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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인공 미니 폐세포’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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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KAIST 공동연구팀, 3차원 미니 폐포(肺胞) 배양 기술로 코로나19 감염 모델 개발 ]

머니투데이

연구 요약도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폐렴을 일으키는 기전 및 치료 방향을 실험실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인체의 폐포 구조와 기능을 3차원적으로 재현한 배양기술을 개발/자료=KAIST


코로나19(COVID-19)의 감염 기전을 파악하고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기존 원숭이 등 영장류 모델, 유전자(DNA) 변형 쥐에 이어 ‘인공 폐 세포’가 도입될 전망이다.

국내 연구진이 코로나19 2차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인공적으로 키운 사람의 폐포(허파꽈리)로 이 바이러스를 배양하는데 성공했다.

카이스트(KAIST) 의과학대학원 주영석 교수 연구팀은 인간의 폐포 세포를 실험실에서 구현할 수 있는 3차원(D) 미니 장기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또 이를 활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간의 폐 세포를 파괴하는 과정을 정밀하게 규명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최종 감염지인 인간의 폐포를 실험실에서 장기간 배양할 수 있다면, 병태생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실험실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폐 세포 모델은 아직 존재하지 않아 직접적 감염 연구의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전에는 인체의 정상 폐조직을 3차원적으로 배양하는데 기술적 어려움이 있었고, 섬유세포와 같은 다른 종류의 세포와 함께 배양하지 않고는 장기간 배양이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배양이 가능한 3D 인간 폐포 모델을 새롭게 정립했다. 이를 이용하면 실험실에서 사람의 폐 세포를 이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 등 각종 호흡기 바이러스의 질병 기전을 연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3차원 인체 폐 배양 모델이 인체의 폐와 구조적·기능적으로 유사한지 면역형광염색, 전자현미경 촬영, 전사체 분석 등을 이용해 비교 확인했다고 밝혔다. 3D 인간 폐포 모델은 약물 스크리닝 등 치료법 개발에 직접적으로 응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동연구팀은 폐암 등 사람의 수술 검사재료에서 확보된 폐 조직을 6개월 이상 장기간 안정적으로 3차원 배양할 수 있는 조건을 알아내는 데 성공했고 이 모델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3D 폐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되자 6시간 내 급속한 바이러스 증식이 일어나 세포 감염이 완료됐다. 또 이를 막기 위한 폐 세포의 선천 면역 반응 활성화에 약 3일 가량의 시간이 걸리는 것을 관찰했다. 아울러 하나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입자는 하나의 세포를 감염시키는 데 충분하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감염 3일째가 되던 날 세포 가운데 일부분이 고유의 기능을 급격히 상실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주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3차원 인체 폐 배양 모델 규모를 확대한다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포함한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의 감염 연구에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물이나 다른 장기 유래의 세포가 아닌 호흡기 바이러스의 표적 세포인 사람의 폐 세포를 직접적으로 질병 연구에 응용함으로써 효율적이고 정확한 기전 규명은 물론 치료제 개발에도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이주현 박사를 비롯해 국립보건연구원 국립감염병연구소 최병선 과장·기초과학연구원(IBS) 고규영 혈관연구단장(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서울대병원 김영태 교수와 KAIST 교원창업기업인 ㈜지놈인사이트와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관련 연구논문은 국제학술지 ‘셀 스템 셀(Cell Stem Cell)’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류준영 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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