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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이건희 별세]평창올림픽 유치 발표에 눈물...한국 스포츠 큰 별 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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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011년 7월 7일 남아공 더반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평창올림픽 유치가 발표되자 눈물을 흘리며 박수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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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향년 78세로 세상을 떠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대한민국 스포츠계의 큰 별이었다. 특히 스포츠 외교 분야에서 이 회장의 업적은 절대적이다.

삼성그룹 회장에 오른 1987년 이전부터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상임위원으로 일했던 이 회장은 1993년부터 3년간 KOC 부위원장을 맡았다.

이어 1996년 애틀랜타 하계올림픽 기간에 열린 제105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IOC 위원으로 선출돼 본격적으로 스포츠 외교 전면에 나섰다.

IOC 위원으로서 이 회장의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글로벌 대기업이자 올림픽 공식 후원사 회장으로서 쌓은 인맥과 영향력을 적극 활용했다.

한국 스포츠가 국제무대에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을 때마다 이 회장이 함께 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자유형 400m 예선에서 박태환이 잘못된 판정으로 인해 실격 위기에 몰렸을 때 마침 현장에 있었던 이 회장이 자초지종을 파악한 뒤 외교력을 발휘해 상황을 반전시킨 일은 체육계의 유명한 일화다.

특히 이 회장은 강원도 평창이 세 번의 도전 끝에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회장은 2010년부터 2011년 사이 무려 11차례, 170일 동안이나 해외 출장을 다니며 유치 활동을 벌였다. 직접 발로 뛰면서 IOC 위원들을 설득하고 동계올림픽 개최의 당위성을 알렸다.

이 회장의 노력 덕분에 평창은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독일 뮌헨, 프랑스 안시를 제치고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됐다.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발표되는 순간 이 회장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 회장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눈물을 보인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이 회장은 올림픽 공식후원사로서도 올림픽의 성공과 발전을 함께 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통해 올림픽과 인연을 맺은 이 회장은 이후 본격적인 올림픽 마케팅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무선통신분야 공식 후원사로 처음 선정된 이래 지난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까지 20년 가까이 올림픽 공식파트너로서 함께 하고 있다.

2014년 5월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킨 뒤 줄곧 입원치료를 받은 이 회장은 지난 2017년 IOC 위원직을 공식 사퇴했다. 병환으로 인해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회장의 IOC 위원 사퇴는 한국 스포츠 외교력의 급격한 위상 저하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탁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유승민 선수위원과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한국을 대표해 IOC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이 회장과 같은 목소리나 영향력은 기대하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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