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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재명·유승민의 일자리 설전 "정치 꼼수" vs "헛웃음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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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고용 개선… 유승민, 가짜뉴스로 국민 현혹"
유승민 "취업자 사실상 감소… 권력에 할 말은 해야"
한국일보

유승민(왼쪽) 전 미래통합당 의원과 이재명 경기지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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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와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이 지사가 정부를 옹호하고 나서자 유 전 의원은 "정부에 할 말은 하라"고 충고했다.

두 정치 거물의 '일자리 논쟁'은 유 전 의원이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경제를 포기한 대통령임이 분명하다. 경제위기의 심각성을 알기는 하냐"며 문재인 대통령을 저격하면서 시작됐다.

유 전 의원은 취업자가 감소하고 실업자는 증가했다는 9월 고용통계를 언급하며 "문 대통령은 20~30대 젊은층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근본대책은 없이 오로지 세금을 퍼부어 일자리 통계를 분식하는 공공일자리 밖에 모른다"고 비판했다.

또 "공공일자리, 전국민 재난지원금, 소비쿠폰 등 젊은이들에게 빚만 잔뜩 떠안기는 악성 포퓰리즘 정책 뿐"이라며 "국가부채와 가계부채의 시한폭탄 때문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보다 더 위험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이 지사가 조목조목 반박에 나섰다. 이 지사는 2016~2019년 기준 고용률을 근거로 "고용의 양이 개선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경제 전문가라는 사실을 의심하게 할 정도로 보수언론이 쏟아냈던 가짜뉴스를 그대로 옮기며 국민을 호도하고 있어 참으로 우려스럽다"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빈약한 논리의 대통령 공격이 그저 국민의힘 내 본인 입지를 다지기 위한 정치꼼수에 불과하다는 걸 현명한 국민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비난이 아닌 국민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경제 전문가다운 대안을 제시해 달라"고 유 전 의원을 공격했다.

유승민의 재반박… "정치꼼수 부릴 위인 못돼"

한국일보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25일 SNS에 자신을 비판한 이재명 경기지사에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유승민 전 의원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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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전 의원의 재반박도 이어졌다. 유 전 의원은 25일 SNS에 '일자리 위기를 직시하라: 이재명 지사의 비판에 대한 답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정말 고용이 개선됐는지는 숫자들 속의 내용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단기간 근로자가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취업자수는 사실상 감소했다고 판단했다. 그는 "주 2~3시간만 일하는 초단시간 근로자도 1명의 취업자로 계산되는 기존 통계의 거품을 빼고 고용의 양과 질을 따져보면 2020년 9월 전일제 환산(FTE) 취업자는 지난해 9월보다 무려 135만명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FTE(Full time equivalent)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사용하는 고용보조지표로, 임의의 업무에 투입된 노동력을 전일종사 노동자 수로 측정하는 방법이다. 가령, 주 40시간 일하는 근로자를 FTA 1이라고 본다면 주 20시간 일한 근로자는 0.5가 된다. 기존 방식을 적용하면 주 20시간 일하는 근로자가 2명일때 취업자가 2명으로 집계되지만, FTE를 따져보면 1명이 되는 방식이다.

그는 이같은 사실을 들며 이 지사를 향해 "여당의 유력한 후보이니 대선까지 몸조심은 해야겠지만, 살아있는 권력의 잘못에 대해 당당하게 할 말을 하는 결기를 보여줄 수는 없냐"고 꼬집었다.

또 "입지를 다지기 위한 정치꼼수"라는 이 지사의 지적에 대해 "이 말을 듣고 헛웃음이 나왔다. 나는 정치하면서 단 한 번도 권력을 두려워하거나 누구의 눈치를 본 적이 없다"며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 동안 여당 의원으로서 누구보다도 오직 나라와 국민만 생각하고 바른 말을 했고, 탄압도 제일 심하게 받았다"고 반박했다. "지금도 당내 입지를 생각하면서 정치꼼수나 부릴 위인이 못된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를 향한 이 지사의 비난이 문 대통령과 친문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코스프레라고 비난하지 않겠다"며 "이 지사의 당당하고 솔직한 모습을 기대한다"고 글을 맺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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