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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6.25는 북침' 열 올리는 중국, 동조하는 아이돌…조용한 한국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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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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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그룹 엑소 레이, 그룹 에프엑스 빅토리아/사진=머니투데이 DB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25전쟁을 미국 제국주의 침략으로 규정하자,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6.25전쟁은 북한이 마오쩌둥을 등에 업고 남한을 침략한 것"이라고 반박에 나섰다.

중국이 최근 6.25전쟁 참전 7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선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 출신 연예인들이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돕는다)를 기념하는 글을 올리자, 이들의 한국 활동 제재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이에 대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6일 국정감사에서 "한국전쟁에 대해서는 국제적으로 논쟁이 끝난 문제"라며 "중국에 대해서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전달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적극적이고 가시적인 항의 조치는 없어 사실상 침묵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정부의 역사 왜곡에 대한 대응과는 너무 다르다는 비판이다.


美국무부 대변인 "6·25전쟁은 北의 남침"…시진핑 연설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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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중국 공산당은 70년 전 6·25 전쟁이 단순히 발발했다고 주장한다"며 "사실은 1950년 6월 25일 북한이 마오쩌둥을 등에 업고 남한을 침략한 것"이라고 밝혔다./사진=트위터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중국 공산당은 70년 전 6·25 전쟁이 단순히 발발했다고 주장한다"며 "사실은 1950년 6월 25일 북한이 마오쩌둥을 등에 업고 남한을 침략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유 국가들에 이에 맞서 싸우자 중국 공산당은 수십만의 병사들을 보내 한반도에 대대적인 손상을 입혔다"고 말했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이날 공식 트위터에 오테이거스 대변인의 게시글을 리트윗하면서 내용을 번역해 올렸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의 발언은 시 주석의 연설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지난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군 항미원조 참전 70주년 행사에 참석해 중국의 6·25전쟁 참전 의미를 "미국 제국주의의 침략 확대를 억제한 것"으로 규정했다 .

이어 "패권주의 행태를 보이며 중국 국가주권과 안전을 위협하는 세력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 어떤 세력도 중국 국가주권과 영토를 침범해선 안 된다. 만약 이런 일이 발생하면 참지 않고 통렬히 공격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항미원조' 선전에 열 올리는 중국…BTS에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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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0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콘서트 '맵 오브 더 솔 원'(MAP OF THE SOUL ONE)에서 화려한 무대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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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매년 10월 25일을 중국인민지원군이 6·25전쟁에 처음 참전해 승리를 거둔 날로 기념하고 있는데, 올해는 7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선전홍보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6·25전쟁을 '미국의 지원을 받은 한국의 침략에 맞서 조선(북한)을 구하기 위한 전쟁'이라는 의미에서 항미원조라고 부른다.

중국 극장가나 TV에선 한국전쟁 관련 내용을 다룬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방영하고 있다. 주로 인민해방군의 미국의 침략에 맞서 싸웠다는 애국심을 고조시키는 내용이다. 또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중국은 총 3537여억원을 들여 6·25전쟁이 미군과 한국군의 '북침'에 맞서 승리한 전투라는 내용을 담은 영화와 드라마 총 4편을 현재 제작 중이다. 이들 영화와 드라마는 올해 연말과 내년 초에 개봉과 방영을 각각 앞두고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중국은 방탄소년단(BTS) 발언에 딴지를 걸기도 했다. BTS는 지난 7일 한미우호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의 '밴플리트상'을 수상했다. 리더 RM은 수상소감으로 "올해 행사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의미가 남다르다"며 "우리는 양국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중국의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는 이 발언을 두고 '양국'이 한국과 미국을 지칭한다며 "중국인들의 희생을 무시한 발언"이라며 비난했다. 중국 누리꾼들도 중국 SNS인 웨이보 등을 통해 비난을 퍼부었다. 하지만 세계 주요 외신들이 극단적인 민족주의라며 비판하는 등 중국의 비난이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나오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항미원조 기념글 올린 레이·빅토리아…퇴출 靑청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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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빅토리아 등 중국 출신 연예인들은 일제히 중국 SNS인 웨이보에 항미원조을 기념하는 글을 올렸다./사진=웨이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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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중국 출신 연예인들은 논란을 의식하지 않은 듯 일제히 웨이보에 항미원조을 기념하는 글을 올렸다. 아이돌 그룹 엑소의 중국인 멤버 레이는 이날 웨이보에 '지원군의 항미원조 출국 작전 70주년 기념'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영웅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다"는 글을 덧붙였다.

그룹 에프엑스의 중국인 멤버 빅토리아도 "역사를 기억하고 평화를 소중하게 여기면서 영웅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같은 해시태그를 붙였다. 프로듀스 101 출신 중국인 가수 주결경, 걸그룹 우주소녀 성소·미기·선의도 비슷한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같은 글을 두고 역사왜곡 논란이 커지며,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중국의 한국전쟁 역사왜곡에 동조하는 중국인 연예인들의 한국 활동 제재를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등장했다.

청원인은 "한국에서 데뷔해 세계적 인지도를 쌓은 중국인 연예인들이 SNS에 관련 글을 게재하며 한국 역사에 대해 잘 모르는 전 세계인을 상대로 선동에 힘을 싣고 있다"며 "이들이 역사왜곡에 동조한 뒤 한국 활동을 할 수 없도록 강력한 제재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한민선 기자 sunnyda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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