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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또 우승 문턱서 기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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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에 0:1로 패해 선두 빼앗겨… 치명적 백패스, 바로우에 골 허용

경기 내내 쏟아지던 홈 팬들 박수 소리가 한순간 멎었다. 0-0이던 후반 18분 홈 팀 울산 현대 골문으로 공이 빨려 들어가는 순간, 7000여 관중이 모인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은 10초가량 침묵에 휩싸였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고(故) 정주영(1915~2001)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말이 새겨진 응원 현수막 앞에서 울산 선수단은 고개를 떨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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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바로우가 25일 울산 현대와 벌인 프로축구 원정 경기에서 후반 18분 결승골을 넣고 있다. 전북은 이번 시즌 울산에 3전 전승을 거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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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전북 현대가 25일 통산 100번째 ‘현대가(家) 더비’에서 울산 현대를 누르고 K리그1(1부) 사상 첫 4연패(連覇)를 향해 한발 다가섰다. 전북은 이날 울산과의 원정 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 울산(승점54·16승6무4패)을 제치고 단독 1위(승점57·18승3무5패)로 올라섰다. 전북은 역대 현대가 더비에선 38승26무36패로 근소하게 앞서나갔다.

올 시즌 결승전이나 다름없던 이날 경기 승패는 울산의 어이없는 수비 실책으로 갈려졌다. 0-0이던 후반 18분 울산 중앙 수비수 김기희가 전북 진영에서 길게 넘어온 공을 머리로 골키퍼 조현우에게 백패스했다. 그러자 근방에 있던 전북 미드필더 모두 바로우(감비아)가 잽싸게 달려들어 공을 왼발로 살짝 건드려 골망을 흔들었다. 올여름 전북에 입단한 바로우는 K리그에서 넣은 2골 모두 울산을 상대로 기록하며 ‘울산 킬러’란 별명이 생겼다. 반면 김기희는 지난 6월 28일 전북전에서 전반 26분 퇴장을 당해 0대2 패배 빌미를 제공한 데 이어 이날도 뼈아픈 실수를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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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 이날 승리로 ‘우승 DNA’ 면모를 과시했다. 올 시즌 대부분 울산에 밀려 2위에 머물렀지만 유독 빅매치에선 강한 모습을 보이며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실제로 전북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이번 시즌 울산과의 세 차례 맞대결(6월 28일 2대0, 9월 15일 2대1)에서 모두 승리했다. 전북의 조제 모라이스 감독은 경기 후 승리 비결을 묻는 질문에 울산전을 앞두고 단 10초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그의 메시지는 “우리가 하던 대로 자신 있게 재미있게 즐겨라”였다.

전북은 다음 달 1일 홈에서 치르는 대구FC와의 리그 최종 28라운드에서 최소 비기기만 해도 우승컵을 들어 올린다. K리그 사상 최초 4연패이자 최다 우승 기록(현재 7회로 성남과 공동 1위)을 쓴다.

반면 이날 경기 전까지 선두를 유지하던 울산은 11월 1일 광주전에서 무조건 승리한 뒤 전북 결과를 지켜봐야만 하는 처지가 됐다. 울산으로선 지난 시즌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아픔이 생각나는 순간이다. 울산은 지난 시즌에도 선두를 달리다 최종전에서 포항에 패하며 다득점(71-72) 부문에 밀려 전북에 역전 우승을 허용했다. 올 시즌도 계속 선두를 질주하다 지난주 포항에 0대4로 대패하면서 전북에 추격을 허용했고, 이날 전북에 패하는 바람에 자력 우승이 불가능해졌다.

1996·2005년 이후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노렸던 울산의 김도훈 감독은 “결과는 감독이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김 감독과 울산의 계약 기간은 올해까지다.

우승 9부 능선을 넘은 전북의 모라이스 감독은 우승컵을 들어올릴 때까지 방심하지 않겠다고 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유리한 위치는 맞는다. 하지만 더 냉정해야 한다”며 “(대구전에서) 비기는 건 생각하지 않고 이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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