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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억 빚에 ‘모친 재산 9만원’…조국의 간접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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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조국 부친 재산은 21원…캠코의 130차례 독촉에도 변제 의사 안 밝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가족들이 나랏빚 130억원을 갚지 않는 데 대해 “IMF (외환위기)직격을 맞아 제 때 갚지 못하게 된 것”이라는 지지자의 주장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26일 올렸다. 일가(一家)가 갚지 않은 것이 아니라, 못 갚을 상황이라는 취지의 ‘간접해명’이다. 조 전 장관 모친인 박정숙 웅동학원 이사장은 법원의 재산명시 명령에 따라 제출한 재산목록에 전(全)재산을 예금 9만5819원으로 기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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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장관 페이스북


조 전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같은 내용의 기사를 올리면서 “웅동학원이 공사비로 빌린 은행 대출금은 원래는 웅동학원 부동산 일부를 팔아 쉽게 갚을 수 있었던 정도였는데, IMF 직격을 맞아 제때 갚지 못하게 된 것”이라면서 “그로 인해 공사를 했던 고려종합건설도 망하고, 연대보증을 섰던 가족도 경제적으로 파탄이 났다”고 밝혔다. 이는 조 전 장관 지지자가 박 이사장의 ‘전재산 9만5819원’ 논란에 대한 해명하자 그 일부를 발췌해서 올리는 방식이었다.

이 같은 해명에 대해 야당에서는 “19년간 단 한푼도 갚지 않은 것은 변제 의사조차 없다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캠코의 ‘채권회수·채무조정 안내 내역’에 따르면 2001년부터 이달 초까지 조 전 장관 일가족은 130여차례의 변제독촉을 회피·무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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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017년 4월 17일 부산시청 제2전시실에서 팔순 기념 그림 전시회를 연 모친 박정숙 웅동학원 이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실제 조 전 장관 부친 고(故) 조변현씨는 2010년, 2011년 캠코와 두 차례 통화에서 “학교 부지를 매각 추진 중이지만 실마리가 보이지 않으니 여유를 가지고 해결책을 찾자”고 답했다. 모친인 박 이사장도 2014년 5월 캠코 측이 걸어온 전화에서 “빚을 갚을 능력이 없다”고 말했던 것으로 기록에 남아 있다. 이후 캠코는 2014년 9월, 2016년 2월, 2016년 6월, 2017년 11월, 2019년 7월, 2020년 8월 박 이사장에게 전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그러자 법원은 지난 3월 조 전 장관의 동생 조모(53)씨와 모친인 박 이사장 등에 대해 ‘압류·추심명령’, 지난 5월엔 “재산 목록을 제출하라”는 재산명시 명령을 내렸다. 조 전 장관 일가족을 ‘악성채무자’로 판단하고 강제조치에 나선 것이다. 그럼에도 조 전 장관 측은 “일부라도 갚겠다”는 의사조차 캠코 측에 전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장관 일가가 재산을 지키기 위해 역할 분담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2013년 조 전 장관 부친이 사망할 당시 유족이 신고한 유산은 21원, 빚은 약 50억원이었다. 조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2017년 부친이 남긴 빚 중 12억원을 캠코에 갚아야 한다는 법원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한정승인으로 인해 상속받은 재산(21원) 중 자신의 몫인 6원만 내고 전액을 탕감받을 수 있었다. 한정승인은 재산과 빚을 상속받되 물려받은 재산만큼만 빚을 갚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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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 조 전 장관 부친이 운영하던 건설사, 웅동학원이 갚지 못한 은행 대출금에 대한 채권은 캠코가 인수했다. 인수한 건설사의 채권은 45억5000만원, 동남은행에서 넘겨받은 채권은 85억5000만원가량이다. 작년 인사청문회 당시 조 전 장관은 약 56억42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야당에서는 “조 전 장관은 일종의 ‘클린뱅크’로 일가의 재산을 지키고, 다른 가족은 ‘배드뱅크’로 130억원대 부채를 떠안는 꼼수를 쓴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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