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배럿 대법관 인준 확실시에 바이든 “내가 당선만 되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공화당 상원의원들, ‘배럿 지지’ 목소리 점점 커져

민주당 “대법관 증원 검토”… ‘역풍 맞을라’ 우려도

세계일보

미국 공화당이 오는 11월 3일 대선을 앞두고 단단히 결속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자의 상원 인준 통과가 확실시된다. 총 100석인 상원은 공화당이 53석으로 다수당이긴 하나 그간 일부 의원이 ‘대선 직전’이란 점을 들어 새 대법관 인준에 반대해왔다.

보수 성향의 배럿 대법관 탄생이 기정사실이 된 상황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사법개혁을 통해 연방대법원을 바꾸놓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공화당 상원의원들 사이에 커지는 ‘배럿 지지’ 목소리

25일 외신에 따르면 그간 배럿 대법관 후보 인준에 반대해 온 공화당 내 중도파 리사 머카우스키 상원의원(알래스카)이 최근 “인준 표결 절차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머카우스키 의원은 선거를 목전에 두고 대법관 인준안 표결을 하는 상황을 개탄하면서도 배럿 후보자의 자질상 장점에 근거해 한 표를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배럿 후보자의 지적 능력이나 사법적 자질에 의심을 갖고 있지 않다”며 “나는 그가 직무를 잘 수행할 능력에 관해서도 의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세계일보

에이미 코니 배럿 미국 연방대법관 후보자가 상원 청문회에 앞서 선서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머카우스키 의원이 배럿 후보자 인준을 지지하기로 함에 따라 공화당 내에서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인사는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메인)이 유일해졌다. 콜린스 의원은 11월 3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상원의원 선거 재선을 위해 선거운동을 하느라 요즘 정신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난 22일 상원 법사위를 통과한 배럿 후보자 인준안은 오는 26일(현지시간) 상원 본회의 표결에서 통과가 사실상 확실시된다. 이렇게 되면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 별세로 보수 대 진보가 5대3이 된 연방대법원은 보수 성향 대법관 1명의 추가로 6대3의 확실한 ‘보수 우위’ 구도가 된다.

◆민주당 “대법관 증원 검토 가능”… ‘역풍 맞을라’ 우려

배럿 후보자에 반대하지만 현실적으로 그의 대법관 취임을 막을 길이 없는 민주당은 부글부글 끊는 모습이다. 대신 민주당이 대선에 이겨 정권을 잡으면 ‘사법개혁위원회’를 만들어 현행 대법원 시스템에 대대적 수술을 가하겠다며 트럼프 행정부, 그리고 대법원을 향해 엄포를 놨다.

세계일보

미국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 후보가 유세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앞서 바이든 후보는 언론 인터뷰에서 “당선된다면 학자, 헌법학자, 민주당원, 공화당원, 진보주의자, 보수주의자 등으로 구성된 초당파적인 위원회를 마련하겠다”며 “이 위원회는 180일 동안 활동하며 연방대법원을 포함한 미국 사법 시스템 전반을 개혁하는 방법에 대한 구체적 권고 사항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민주당 정치인과 그 지지자들이 가장 고대하는 개혁안은 다름아닌 대법관 증원이다. 연방대법원의 대법관 정원은 대법원장을 포함해 9명뿐이다. 그런데 배럿 후보자가 재판부에 합류하면 거의 모든 사안에서 보수가 진보를 6대3으로 누르는 현상이 고착화한다. 이에 대법관 정원 자체를 늘린 뒤 진보 성향 법조인들을 대거 대법원에 입성시킴으로써 ‘보수 우위’ 구도를 깨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진보 인사를 대법원에 집어넣겠다는 이유로 대법관 정원을 늘리는 건 자칫 ‘사법부 독립성 침해’ 논란에 휘말릴 우려가 크다. 1930년대 역시 민주당 소속이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뉴딜’ 관련 법안에 자꾸 위헌 판결을 내리는 보수 우위 대법원을 견제할 목적으로 대법관 정원을 추진하다가 결국 ‘역풍’을 맞고 좌절한 점은 민주당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