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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마크롱, 정신에 문제” 터키 에르도안 독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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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강경 정책 추진 비판

프 “터키 주재 대사 첫 철수”

[경향신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왼쪽 사진)이 24일(현지시간) 프랑스의 이슬람 관련 정책을 두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오른쪽)을 향해 “정신 감정부터 받으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용납할 수 없는 발언”이라며 터키 주재 자국 대사를 국내로 불러들이기로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카이세리시에서 가진 의회 연설에서 “마크롱은 무슬림, 이슬람과 무슨 문제가 있는가? 마크롱은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신앙의 자유를 이해하지 못하고 다른 신앙을 가진 자국에 살고 있는 수백만명에게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국가 원수에게 다른 말을 할 수 있겠냐”며 “먼저 정신 감정을 하라”고 말했다. 그는 또 프랑스뿐 아니라 유럽에서 “이슬람 혐오 등이 질병처럼 퍼져 있다”며 “이 질병을 없애지 않는 한 유럽은 자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은 마크롱 정부의 이슬람 관련 정책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슬람식 홈스쿨링을 금지하는 등 정교분리 원칙을 강화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일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 풍자만평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던 교사가 이슬람 극단주의자에게 거리에서 참수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후, 프랑스 정부는 유명한 이슬람 사원을 폐쇄하고 이슬람 관련 단체들의 해산을 추진키로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런 정교분리 원칙에 대해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프랑스 대통령실은 즉각 성명을 내고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을 용납할 수 없다. 지나침과 무례함은 방법이 아니다. 모든 면에서 위험한 만큼 우리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정책을 바꿀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터키 주재 자국 대사를 불러들이기로 했다. 양국 수교 이래 프랑스가 항의 표시로 터키 주재 대사를 불러들이는 것은 사실상 처음으로, 엘리제궁 관계자는 “매우 강력한 외교적 신호”라고 했다고 프랑스 언론들이 전했다.

양국 정상은 여러 문제에서 입장차를 보이며 갈등을 빚어왔다. 프랑스는 지중해 가스전 개발권을 두고 터키와 경쟁하고 있는 그리스 편에 서 있다. 지난해 말에는 마크롱 대통령이 터키의 시리아 쿠르드족 공격을 비판하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뇌사 상태”라고 하자, 에르도안 대통령이 “당신부터 뇌검사를 받으라”고 말했다. 터키는 나토의 유일한 이슬람 국가이다.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9월 남유럽 7개국 정상회의에서 “터키를 동지중해 파트너로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하자, 에르도안 대통령이 “터키를 건드리지 마라”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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