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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군단 첫 우승 지켜낸 불펜 삼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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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의 뒷문 수호신 된 떠돌이들

김, 9월 18이닝 무자책점 활약

원, 1군 지키며 30세이브 기록

임, 8~9월 0점대 평균자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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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성, 원종현, 임창민(사진 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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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9번째 구단 NC 다이노스는 ‘외인 구단’이었다. 2011년 창단 당시 눈에 띄는 스타 선수가 없었다. 언제 터질지 알 수 없는 신인 선수, 나머지 8개 팀에서 전력 외로 평가받던 선수, 어느 팀도 받아주지 않던 버려진 선수 등을 모아 창단했다. 일각에서는 “KBO리그 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랬던 NC가 창단 9년 만에 정규시즌에서 우승했다.

NC는 24일 홈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연장 12회 접전 끝에 3-3으로 비겼다. 81승5무53패로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NC는 다음 달 17일 시작하는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야구단을 창단하며 우여곡절을 겪은 김택진 구단주(엔씨소프트 대표)는 관중에게 인사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참 많은 말을 준비했는데, 그저 이 순간을 여러분과 함께해서 기쁘다. 창단 때부터 꿈꾸던 꿈 하나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엄청난 몸값을 주고 데려온 자유계약선수(FA) 포수 양의지(33·2019년 125억원), 박석민(35·2016년 96억원), 그리고 국가대표로 발돋움한 나성범(31), 박민우(27) 등이 우승 주역이다. 보잘것없던 ‘외인 구단’이 ‘우승 구단’으로 진화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이들이 있다. 구단 초창기에 합류해 이제는 베테랑이 된 불펜 삼총사 김진성(35), 원종현(33), 임창민(35)이 그들이다. 특히 지난달 2위였던 키움 히어로즈가 바짝 쫓아올 때, 이들이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켜냈다. 그 덕분에 우승의 9부 능선을 넘었다.

김진성은 지난달 18경기에 출전해 18이닝을 무자책점으로 막았다. 팀 내 월간 최우수선수(MVP)로도 선정됐다. 그의 평균자책점은 2.74다. 마무리 원종현은 1군에서 이탈하지 않고 30세이브를 올렸다. 임창민은 마운드가 무너졌던 8, 9월에 0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마운드의 숨통을 트이게 했다. 창단 때 수비 코치에 합류했던 이동욱 NC 감독은 “이들이 우리 팀에서 힘들게 훈련하고 성장했던 것을 모두 봤다. 세 명의 베테랑 불펜 투수가 없었다면, 우승도 없었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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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프로야구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NC 선수들이 김택진 구단주를 헹가래하고 있다. 2011년 창단해 9년 만에 정규시즌 정상에 오른 NC는 한국시리즈 첫 우승도 노린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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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인생 벼랑 끝에 몰렸던 세 명은 NC의 외인 구단 시절을 상징한다. 김진성은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에서 방출당했다. 2011년 NC 트라이아웃에서 뽑혀 야구 인생을 이어갔다. 당시 최일언 NC 투수코치는 “김진성의 어깨는 국가대표인데 하체는 초등학생”이라고 지적했다. 김진성은 하체를 키웠고, 주축 투수가 됐다. 그는 “NC에 온 뒤 ‘올 시즌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고 했다. 그 절박함이 우승의 바탕이 됐다.

원종현도 파란만장했다. 2006년 LG 트윈스에 입단했지만, 팔꿈치 부상으로 2010년 짐을 쌌다. 자비로 수술한 뒤, 2011년 NC 입단 테스트를 받았다. NC 코칭스태프는 그가 사이드암 투수로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오버핸드로 던졌던 그의 직구는 시속 142㎞였다. 팔 각도를 내리자 시속 150㎞ 강속구를 던졌다. 2015년에는 대장암 판정을 받고 한 시즌을 날렸다. NC는 연봉을 동결한 뒤 그의 쾌유를 기다렸다. 그는 “NC에 와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창단 첫 우승 멤버까지 돼 정말 영광스럽다”며 기뻐했다.

임창민은 넥센 2군에 머물던 미미한 투수였다. 2012년 11월 NC는 첫 트레이드를 통해 임창민을 데려왔다. 자신을 선택한 NC를 위해 이를 악물었다. 2013년 스프링 캠프에서 그는 강도 높은 하체 훈련을 하는 등 자신의 몸을 바꿔나갔다. 그리고 2015~17년 NC의 ‘수호신’으로 활약했다. 2018년 팔꿈치 수술로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NC는 그를 놓지 않았다. 결국 그는 올해 팀이 가장 힘들 때 제 몫을 했다. 그는 “NC에 왔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 NC에서 첫 승, 첫 세이브 등 많은 기록을 세웠는데, 이제 우승까지 했다”며 감격했다.

세 명의 이야기는 여기서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아직 한국시리즈가 남았다. 셋 다 2016년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김진성은 “이번 가을야구는 정규시즌보다 더 미친 듯이 하겠다”고 다짐했다. 임창민은 “개인 기록은 중요하지 않다. 그저 한국시리즈만 우승하면 된다”고 했다. 원종현은 “오직 가을야구 우승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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