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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엔 지난 겨울처럼 기온 높지 않을 듯…“장기 한파 배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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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영의 기상천외한 기후이야기]

라니냐 발달·북극 해빙 역대 최소

한반도에 북극발 한기 남하 조건

상층 상황·기후변화는 반대 경향

11·12월 평년 비슷·1월에 다소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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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폭설과 한파가 몰아치던 2016년 1월18일 강한 바람과 함께 내리는 폭설에 옷깃을 부여잡은 시민들이 눈보라를 뚫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2016년 기상사진전 장려상을 받은 김영근씨 작품이다. 기상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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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북극 랍테프해에는 10월말인데도 사상 처음으로 얼음이 전혀 얼지 않았다. 2014년 12월1일부터 25일까지 ‘장대 추위’가 닥쳤을 때와 유사한 상황이다. 올해 또다시 한반도에 장기한파가 닥치지 않을까? 기상청 답변은 일단 ‘아니다’이다.

올해 겨울에는 역대 가장 따뜻했던 지난 겨울보다는 추울 것으로 전망된다. 평균기온은 평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나 주기적으로 또는 장기간 한파가 닥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기상청은 26일 ‘3개월 전망’을 발표해 “11월과 12월에는 기온이 대체로 평년과 비슷하고 내년 1월에는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겠다”며 “하지만 지난해처럼 기온이 평년에 비해 큰 폭으로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다만 “기온 변화가 크고 특히 12월과 1월에는 북쪽 찬 공기의 영향으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질 때가 있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겨울(2019년 12월∼올 2월)에는 전국 평균기온이 3.1도로 평년(1981∼2010년 30년 평균)보다 2.5도 높아, 1973년 체계적인 전국 기상통계가 작성된 이래 최고기온을 작성하며 가장 따뜻한 겨울로 기록됐다.

이현수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겨울철 날씨를 가늠하는 기상 요소인 라니냐와 북극 해빙 면적, 북극진동 등은 우리나라에 북극발 한기가 남하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반면 시베리아 지역의 눈덮임이나 성층권의 기압 상황은 이를 억제하는 쪽을 지시하고 있다”며 “기상 요소들을 계속 분석해야 하겠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겨울철 기온이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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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추운 겨울을 지시하는 기상요소들은 라니냐, 북극 해빙(바다얼음), 북극진동 등이다.

우선 올해 겨울에는 라니냐가 발달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태평양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의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1.3도가 낮다. 기상청은 지난 8월부터 사실상 라니랴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현수 과장은 “라니냐가 발달하면 동태평양에 하강기류가, 북서태평양에는 상승기류가 발달해 동아시아지역의 대륙고기압 발달에 영향을 준다”며 “통계적으로 라니냐가 발달한 시기 초겨울에 한반도의 기온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라니냐 시기에는 우리나라에서 이상고온이 나타난 경우는 거의 없고 이상저온 현상이 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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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북극 랍테프해의 해빙이 1970년대 이후 처음으로 10월말까지도 전혀 얼지 않고 있다. 이 지역 해빙 면적이 적으면 한반도에 장기 한파를 몰고 올 확률이 높아진다. <가디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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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테프해 10월말까지 사상 처음 얼지 않아


다음 북극 해빙(바다얼음)은 현재 역대 가장 적은 면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겨울철 날씨에 영향을 미치는 카라-바렌츠해와 랍테프해의 해빙이 많이 얼지 않은 상태다. 특히 랍테프해가 10월말까지 전혀 얼지 않은 경우는 북극 해빙 면적을 기록하기 시작한 1970년대 이래 처음이라고 영국 언론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들 지역 해빙이 적으면 북극해로부터 많은 따뜻한 공기가 방출돼 북극 고온 현상에 기여하고, 이는 북극 상층의 제트를 약화시킨다. 카라-바렌츠해의 해빙이 적으면 상층 기압능이 블로킹 형태로 발달해 우리나라에 삼한사온 같은 주기적인 한기를 유입시키는 조건이 된다. 랍테프해의 경우 북시베리아고기압을 블로킹 형태로 발달시켜 우리나라에 장기 한파를 몰고 올 수 있다. 실제로 2014년 여름 랍테프해 해빙 면적이 이례적으로 줄어들면서 우리나라에 12월1일부터 25일까지 장기간 한파가 닥쳤다. (참고:한반도 동장군은 ‘하나’ 아닌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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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요소는 북극진동이다. 북극진동은 북극에 있는 찬 공기의 소용돌이(극 소용돌이)가 수십일 또는 수십년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을 말한다. 북극 기온이 높아지면 남과 북의 온도차가 작아져 상층 제트가 느슨해지면서 중위도로 한기가 남하한다. 이번달 북극진동이 음의 지수로 돌아서기 시작해 북극 한기가 중위도로 내려올 가능성이 높아졌다.(참고:북극 진동·북극 바다얼음?…이것만 알면 당신도 제갈공명) 이현수 과장은 “북극 한기가 어느 지역으로 내려올지는 자연변동성이 커 예측하기 어렵다”며 “다만 우리나라는 10월 들어 25일까지 평년에 비해 평균기온이 0.5도 낮은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시베리아 눈덮임 적은 건 반대 요소


하지만 다른 기상요소들은 올해 겨울이 따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낳게 하고 있다. 시베리아 지역에 눈이 많이 쌓이면 태양반사(알베도 효과) 때문에 찬공기가 쌓이고 이로 말미암아 시베리아고기압이 발달해 우리나라에는 추운 겨울이 닥친다. 올해 시베리아 지역에는 지금까지 평년보다 많은 눈이 쌓이지 않은 상태이다.

다음 지상에서 20∼30㎞ 상공의 성층권 기압계의 서풍편차가 강한 상태로, 이는 북극진동을 양의 지수로 유도할 수 있는 조건이어서 찬공기 남하를 막는 쪽으로 작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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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해빙이 적었던 라니냐 해의 우리나라 겨울철 기상. 기상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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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수 과장은 “초겨울 날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상요소들의 현 상태를 종합하면 평균기온은 평년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지만 주기적 또는 장기적 한파가 닥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해빙이 적고 라니랴가 나타났던 해들 가운데 2007년과 2016년에는 오히려 기온이 높았다”며 “여러 기상요소들의 변화 추이를 계속 주시해가며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12월은 기후변화에 가장 둔감한 달이다. 기후변화로 겨울철 기온이 상승하는 경향이 뚜렷하지만 12월에는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가장 작고, 특히 최근 10년에는 평년보다 0.4도가 하강했다. 12월에 대륙고기압이 발달해 한기가 한반도로 남하할 경우 아직 따뜻한 상태인 서해의 수증기와 만나 서해안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해기차에 의한 폭설이 올 가능성이 있다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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