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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SM5와 함께 역사 속으로…삼성을 전기차 배터리 강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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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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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재계의 큰 별이다. 1942년 태어난 고인(故人)은 부친인 이병철 삼성창업주 별세 이후 1987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라 삼성그룹을 이끌었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시켰다. 이병철 창업주와 함께 삼성그룹의 역사를 다시 썼다.

재계를 대표하는 자동차 마니아로 유명했던 이 회장에게 자동차 사업은 꿈이자 새로운 도전이었다. 이 회장은 회장 취임 직후부터 자동차 사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이 회장은 에세이에 “나는 자동차 산업에 대해 누구보다 많이 공부했고 수많은 사람을 만났다. 전 세계 웬만한 자동차 잡지는 다 구독해 읽었고 세계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 경영진과 기술진을 거의 다 만나봤다. 즉흥적으로 시작한 게 아니고 10년 전부터 철저히 준비하고 연구해왔다”고 적었을 정도로 자동차 산업에 대해 애착이 깊었다.

이 회장은 1993년 일본 후쿠오카회의에서는 “자동차부품의 30%는 전자부품인데 주력업종, 문어발을 따질 때인가”라고 일갈하면서 그룹별로 주력 업종을 지정하던 정부 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전자제품처럼 진화하고 있는 자동차와 전기차의 등장을 예견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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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부산 신호공단을 근거지로 1993년 상용차 진출을 선언했고 1995년 삼성자동차를 설립했다. 승용차 사업에도 진출했다.

삼성자동차는 1995년 3월 자본금 1000억원 규모로 출범했다. 1995년 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이 착공되고 이듬해 이 회장은 부산을 찾았다. 프로젝트명 KPQ(SM5) 시승회도 열렸다.

SM5 차명은 ‘삼성자동차(Samsung Motors)’에 BMW 5시리즈, 기아 K5처럼 중형급을 상징하는 숫자인 ‘5’를 결합해 지어졌다. 차명에 숫자를 붙여 배기량을 표시한 최초의 국산차다.

1998년에는 이 회장의 꿈과 열정을 담은 삼성 SM5가 마침내 출시됐다. 삼성자동차에 대한 애정으로 이 회장은 1998년 김대중 대통령 취임식 때 평소 타던 벤츠 대신 삼성차 최고급 사양 모델인 SM525V를 타고 갔을 정도다.

그러나 삼성자동차는 차 한 대를 팔 때마다 150만원의 손실이 났다. 기아차 도산 사태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금융당국은 삼성에 결단을 촉구했다.

이 회장은 평생의 꿈이자 도전이었던 삼성자동차를 포기했다. 법정관리에 맡기고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를 채권단에 증여하기로 약속했다. 근로자와 하청업체에 대한 보상안도 내놨다. 삼성자동차는 2000년 르노에 인수된 뒤 르노삼성자동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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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의 손을 떠난 SM5는 르노삼성의 브랜드 위상을 높여줬다. SM5 1세대는 삼성자동차 시절인 1998년 3월부터 르노삼성 시절인 2005년 1월까지 생산됐다.

1세대 베이스 모델은 닛산 맥시마와 동일 차종인 닛산 세피로다. 닛산의 파워트레인과 부품을 가져와 사용했다. SM5 1세대는 내구성이 좋고 잔고장이 적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SM520V에 장착된 2.0ℓ 6기통 VQ20 가솔린 엔진과 SM525V에 적용된 2.5ℓ 6기통 VQ25 가솔린 엔진은 세계 10대 엔진에 선정되기도 했다.

차체에는 수입차와 동등하게 아연도금 강판을 사용했다. 2002년 7월에는 누적 판매대수 20만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내구성이 뛰어나 1세대 SM5는 단종된 이후에도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20년이 넘은 현재도 종종 도로에서 거뜬히 주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2005년 출시된 SM5 2세대는 닛산 티아나 1세대를 베이스로 제작됐다. 국산 중형차 중 최초로 스마트 에어백, 스마트 카드키를 적용했다.

2007년에는 SM5 뉴 임프레션으로 진화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누적 판매량 70만대를 돌파했다.

3세대인 뉴 SM5는 2010년 1월부터 판매에 돌입했다. 르노 라구나 3세대 모델을 베이스로 삼아 독자 개발한 차체를 적용했다.

3세대 부분변경 모델인 뉴 SM5 플래티넘은 2012년 11월 등장했다. 르노삼성은 새 차를 알리기 위해 같은 해 10월26일부터 출시 전까지 주말마다 서울(반포대교~동호대교)과 부산(광안리)에서 10m 크기의 비행선 6대가 편대를 이뤄 비행하는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2015년 1월에는 다시 한 번 부분변경된 뉴 SM5 노바가 출시됐다. 마지막 SM5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6월 SM5를 단종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르노삼성은 ‘SM5 아듀’를 2000대 특별 출시하고 2000만원에 한정 판매했다. SM5는 같은해 8월30일 생산이 종료된 뒤 12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SM5 누적 판매대수는 내수 97만여대, 수출 5만여대 등 총 102만여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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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의 꿈을 잠시나마 실현시켜준 SM5에 이어 이 회장도 이제는 자동차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자동차를 향한 이 회장의 꿈이 ‘꿈’으로만 끝난 것은 아니다. 이미 1993년 “자동차부품의 30%는 전자부품인데 주력업종, 문어발을 따질 때인가”라고 일갈하며 자동차의 전자제품화와 어쩌면 전기차 시대까지 예견했던 이 회장은 지난 2010년 ‘5대 신수종 사업’을 선정하면서 전기차 배터리를 핵심 사업으로 꼽았다.

이 회장의 선견지명을 실천한 삼성은 자동차 전장(전자장비)과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분야에서 글로벌 강자로 우뚝 섰다.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은 반도체 중심 전장부품을 4대 신성장 사업으로 정하고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7년 자동차 전장 전문업체인 하만을 인수하며 시장에 진입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판매대수는 지난해 463만대에서 2025년 2080만대로 증가하고,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도 22조원에서 155조원대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의 1~8월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4.1GWh로 전년동기보다 57.5% 증가했다. 순위는 LG화학, CATL, 파나소닉에 이어 4위다.

[최기성 기자 gistar@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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