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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세계 4위·GDP 세계 16위… 아세안 진출 최적 교두보 [코로나 시대 ‘아세안 시장’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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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아세안 최대 시장 인도네시아

자동차 판매 최근 5년간 연 100만대 넘어

보급률 1000명당 86대… 구매 잠재력 충분

현대차, 1조8000억원 들여 완성차 공장

연산 25만대 규모… 현지 맞춤형 차량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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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들이 지난해 11월 26일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서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바흐릴 라하달리아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장,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이원희 현대차 사장. 현대차 제공


지난해 11월 현대자동차는 인도네시아에 약 1조8000억원을 투자해 완성차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연간 25만대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다.

2017년 베트남 현지에 세운 합작법인과 달리 현대차가 단독으로 투자했다. 생산규모 역시 베트남 10만대와 비교하면 2.5배 규모다. 현대차는 신흥 시장으로 떠오르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시장 공략을 위해 2017년 전담조직을 신설한 뒤 3년여 동안 시장조사를 했다. 그 결과 인도네시아를 최적지로 낙점했다. 최종 결정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당시 수석부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세안 시장 진출 전략적 교두보…현대차 적극적 투자

인도네시아 인구는 2억7000만명에 달한다. 중국, 인도,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번째로 인구가 많은 국가다.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아세안에서 가장 크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지난해 GDP 1조1200억달러는 세계에서도 16위로 많다. 인구와 GDP 부문의 강점은 시장의 구매력이 갖춰져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또한 경제성장률이 매년 5%에 달하는 전형적인 신흥국인 데다 평균 연령 29세의 젊은 인구 구조 등 성장 잠재력도 크다.

자동차 판매량에서도 인도네시아는 최대 판매를 자랑한다. 현대차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자동차 판매량은 최근 5년 새 매년 100만대를 넘어섰다. 시장조사업체 BMI 리서치는 2022년 인도네시아 자동차 판매량을 146만대로 전망했다. 자동차 보급률은 인구 1000명당 86대(2017년 기준)에 불과해 구매 잠재력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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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자동차 판매량 증가를 예측할 수 있는 근거로 도로 인프라의 비약적인 발전을 꼽는다. 인도네시아는 수도인 자카르타가 있는 자바섬의 동서를 잇는 총 1150㎞의 고속도로를 만들고 있다. 자바섬뿐 아니라 다른 지역 역시 대규모 고속도로 건설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차량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의 하나이다.

문제는 1980년대부터 현지에 진출해 있던 도요타와 혼다, 다이하쓰 등 일본차 점유율이 95%를 넘어선다는 점이다. 그러나 현대차는 현지 맞춤형 차량 생산과 현지에 최적화된 마케팅 등으로 일본차의 점유율을 가져올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러한 전략으로 일본차 텃밭이던 베트남에서도 저력을 과시한 경험을 지녔다. 2017년 진출 이후 1년여 만에 도요타에 이어 2위 브랜드로 올라선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엔 승용차(소형 상용 포함) 부문에서 도요타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지난해 11월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맺은 CEPA(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 역시 호재다. 협정 발효로 자동차 강판 용도로 쓰이는 철강제품(냉연·도금·열연강판 등), 자동차부품(트랜스미션, 선루프 등) 등 한국이 인도네시아에 수출하는 주요 품목에 즉시 무관세가 적용된다. 자동차 생산을 위해 부품을 보내는 비용이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진출은 단순히 자체 시장만을 본 것은 아니다. 자동차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는 아세안 전체를 공략하기 위한 포석이다. 지금까지 아세안 시장은 국가마다 관세 차이가 커 진출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2018년 아세안무역협정(AFTA)으로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생산한 부품이 40% 이상 들어간 완성차의 경우 다른 아세안 국가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게 됐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약 60㎞ 떨어진 항만을 통해 각국에 차량을 수출할 계획이다. 또 가까운 호주와 중동 지역으로의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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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 관계자는 “내년 말 공장 가동을 시작해 현지 맞춤형 차종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소형 다목적차(MPV) 등을 생산할 예정”이라며 “추후 시장 상황에 따라 현지에서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조업 경쟁 넘어서 미래·첨단 분야 투자해야”

현대차 이전에도 한국 기업의 인도네시아 진출은 활발히 이뤄졌다. 1960년대부터 자원개발, 섬유 등 노동집약적 산업을 시작으로 1990년대 이후에는 현지 수요를 타깃으로 한 철강, 전자, 석유화학 등의 기업도 진출을 시작했다. LG전자와 삼성전자, CJ, SK에너지, 롯데마트, 롯데케미칼, 한국타이어 등이 잇달아 현지에 법인을 설립했다.

포스코는 2013년 12월부터 자카르타에서 약 100㎞ 떨어진 칠레곤에 동남아 최초 일관제철소(제선·제강·압연 공정을 모두 갖춘 제철소)인 ‘크라카타우포스코’ 가동을 시작했다. 포스코와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사 크라카타우스틸이 투자했다. 단계적으로 30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투입됐다. 아세안 시장의 선점을 위한 승부수였다. 포스코 관계자는 “가동 이후 해마다 판매량을 늘려가 3년 만인 2017년엔 첫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며 “생산성 제고와 원가절감 등 경쟁력 개선 활동 및 내수시장 지배력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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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간 CEPA 발효 등으로 앞으로 우리 기업들의 인도네시아 진출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일본과 중국 기업이 현지 산업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는 만큼 신중하게 진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인도네시아 경영학회장인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1세대는 대부분 목재, 광물 등의 1차 산업 위주였으나 이후 2차 산업에서는 한국의 진출이 더딘 사이 일본이 적극적으로 시장을 점유한 상황”이라며 “현재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첨단 미래 분야의 투자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일례로 자동차의 경우엔 인도네시아 정부가 전기차 산업 육성에 관심을 두고 있는 만큼 친환경차, 배터리 등에 대한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어 LG케미칼 등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고 설명했다.

고영훈 한국외대 교수는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서비스를 비롯해 바이오 산업, 디지털 분야, 스마트 산업 미래 산업부문에서 양국 협력을 통한 인지도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 교수는 “한·인도네시아 협력을 바탕으로 인지도를 높이게 되면, 경제 부문은 물론 정치·외교적 측면에서도 양국이 서로에게 든든한 우군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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