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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탕'도 모자라 욕하고 삿대질... 국감 처음도 아닌데 너무들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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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2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의 월성1호기 감사원 감사와 관련된 질의 내용에 대해 송갑석(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항의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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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부처의 행정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송곳같은 질의도, 이를 증언할 핵심 증인도 없어 '맹탕'이라는 소리를 듣다가 막바지가 되니, 고성과 막말을 일삼는 구태까지 재연하고 있다. 종착역에 다다른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 얘기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국정감사의 마지막을 '동물국회'를 연상케 하는 싸움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국감을 처음 경험하는 초선 의원 실수도 아니었다. 마지막 일정이었던 23일 원자력안전위원회ㆍ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위원회 진행을 조율해야할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원욱 위원장과 야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몸싸움 직전까지 갈 정도로 충돌했다. 이날 밤 11시40분쯤 이 위원장이 박 의원의 질의시간 '1분'을 끊었다는 게 발단이었다. 반발하는 박 의원을 향해 이 위원장이 "야 박성중"이라고 고성을 지르자, 감정이 격화된 박 의원이 "나이도 어린 XX"라고 욕설을 하면서 상황은 일촉즉발로 치달았다. 화를 못 이긴 이 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하며 의사봉을 치고는 집어던지는 추태까지 연출했다.

'반말'은 과방위 첫 국정감사가 열렸던 지난 7일에도 여야간 다툼의 원인이었다. 이날도 박성중 의원이 반말을 섞어 발언하자, 우상호 민주당 의원이 "왜 반말하나, 사과하라"고 지적했으나 박 의원이 "내가 나이 더 많다"며 맞받아 고성이 오갔다. 박 의원은 같은 날 정부의 공공와이파이 확장 사업을 "똘(또라이) 짓"이라고 표현하는 등 거친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다른 의원의 발언을 자르는 '끼어들기'에서 비롯된 싸움도 잦았다.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국정감사에서는 여당 간사인 송갑석 민주당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감사원의 월성 1호기 감사결과 관련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 태도를 비판했다. 김 의원이 송 의원 발언 중 "동료의원 질의하는 데 딴지 거냐"고 지적하자, 송 의원은 삿대질을 하며 "의사진행발언은 지금 내가 하고 있다. 어디서 끼어드냐"며 따지며 고성을 지르면서 다퉜다.

국회라는 공적인 공간에서 사소한 이유로 벌이는 여야 의원들의 도 넘은 추태에 국감 자체가 희화화하는 분위기다. 문제는 이런 분위기를 지켜보는 피감기관들도 감사의 엄중함을 무시하는 기류가 감지된다는 점이다. 지난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 국정감사에서는 류호정 정의당 의원 질의에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가 답변 중 '어이'라고 해 논란이 된 게 대표적 경우다. 최 대표가 "그냥 '허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오해가 있다면 사과드리겠다"고 했지만, 이를 두고 "국회를 우습게 보지 않았으면 가능한 상황이겠느냐"는 얘기가 나왔다. 한 국회 관계자는 "입법부가 행정부가 국민을 위해 일하도록 이끌어가도록 보장된 시간인데, 의원들이 쓸 데 없는 쟁점에 골몰하면서 더욱 '맹탕'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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