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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단독] 文정부 4년간 공무원연수서 박근혜 `창조경제`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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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박근혜정부의 국정과제 창조경제를 문재인정부 정책으로 소개하고 있는 나라배움터 강의 교재 중 일부. [사진 제공=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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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혁신처 산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이 문재인정부에서 임용된 공무원 대상 연수에서 이명박·박근혜정부 핵심 국정철학을 계속 가르쳐온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25일 매일경제신문과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재개발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공무원 교육 사이트 '나라배움터'에서 이 같은 황당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까지도 민간경력채용 5급 사무관 연수 등에서 전임 정부의 국정철학과 과제를 가르친 것이다.

예를 들어 '헌법정신에 기반을 둔 공직윤리와 가치' 강의 중 '공직자의 핵심 공직가치와 역할'에선 "現 정부"라는 표기와 함께 "창조경제와 국민행복, 민주성이라는 가치를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공무원 교육을 하고 있음"이 나온다. 박근혜정부 핵심 국정과제·비전인 창조경제와 국민행복시대를 문재인정부 핵심 가치로 소개한 것이다. 또 '현 정부 전략가치'로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평화통일 기반 구축"이라고 소개한다. 앞선 4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3년 2월 취임사에서 밝혔던 정부 정책 기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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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의 국정과제 창조경제를 문재인정부 정책으로 소개하고 있는 나라배움터 강의 교재 중 일부. [사진 제공=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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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 정책 자문 기관인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시절 만들어진 자료도 여전히 '공직가치 실천의 중요성' 항목 강의 자료로 사용되고 있었다. 예를 들어 2008년 9월 25일 이 전 대통령이 주재한 국가경쟁력강화회의에서 법무부는 "법질서 확립의 대표적인 장애 요인으로 불법집회와 시위(이른바 떼법)와 노사분규를 거론했고, 노사분규로 인한 생산과 수출 차질액이 5조원에 이른다"는 취지로 발표했다. 당시 헌법에서 보장한 집회 자유와 노동권을 부정하는 것이란 비판이 있었는데, 이런 내용을 민주주의·인권을 강조하는 현 정부에서 공무원에게 교육한 것이다.

또 강의에 인용된 수치 등은 2007~2013년에 발표된 자료였다. 박근혜정부 초기에 작성한 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에 새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인재개발원의 직무유기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교육 내용 중 'S경제연구소는 사회적 갈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이 246조원이라고 추산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는 삼성경제연구소가 2013년 10월 발표한 자료다. 김 의원은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 모두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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