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나이트 춤이애 부킹 100%"로 번진 윤석열 국감 여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정문 앞에 윤석열 검찰총장을 응원하는 화환이 놓여있다. 진혜원 동부지검 부부장검사는 24일 페이스북에 ’조직폭력배들은 나이트클럽, 호텔 등을 인수하는 방법으로 해당 영역에서 위세를 과시한다. 상대방 앞에서 뻘쭘할까봐 화환을 자기들이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는 관계자의 전언이다“고 썼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감’의 여진은 길었다. 대검찰청 국정감사 사흘 뒤인 25일까지 정치권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졌다.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금처럼 검찰로 인해 민심이 양분된 적은 없었다. 윤석열이라는 괴짜 탓일까”라고 썼다. 경찰대 1기 출신인 황 의원은 당선 전부터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앞장서 주장했다. 그는 “지금 검찰 제도는 윤석열 같은 비정상적 사고를 하는 인물을 더욱 위험하게 키울 수 있었다”며 “윤 총장은 권력남용의 짜릿한 쾌감에 도취해 있다. 직접수사권을 전면적으로 폐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곧바로 반박 글을 올렸다. 김 교수는 “다른 경찰은 몰라도 황운하 의원이 할 말은 아니다”라며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 등 울산시장 선거개입사건 공범으로 기소되어 있는 피고인 황운하”라고 썼다. “검찰 수사도 고쳐야 할 점이 많지만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하는 식의 경찰수사 문제점은 많은 국민이 아직도 체감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윤 총장 국감에 대해 주말 내내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에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벌써부터 성급히 견제구를 던지는 모습이 볼썽사납다“고 했다. 오종택 기자

정치인 윤석열의 등장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도 계속됐다. 윤 총장이 23일 국감장에서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퇴임 후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말해서다. 민주당은 24일 공식 논평에서 “천천히 생각해 볼 일이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자신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공정하고 치우침 없는 수사를 하면 된다”며 “직분의 경계를 벗어나지 말고 본인 위치에 충실해 달라”(강선우 대변인)고 경고했다.

반대로 야권에서는 “여왕벌이 나타났다”(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대단한 정치력이다. 잘 모실테니 여의도 오시라”(홍준표 무소속 의원), “힘내라 윤석열”(권영진 대구시장) 등 윤 총장을 격려하는 반응이 쏟아졌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윤 총장 경계 반응을 보이는 민주당을 향해 “링 위에서 떡실신 되고 나서 링 밖에서 정신승리한다”며 “공부가 안 돼도 떡실신인데 공부하고 왔으면 초상 치렀겠다”고 했다.

윤 총장을 둘러싼 설왕설래는 때아닌 화환 싸움으로까지 번졌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 윤 총장을 응원하는 화환이 놓인 걸 두고 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가 “서초동에 신 O서방파가 대검 나이트라도 개업한 줄 알았다. 단결력이 대단하다”고 24일 페이스북에 쓴 게 발단이었다. 현직 검사 신분으로 자신의 친여 성향을 공개 표출해 온 진 부부장은 25일에는 “(윤 총장을 향한) 진정한 충정이 왜곡되고 있다”며“(화환을 도로에 두는 것은) 자기 소유물을 방치하는 것이 되는데 징역 1년의 처벌을 받게 된다. 냉큼 담 안으로 넣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검사범죄 기소율 1%도 안 되는 현실에 분노하지 않고 힘내라고 화한 보내는 사람들”(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세 글자가 떠올랐다. 후지다”(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등 여권의 맞장구가 이어졌다. 그러자 야권에서는 “동부지검 부부장 검사는 직제상 검찰총장의 명백한 부하다. 공천은 한참 남아있으니 지금부터 오바하지 말라”(김근식 교수), “화환을 보면 보통 결혼식, 개업식을 떠올리는데 누군가는 나이트클럽을 떠올린다는 것을 알았다”(김웅 의원)고 반격했다.

진혜원 동부지검 부부장검사가 대검 앞 화환에 대해 ″서초동에 신 O서방파가 대검나이트라도 개업한 줄 알았다″고 쓴 글에 빗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사진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18일 법무부 청사 앞을 나서며 지지자들이 보낸 꽃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진중권 페이스북 캡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과거 지지자가 보낸 꽃바구니를 보며 추미애 장관이 법무부 현관에서 웃고 있는 사진을 올리고 이렇게 썼다. “신장개업 나이트클럽 ‘법무’ 부킹 100% 보장. 현관에서 ‘춤이애’를 찾으시면 안주 무료 제공.” 진 전 교수는 이날 오전에는 여야를 향해 “윤석열 충격이 컸던 모양”이라며 “그저 사회 봉사할 길 찾겠다는 얘기 한마디에 여야가 지레 확대해석해 발칵 뒤집어졌다”고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는 26일 종합감사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국회에 출석하는 이날 국감장에서 22일 윤 총장의 대검 국감과 정반대 장면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특히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는 윤 총장 발언에 대한 추 장관 반응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추 장관은 취임 직후 대대적인 검찰 인사로 "윤석열 라인을 학살했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1월 국회에 나와 "총장이 내 명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심새롬·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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