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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이건희 별세] 가라앉은 삼성전자 주요 사업장 분위기... "역사의 한 페이지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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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한 소식이 전해진 삼성전자 주요 사업장은 차분하게 가라앉은 분위기다. 삼성전자 본사가 자리한 수원사업장을 비롯해 삼성전자 기흥·화성·평택사업장은 침울한 주말을 보내고 있다.

조선비즈

2004년 반도체 설비를 방문한 이건희 회장.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이 회장 별세에 관해 사전 ‘조짐’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무선(IM)부문에서 일하는 20대 A씨는 "기사를 통해 갑작스런 이 회장 별세 소식을 알았다"며 "주말이지만 메신저로 동료 직원들과 이 회장 별세와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수원사업장은 조기 게양 없이 조용한 상태다. 삼성은 이날 오전 내부망을 통해 전 계열사 직원들에게 이 회장 부음을 알렸지만, 직원들에게 별도 지침은 없었다고 한다. 이 회장 장례는 단체 조문 등 사업장 차원 움직임 없이 가족장으로 치뤄진다. 대신 내부 시스템에 온라인 추모관을 마련해 임직원들이 이 회장을 기릴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조화·조문을 받지 않기로 해 직원들도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기흥 등 본사 외 주요 사업장 분위기도 비슷하다.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경영지원부서에서 일하는 30대 B씨는 "입사 직후인 2014년 이 회장이 쓰러지시고 6년간 회사 대내외적 혼란이 지속됐다"며 "회사는 물론 개인 차원에서도 한 페이지가 넘어간다는 느낌"이라고 했다.

삼성전자 최신 공장으로, 최근 연이은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평택사업장도 차분한 분위기 속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반도체(DS)부문 소속 40대 C씨는 "직원이기 이전에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하고 반도체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다"며 "고인은 백지에 가깝던 한국 반도체 기술과 산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인물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평소 영상매체에 관심이 많던 이 회장은 LCD(액정표시장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투자를 진두지휘하며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을 세계 1위로 이끌었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날 이 회장 별세 소식을 접한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도 침울하긴 마찬가지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직원 대부분 뉴스를 보고 별세 소식을 확인했다. 아쉬움이 크다"며 "회사와 개인이 흔들리지 않고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민혁 기자(behereno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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