은 농업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스마트팜이다. “아직까지 농업은 생산부터 유통 단계까지 IT를 접목해 개선할 부분이 많아요. 이런 것들이 제게는 새로운 사업 기회로 보입니다. 기회가 되면 스마트팜 사업도 하고 싶어요.”

최연진 IT전문기자 wolfpa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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